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강릉 19.0℃
  • 맑음서울 14.0℃
  • 맑음인천 13.6℃
  • 맑음원주 13.0℃
  • 맑음수원 12.6℃
  • 맑음청주 14.0℃
  • 맑음대전 12.9℃
  • 맑음포항 17.8℃
  • 맑음대구 12.9℃
  • 맑음전주 11.6℃
  • 맑음울산 16.2℃
  • 맑음창원 13.0℃
  • 맑음광주 13.5℃
  • 맑음부산 16.4℃
  • 맑음순천 8.6℃
  • 맑음홍성(예) 12.5℃
  • 맑음제주 14.0℃
  • 맑음김해시 13.8℃
  • 맑음구미 11.5℃
기상청 제공
메뉴

(경남신문) ‘엿·찹쌀떡 선물’ 옛말, 사라진 수능 특수

수시모집 확대·수험생 감소 탓 합격기원 선물 많이 사라져
창원 떡·제과업계 소상공인 “3~4박스도 팔기 힘들어 아쉽다”

“수능 때 찹쌀떡 선물한다는 건 이제 옛말이죠.”

 

오는 17일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가운데 떡·제과 업계의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예년과 같이 수험생에게 찹쌀떡, 초콜릿을 선물하는 일명 ‘수능 특수’가 사라졌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14일 오전 방문한 창원시 마산합포구 신마산 번개시장 일대 떡집에서는 과거 이맘때 쉽게 볼 수 있었던 ‘수능 합격 기원 선물’을 좀처럼 찾아 보기 힘들었다. 이곳에서 20년 동안 떡집을 운영해온 이순천(65)씨는 “수능 기간만 되면 학교나 동문회에서 단체 주문이 많이 들어와 수천명분 찹쌀떡을 만들었다. 그때는 밤새도록 떡을 준비했을 정도”라며 “3년 전부터 수험생에게 떡을 주는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 단체주문은 거의 안 들어오고 이제는 3~4박스도 팔기 힘들다. 예전에는 ‘합격 기원’같은 스티커도 붙이고 준비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산구 상남동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한명석(58)씨는 수능이 치러지는지 모를 정도로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한씨는 “한창일 때는 찹쌀떡만 준비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사 가는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도 “떡집 입장에서는 아쉽긴 하지만 수험생들이 선호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나. 세대에 따라 갈 수밖에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제과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 용호동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박용호(50)씨는 “수능 선물용 제품으로 떡, 엿, 초콜릿 등을 준비했는데 확실히 단체 주문은 많이 사라졌다”며 “수시 모집률이 많이 늘고 학생 수도 줄었으니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프랜차이즈 제빵업체 점원인 이모(25)씨는 “크리스마스, 어린이날 등 이런 날에는 행사 기간이라 홍보도 많이 하고 신경을 많이 쓰는데 수능과 관련해서는 특별하게 준비를 많이 하지 않는다”고 했다.

 

수능 특수가 사라진 이유로는 수시 모집 증가와 학령 인구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비수도권 대학 정시 비중은 2013년도에 34.7%였지만 2023학년도는 13.4%로 감소했다.

 

수능 응시자도 큰 폭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2019학년도 경남 수능 응시자는 3만5551명이었지만 2023학년도에는 3만138명으로 나타났다. 5년 만에 약 15.2% 감소했다.

 

창원의 한 고등학교 진로 부장은 “예전만큼 수능에만 의존해 대학에 가는 분위기가 아니다”며 “코로나19 이전에는 후배들이 선배들 수능 때 응원도 하고 떡도 돌리고 했는데 이제는 보기가 힘들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