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 주호국, 탐라국, 탐라, 탐모라, 섭라, 탁라, 제주, 동영주. 삼국시대부터 고려를 거쳐 조선 초기까지 오랫동안 불렸던 제주의 이름이다. 고대 해양 독립국 탐라의 진취적인 모습을 재발견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 제150회 특별전 ‘섬나라 탐라(耽羅), 잃어버린 천년을 깨우다’가 18일부터 11월 26일까지 수눌음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18일 오후 2시다. 특별전은 제주의 고고학적 역사자료와 신화·전설 등 유무형 자료를 통해 탐라사를 재조명하는 내용으로 채워진다. 앞서 민속자연사박물관은 탐라사 재조명을 위한 특별전을 위해 제주 역사와 민속 관련 고고 자료를 비롯해 고문서, 고서, 고지도, 엽서, 사진 자료 등을 수집했다. 이를 바탕으로 탐라국에서 제주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테마별 전시 등 다양한 기획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1000년간 연면히 독립적인 나라의 맥을 이어온 ‘탐라’, 멸망 이후 중세 고문헌에도 등장하는 ‘탐라’, 그러나 이제는 잊혀버린 나라 ‘탐라’. 이번 전시는 탐라의 기억을 되살려내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박찬식 민속자연사박물관장은 “탐라인들은 고립된 ‘섬’에 머물지 않고, 동아시아 바다를 무대로 주변국
부산가톨릭대학교 병원경영학과가 지난 6~9일 몽골 울란바토르와 존머드 지역에서 ‘2023 몽골 국제학술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몽골 환자의 부산 유치 선점을 위해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이 지역 주요 의료기관과 함께 추진한 ‘몽골 울란바토르 부산 첨단의료기술 홍보 및 상담회’에 참여한 것이다. 재학생들은 부산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대동병원 등이 참여한 ‘진료상담회 및 교류회’ 참관을 통해 부산 의료관광과 외국인 환자 유치 현장의 뜨거운 분위기를 생생하게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존머드 보건소에서 진행된 의료봉사 현장에서는 한국 의료에 대한 몽골 환자들의 신뢰와 관심을 확인했다. 이어 한글 배우기, 딱지치기, 제기차기, 공기놀이 등 전통 놀이와 부산명소 살펴보기 및 광안 불꽃축제 그림 그리기 등을 진행해 현지 학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한국 전통 체험 행사는 몽골 현지 방송사를 통해 TV에 방영되기도 했다. 이번 프로그램 참여로 예비 보건의료인을 꿈꾸는 학생들은 해외 경험을 얻고 의료관광산업과 외국인 환자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예은 학과장은 “이번 몽골 국제학술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재학생의 글로벌 역량
오는 9월 열리는 국내 최대 사진 축제인 '2023 대구사진비엔날레'에서는 사진 매체 본연의 힘을 보여주는 '사진적인 사진'들의 향연이 펼쳐질 전망이다.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전국 비엔날레 평가에서 유일하게 2등급(우수)을 받아 1위를 기록한 명성을 지켜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15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달구벌홀에서 대구사진비엔날레 특별 순회 심포지엄 '너무나 사진적인-동시대 시각예술과 사진 매체의 힘'이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대구사진비엔날레 예술총감독을 맡은 박상우 서울대 미학과 교수가 대구사진비엔날레 주제전의 전체 기획 컨셉트와 내용을 소개했다. 박 총감독은 이번 대구사진비엔날레의 슬로건인 '다시, 사진으로!'에 대해 "동시대 비엔날레를 휩쓸고 있는 사회 ,정치, 환경, 기후, 재난, 여성 등 거대 담론에서 벗어나 사진 매체의 세 요소인 빛·장치·인간이 결합해 현대시각예술에서 발휘하는 경이로운 예술적 능력에 주목한다"며 "참여 작가에는 미술시장과 유행에서 먼 작가들,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도 다수 포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획 컨셉으로 '너무나 사진적인' 전시를 강조했다. 그는 "회화, 문학, 음악 등 다른 매체가 결코
