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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캔·병·쓰레기 뒤죽박죽… 페트병 안엔 담배·칫솔 버젓이

생활폐기물 재활용 선별장 가보니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제 시행에도
분리 안 된 재활용품 섞여 있고

“분리배출이 제대로 안 돼 정말 힘듭니다. 페트병 안에 담배, 칫솔, 각종 이물질이 들어있어요. 분리배출만 잘 해주셔도 일이 좀 수월할 거 같은데… 그게 힘든가 보네요.”

 

창원 생활폐기물재활용처리종합단지에서 재활용품을 분류작업을 하던 15년 경력의 김선자(가명)씨가 말했다. 그는 한때 페트병 분리제 시행으로 근무자들 사이에서 기대감이 맴돌았지만 여전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12일 방문한 생활폐기물재활용처리종합단지. 재활용쓰레기 선별장 안에는 쓰레기가 산을 이루고 있었다. 선별장에는 성산구와 의창구 단독주택에서 수거한 재활용품이 하루에만 46t이 들어온다.

 

이진선 종합단지 소장이 투명 페트병이 담겨 있어야 할 쓰레기봉투를 찢자 페트병, 캔, 막걸리 병 등 분리되지 않은 재활용품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달 26일부터 무색투명 페트병을 별도 분리수거함에 넣도록 하는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제’가 전국에 의무화됐지만 여전히 유색 페트병과 캔, 쓰레기 등이 뒤섞여 있었다. 이 소장은 “아직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제가 제대로 선행되지 않고 있다”며 “이렇게 각종 재활용품이 섞여서 들어오면 작업자들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곳에 들어오는 재활용품들은 공동주택이 아닌 단독주택에서 나오는 것들이다. 이 소장은 “아파트는 민간 처리시설에 위탁을 맡기고, 치우는 사람들이 따로 있어 분리 배출제가 좀 지켜지는 데 단독주택 같은 경우에는 분리수거가 잘 안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22년째 이곳에서 근무 중인 김성호 과장은 “재활용품 봉투 안에 이물질이 많이 들어온다. 노끈, 비닐 같은 경우는 재활용이 아닌데 들어오다 보니 작업 진행이 제대로 안 된다”면서 “일하는 분들이 반복 작업을 계속하다 보니 손목터널증후군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김선자씨는 분리수거 선행을 호소했다. “음식쓰레기는 따로 넣고, 일회용품들은 씻고, 페트병에 이물질을 넣지 말아 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재활용품들을 버리실 때 여기서 일일이 손으로 작업하는 저희를 생각해주세요. 무심코 버린 이물질들이 저희를 다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선별장 뒤편으로 나가보니 압축된 투명 페트병들이 쌓여 있었다. 이 페트병들은 가공 공장으로 옮겨져 실로 만들어지고, 이는 다시 옷, 가방, 신발 등으로 재활용된다.

 

이선민 소장은 ‘비·헹·분·섞’을 강조했다. 비우고, 헹구고, 분류하고, 섞지 말자는 뜻이다. 그는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제는 전국적으로 잘 안 지켜지고 있다. 치우는 이들을 생각해서라도 라벨을 떼고, 투명 페트병은 따로 버려주시길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한편, 지난달부터 의무화된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제’는 이물질 함량이 낮아 고품질로 재활용이 가능한 원료인 투명 페트병을 별도의 전용 분리수거함에 배출하도록 하는 제도다. 투명 페트병의 내용물을 모두 비우고 겉에 붙은 라벨을 깨끗하게 떼어내 압착한 뒤, 뚜껑을 닫아 전용 수거함에 배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단속·홍보활동 부족으로 제도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창원시에 따르면, 지난해 창원·마산·진해 재활용 선별장에서 처리된 재활용품은 총 2만4200t이다. 이 중 유·무색 플라스틱은 △창원 968t △마산 750t △진해 685t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