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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TK의원들 점잔만 빼지 말고 과감히 목소리 좀 내세요"

국민의힘 '대구경북 패싱'…정치적 고립무원 극복 방안은
김종인 '가덕도법 찬성' 급선회…TK정치권은 쓴소리보다 눈치
묻지마식 짝사랑 예고된 참사…장기비전 제시 위상 회복해야

 

 

"언제까지 점잔만 빼고 앉아 있을 겁니까. 이제는 대구경북(TK) 정치권이 보수정당 '최대주주'에 걸맞은 정치적 영향력을 회복해야 합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에서 '가덕도 신공항 찬성'을 선언한 1일 TK 반발 여론을 묻는 질문에 "더 이상 다른 얘기를 할 필요 없다"고 일축해, 'TK 패싱'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한 강주열 대구경북하늘길 살리기 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의 반응이다. 그는 1990년대 중반 TK 숙원 사업이었던 위천 국가산업단지 조성, 삼성자동차 유치 등이 부산경남(PK)의 '발목 잡기'에 실패한 전례를 들며 지역 정치권이 보수정당에서 갖는 위상에 걸맞은 정치력 회복을 촉구했다.

 

최근 여의도 정가에서는 TK가 정치적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위기를 맞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TK에서 국회 의석을 한 자리도 얻지 못한 터라 애초부터 안중에 없다는 듯 2월 임시국회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처리할 기세이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당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지역민의 압도적 지지로 재기했던 보수정당조차 당면한 선거를 이유로 등을 돌리는 분위기여서다.

 

정치권 관계자는 "묻지마식 보수정당 짝사랑이 낳은 예고된 참사"라며 "이제라도 TK는 지역 이익을 관철할 수 있는 전략적 행보가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문제는 TK 정치권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 반대'에서 '지지'로 갈팡질팡한 김종인 위원장 리더십에 쓴소리를 하기보다 눈치보기로 일관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1일 김 위원장이 가덕도 신공항 사업 지지를 선언했지만, TK 지역구 국회의원 25명(국민의힘 소속 23명) 중 2명 만이 "절차적 정당성이 준수되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복수의 TK 의원들은 "당 차원에서 가덕도 신공항을 적극 지지한다고 발표했는데, 같은 날 이를 반대한다면 여당의 영남 갈라치기 전략에 끌려가는 것"이라는 말로 동참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를 두고 한 의원은 "사실은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있으니 선거는 선거대로 치러야 한다는 말"이라며 "가덕도 신공항이 건설되든 말든 상관없고 괜히 나섰다가 나중에 책임론에 휘말릴까 몸을 사리는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TK 정치권이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보수정당 내 위상을 회복하려면 장기적 안목에서 정강정책 등 비전 제시에 내공을 보여주는 한편 현안에도 과감히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정태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부산시장 선거가 끝난다고 선거가 없는 게 아니다. 당장 대선이 코앞이다"라며 "여당이 주도하는 이슈를 따라갈 것이 아니라 지역 정치권이 먼저 '인천공항,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가덕도 신공항을 어떻게 운용해 지역균형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냐'와 같은 화두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pyoya@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