■기대감을 더해 돌아온 뮤지컬 '렛미플라이' 지난해 3월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인 뮤지컬 '렛미플라이'는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돼 작품상(400석 미만 부문)과 작곡상(민찬홍), 신인남우상(이형훈)을 수상한 작품이다. 1969년 보름달이 밝게 빛나던 어느 날 밤 라디오 주파수의 영향으로 70살 할아버지가 된 남원이가 과거로 돌아가기 위한 미래탐사 작업에 돌입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일상을 그린 '렛미플라이'는 철없는 남원이와 그를 바라보는 선희 할머니, 남원이의 단 하나의 사랑 정분이가 과거와 미래, 현재를 넘나드는 소동 속에서 각자의 인생을 돌아본다. 새 시즌으로 돌아오는 '렛미플라이'는 배우 박보검의 첫 뮤지컬 도전 무대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박보검은 청년 남원 역할로 합류해 연기 스펙트럼을 한 단계 더 넓힐 예정이다. 박보검과 함께 청년 남원 역할로 안지환과 신재범이 캐스팅됐다. 선희 역에는 방진의·윤공주·최수진이 참여하며, 특히 대극장 뮤지컬에서 활약 중인 윤공주는 약 11년 만에 소극장 무대에 선다. 노인 남원 역에는 김태한·김도빈·이형훈이, 정분 역에는 나하나·홍지희·임예진이 함께한다. 아련한 추억과 설레는 미래가 더해
춘천출신 최돈일 작가의 개인전이 춘천미술관에서 19일까지 열린다. ‘성장의 기억(Memory of Growth)’을 타이틀로 한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회화와 디자인을 접목한 이른바 ‘조각그림’을 선보인다. 이같은 특이한 작업은 디자인을 전공하고 오랜시간 대학에서 강의와 창작활동을 꾸준히 펼쳐 온 디자이너였다는 그의 이력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작업은 건축현장에서 경화제로 쓰이는 에폭시 수지를 주재료로 활용한다. 액체 상태인 에폭시를 분사하고, 시간이 흘러 굳은 표면에 그림을 그려 말리는 것이 초벌 작업이다. 작가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그림 위에 에폭시를 다시 붓고,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반복한다. 과거 사진작가 김아타가 보여준 것과 같은 ‘멀티 레이어(multi layer)’ 기법으로 켜켜이 쌓아 올려진 여러 겹의 층위 그림들이 하나의 작품으로 수렴되는 방식이다. 여기에 나무를 조형적 요소이자 액자 형태로 사용해 작품을 매조지하는 방식의 유니크함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재미있는 점은 레이어의 합(合)으로 완성된 결과물 보다는 그 과정에 대한 설명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이다. 최작가의 작품에서 재료로 쓰이는 에폭시와 나무 등은 독립적인
‘기재기이(企齋記異)’는 단행본으로 간행된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 작품집이다. 신숙주의 손자인 조선 중기 문신 신광한(1484~1555년)이 지은 책으로, 우리 문학사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기재(신광한의 호)가 기록한 기이한 이야기(기이)를 모아 놓은 것으로, 안빙몽유록(安憑夢遊錄), 서재야회록(書齋夜會錄), 하생기우전(何生奇遇傳), 최생우진기(崔生遇眞記) 등 네 편의 한문소설이 수록돼 있다. 그 가운데 ‘최생우진기’가 바로 강원도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기재기이’가 간행된 시기가 1553년이니 470년이나 된 작품이다. 이 코너를 통해 소개된 소설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인데도 내용은 시종 새롭고 흥미롭다. 은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를 떠올리게 하는 재미도 있다. 임영(臨瀛·강릉) 출신 ‘최생’은 좋은 경치를 찾아 구경 다니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삼척 두타산 무주암에서 ‘증공’이라는 스님과 함께 기거하고 있는 인물이다. 어느 날 둘은 신령스럽다고 소문난 용추동에 가기 위해 길을 나서는데, 최생이 그만 벼랑 아래로 떨어지고 만다. 증공은 최생이 죽은 것으로 알고 통곡하며 다시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유인택)은 신임 지역문화교육본부장으로 김유임(58) 국회미래연구원 정책자문, 전곡선사박물관장에 이한용(56) 현 관장을 각각 선임했다. 김유임 신임 지역문화교육본부장은 고양시의원, 경기도의원(8·9대), 경기도의회 부의장(9대 전반기)를 역임했며, LH 주거복지정보(주) 대표이사,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을 지냈다. 현재 국회미래연구원 정책자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유임 본부장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도의 지역문화를 더욱 폭넓게 지원하고 활성화할 수 있도록 현장과 소통하겠다"며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의 문화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장은 전곡리 선사유적지 발굴조사단에 참여했던 구석기 전공자로, 전곡선사박물관 건립 초기부터 추진단 팀장으로 업무를 시작해 2015년부터 박물관장으로 재직한 전문가다. 신임 관장 공개모집 절차를 거쳐 연임됐다. 이한용 관장은 "세계사를 뒤엎은 전곡리 선사유적의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리고, 도민과 지역사회, 나아가 전 세계와 소통하며 전곡선사박물관을 구석기 문화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김유임 본부장과 이한용 관장은 2023년 7월 15일자로 임명되어 본
