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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단체 응원 없고 차분하게 '드라이브 스루 배웅'

창원대암고 수능시험장 예년과 달리 조용
수험생 "코로나에 컨디션 조절 애 먹어"
수험생 방역수칙 준수하 입실

"아들, 잘 하고 온나."

 

사상 첫 '12월 수능'이 치러진 3일 오전 도내 수험장은 코로나19 여파로 그 어느 때보다도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였다. 수능일에 으레 볼 수 있었던 후배들의 단체 응원과 수험생들을 위해 따뜻한 음료를 나눠주던 훈훈한 풍경도 찾아볼 수 없었다. 수험생 가족들은 차에서 손을 흔들며 '드라이브 스루 배웅'을 하거나, 차분하게 등을 토닥여주며 수험장 안으로 들여보냈다.

 

3일 오전 찾은 창원시 성산구 창원대암고에서는 오전 7시 30분부터 본격적으로 수험생들이 속속 도착했다.

 

 

7시 35분께 교문 앞에서 아들 김영호(18)군을 들여보낸 석정훈(48·창원시 성산구 반림동)씨는 한참을 자리를 뜨지 못하고 멀어져 가는 아들을 쳐다봤다. 석씨는 "아들 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 긴장 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한 시간 간격으로 잠을 깨고 설쳤다"며 "'잘 하고 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아들이 실수 없이 평소 실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7시 40분께 교문 앞에서 만난 수험생 어머니 김모(49·창원시 의창구 소계동)씨는 "오늘 컨디션 조절을 잘 하라고 어제 일찍 재웠다"며 "아침에 등을 토닥여주면서 '잘 하리라 믿는다'고 말하고 돌아서는 길인데, 걱정이 돼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수험생 가족들은 교문 맞은편에 주차한 뒤 걸어오면서 수험생의 등을 토닥이는가 하면 차에 탄 채로 차에서 내린 수험생들과 잠깐 손을 잡고 응원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7시 47분께에는 오빠를 응원하러 온 한 여학생이 "오빠, 화이팅"이라 외치면서 주먹을 불끈 쥐면서 지켜보는 사람들을 웃음짓게 하기도 했다.

 

수험생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처음으로 12월에 치러지는 수능 탓에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고 토로했다. 7시 50분께 교문을 통과한 뒤 시험실로 향하던 방준석(18·창원 용호고) 군은 "'코로나에 걸리지는 않을까, 확진자와 같은 동선에 나도 갔지 않을까' 긴장돼 컨디션 조절이 너무 힘들었다"며 "오늘 수능도 그렇지만 수능 끝나고 수시 면접도 준비해야 하는데 코로나19가 더 확산돼 또 일정이 바뀌지 않을까 너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날 수험생들은 시험장 진입 전에 체온 측정을 받고 손소독을 한 뒤 2미터 이상 거리를 유지한 채 차분히 시험실로 들어갔다. 교사들도 수술용 가운, 1회용장갑, 마스크, 페이스 쉴드를 착용한 채 수험생 입장을 도왔다. 교육당국은 발열 등 유증상이 나타난 경우를 대비해 별도 시험장을 마련했다.

교문 안내를 맡았던 창원대암고 관계자는 "예년과 다른 너무나 조용한 풍경과 처음으로 12월에 수능을 치게 된 학생들을 보니 짠 하다"며 "학생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