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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그림같은...괌 3색 즐기기

수식어가 부족한 리티디안비치,자연이 창조한 천연수영장
뒷모습만 찍어도 작품인 메리조 부두, 이색적 색감 에머럴드 밸리
슬픈 전설 '사랑의 절벽'에는 히비스커스 꽃이 지천, ‘밸리 오브 라떼' 공원도 인상적

창밖으로는 푸른 태평양이 끝없이 펼쳐진다. 이런 풍경을 만경창파라고 하는 것일까. 비행기와 바다 사이에서는 하얀 뭉게구름이 마치 유람하듯 흐른다. 코로나19 탓에 25개월 동안 공항 격납고에 갇혀 있다 다시 태평양 상공을 날게 된 진에어 항공기는 신이 난 듯 힘이 드는 줄도 모른다. 이륙하고 잠깐인 것 같은데 4시간이 훌쩍 지난다. ‘괌 국제공항에 착륙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그렇다. 여기는 2년 3개월 만에 한국인 관광객을 다시 맞이하는 괌이다.

 

 

■물과 함께 휴식하기

 

PIC 호텔 객실의 테라스로 나서자 그림 같은 장면이 펼쳐진다. 많은 사람이 코로나19에 시달리면서 2년여 동안 기다려온 풍경이다. 에메랄드 빛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서 수영, 패들보트, 스노클링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대규모 물놀이 휴양시설이다.

 

수영장에는 벌써 많은 호텔 투숙객이 몰려 수영, 수중배구는 물론 각종 물놀이를 즐긴다. 배에 올라 노를 젓는 아이들도 보인다. 모두의 얼굴에는 코로나19를 잊은 기쁨이 역력하다. 굳이 물에 뛰어들지 않고 멀리서 바라만 봐도 눈과 가슴이 시원해지는 한 폭의 그림이다.

 

 

괌 북쪽 끝에 자리를 잡은 리티디안 비치는 ‘그림 같다’는 문구로는 표현이 부족한 곳이다. 인공이 가미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 덕분에 코로나19 이전에 많은 한국 관광객의 인기를 얻은 곳이다. 야생동물보호구에 인접한 곳이어서 풍요로운 자연을 그대로 담은 열대의 풍경과 손상되지 않은 바다의 눈부신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다. 맑고 부드러운 백사장에서 수영과 선탠을 즐기기에는 더 없이 좋은 장소다.

 

리티디안 비치는 이안류가 심해 해마다 여러 명이 목숨을 잃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파도가 거칠 경우에는 해수욕장을 폐쇄한다. 괌에 가더라도 이곳을 방문하는 날을 잘 골라야 천연의 해수욕장을 만끽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나라한 자연 풀장은 사람이 만든 게 아니라 자연이 창조한 천연 수영장이다.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소풍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신나게 다이빙을 즐기는 현지인은 물론 그 사이에 섞여 물놀이를 즐기는 외국 관광객을 손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TV 드라마 ‘그저 바라보다’에 등장해 널리 알려졌다.

 

 

■그림 같은 사진 찍기

 

많은 현지인이 해변에서 고기를 굽거나 배구를 즐긴다. 선착장에 묶인 유람선 여러 대는 하품을 하며 손님이 찾아오길 기다린다. 바다 건너편에는 긴 섬이 보인다. 유람선이 오가는 목적지인 코코스 섬이다. 이렇게 여유로우면서 즐거운 소풍 분위기가 흐르는 이곳은 메리조 부두 공원이다.

 

 

이 공원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젊은 한국 관광객에게 유명한 명소였다. 한마디로 ‘인싸 포토 포인트’였다.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인 사진 한 장을 찍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선착장 맨 끝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뒷모습을 찍으면 그림보다 더 아름다운 사진이 나오는 곳으로 유명한 핫플레이스다. 어디가 바다인지, 어디가 하늘인지 알 수 없는 장면을 담으면 저절로 함박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두 노인이 낚시를 즐긴다. 낚싯대를 바다에 던진 뒤 느긋하게 하품만 한다. 고기를 잡을 생각은 있는지 모른다. 그야말로 ‘노인과 바다’의 한 장면이다.

 

 

‘더 비치 디너 쇼’로 유명한 건 비치의 타오타오타씨는 훌륭한 일몰 사진을 건질 수 있는 장소다. 5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식당에서 원주민 공연이 펼쳐지기 직전에 바다 너머로 해가 진다. 특히 적당히 구름이 끼었을 때에는 그야말로 감탄을 멈출 수 없는 장관을 연출한다. ‘바다의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공연도 재미있다. 태평양 섬으로 떠나는 차모로 민족의 기나긴 여정을 담은 무대다.

 

 

물 색깔이 푸르러 사진으로 찍으면 놀라운 효과를 나타내는 에메럴드 밸리, 탐험가 마젤란이 괌에 처음 상륙한 지점을 내려다보면서 태평양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을 수 있는 솔레다드 요새도 괌의 사진 명소다.

 

 

■괌 풍경 즐기기

 

괌에 간다면 이곳을 빼먹을 수 없다. 바로 ‘사랑의 절벽’이다. 정확한 영어 이름은 ‘두 연인의 포인트(Two Lover’s Point)’다. 이름에서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슬픈 사랑의 전설을 간직한 장소다.

 

괌이 스페인 식민지였던 시절에 차모로 족 추장의 아름다운 딸이 스페인 장교로부터 결혼을 강요당했다. 그녀는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도망치다 서로의 머리카락을 묶고 절벽에서 뛰어내렸다. 직접 가보면 절벽은 생각보다 높다.그 아래에는 거친 바위가 널렸다. 아무리 전설이라지만 저곳에서 어떻게 뛰어내릴 용기를 가질 수 있었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곳에 열쇠를 묶으면 사랑을 영원히 지킬 수 있다는 속설이 생겨 사랑의 절벽 주변에는 열쇠가 열대과일처럼 주렁주렁 매달렸다. 전망대 옆에는 사랑의 종이 보인다. 두 차모로족 연인의 사랑을 기리기 위해 만든 것이다. 사랑에 빠진 연인들은 종을 치면서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다.

 

슬픈 사랑이 담긴 곳이지만 이곳의 경치는 매우 훌륭하다. 두 연인은 스페인 장교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기 이전에 이곳에서 밤마다 사랑을 속삭였을지도 모른다. 절벽에 마련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태평양은 눈을 시원하게 씻어준다. 절벽 곳곳에는 ‘새로운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빨간 히비스커스 꽃이 피어 사랑의 향기를 퍼뜨린다.

 

 

밀림 사이의 나뭇가지에 눈에 익은 과일이 달렸다. 달콤새콤한 맛으로 유명한 애플망고다. 이것만이 아니다. 바나나, 코코넛, 스타프룻, 그라비올라, 브레드프룻 등 여러 과일이 지천에 널렸다. 유람선을 타고 작은 강을 따라가며 열대 밀림을 관찰하다 보면 나타나는 풍경이다.

 

 

이곳은 밸리 오브 라떼 어드벤처 공원이다. 라떼는 커피의 한 종류가 아니라 ‘돌’이라는 뜻의 원주민 언어다. 괌의 밀림 풍경은 물론 원주민 차모로 족의 문화를 간단하게 엿볼 수 있는 친환경 공간이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밀림으로 유명한 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괌이 어떤 섬인지를 느끼기에는 충분한 코스다. 뜨거운 태양이 검게 태워주는 피부는 괌 여행의 덤이다.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