'서클스'(Circles), '록스타'(Rockstar) 등으로 널리 알려진 세계적인 팝 스타 포스트 말론이 데뷔 8년여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공연기획사 라이브네이션코리아는 포스트 말론의 첫 내한 공연이 9월 23일 일산 킨텍스 1전시장에서 열린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내한 공연은 말론이 오는 28일 신보 '오스틴'(Austin) 발매를 기념해 태국, 필리핀, 대만, 홍콩, 일본 등에서 여는 아시아 투어 공연의 일환으로 열린다. 킨텍스 1전시장 내부의 2개 홀을 통합해 약 3만 석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는 잠실 주경기장 리모델링 등으로 대형 공연장 대관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을 고려해 킨텍스 2개 홀을 합쳐 공연을 진행하기로 했으며 계단식 가변 좌석을 운영해 객석 시야를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출신의 래퍼이자 싱어송라이터인 포스트 말론은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개성 있는 음색, 세련된 리듬으로 큰 인기를 받았다. '록스타', '사이코'(Psycho), '서클스' 등으로 여러 차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정상에 올랐다. 특히 2019년 발매한 정규 3집 '할리우드스 블리딩'(Hollywood's Bleeding)
올해 10회를 맞은 부산여성영화제가 여성의 삶을 기록하거나 성평등 가치 등을 담은 작품을 모집한다. 부산여성사회교육원은 이달 17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제10회 부산여성영화제에 상영할 작품을 공모한다. 극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실험영화 등 장르 구분 없이 출품할 수 있으며 상영 길이도 제한이 없다. 다만 지난해 7월 1일 이후 제작하고 완성한 작품이어야 한다. 부산여성영화제는 내부 심사로 올해 상영작 10편 내외를 선정하고, 영화제 기간 관객 투표와 추가 심사로 수상작을 선정할 예정이다. 최우수작은 200만 원, 우수작은 100만 원, 관객상은 상패와 선물을 제공한다. 제10회 부산여성영화제 슬로건은 ‘기억과 연결’이다. 부산여성영화제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서 여성주의 문화운동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올해 공모전에는 여성의 삶을 기록하거나 성평등 가치를 담은 다양한 작품, 성별 간 공존을 표현한 영화 등이 지원해 주길 기대한다. 2009년 시작된 부산여성영화제는 지난해까지 총 9번 열렸다. ‘지역’에서 ‘여성’이 ‘영화’를 통해 놀고 사색하고 연대하는 장을 마련하고, 주민들 문화적 욕구를 충족하는 게 목표다. 부산여성사회교육원은 대안적인 시
엄혹했던 1950년 전주를 배경으로 총성이 울리는 급박한 상황이 전개된다.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던 그 때 그 사람들의 이야기와 풍경이 무대 위에 되살아난다. 전주시립예술단이 창작 오페라 ‘제기차기’를 14일 오후 7시 30분, 15일 오후 3시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연합공연으로 펼친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전주시립예술단의 교향악단, 국악단, 극단, 합창단 소속 출연진 및 제작진은 리허설을 통해 담금질 작업이 한창이다. 올해 전주시립예술단이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연합공연은 성기선 전주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오페라와 뮤지컬을 아우르는 초대형 작품을 표방한다. 공연은 한 아이가 허공에 제기를 차올리면서 시작된다. 다가오는 탱크 따위는 관심 없다는 듯 아이 눈에는 오로지 공중에 뜬 제기만 들어오는데. 6.25 전쟁이란 비참한 현실 속에 아이의 주변에서는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절절한 사연이 있다. ‘제기차기’는 6.25 전쟁 속에 피어나는 사랑과 시대가 만들어낸 배신 그리고 헌신의 내용을 담고 있다. 모든 갈등과 상실의 근원이 전쟁이란 경고와 폐허가 된 자리에서 사랑을 피워낸 희망, 평화의 메시지가 공존하는 작품이다. 극본과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