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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美 라스베이거스서 20만 아미 만나는 BTS “다 같이 소리 질러!”

32도 넘는 무더위에도 관객 대기줄 이어져
회 당 5만 관객·4회 공연서 총 20만 명 관람
떼창·함성·응원봉·파도타기…한국어 응원도
사진전부터 분수쇼·한식 레스토랑 ‘더 시티’

 

“BTS 보러 필리핀에서 15시간 비행기 타고 왔어요.”

 

“작년 LA 공연에 이어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나서 좋아요. 너무 기대돼요.”

 

미국 현지시간 9일 오후 4시. 그룹 방탄소년단(BTS) 공연이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 앞은 시작 3시간여 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팬들은 32도가 넘는 땡볕 더위에도 설레는 표정으로 공연장 입장을 기다렸다. BTS를 상징하는 보라색 옷을 입거나 가방, 신발, 머리띠 등의 소품으로 한껏 꾸민 모습이었다. 이날 딸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샤론(79)은 “BTS를 보기 위해 캘리포니아에서 5시간을 달려왔다”며 환하게 웃었다.

 

■라스베이거스 공연…20만 ‘아미’ 만난다

 

 

BTS 멤버들은 전날인 8일 저녁 첫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라스베이거스’(PERMISSION TO DANCE ON STAGE-LAS VEGAS) 공연을 시작했다. 이들은 9일과 오는 15~16일 총 네 번 관객을 만난다. 한 회당 5만 명, 총 20만 명 규모다.

 

공연장 앞은 BTS 무대를 기다리는 팬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연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꼬마 팬부터 진한 보라색 티셔츠를 입은 할머니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미’(ARMY·방탄소년단 팬)들로 북적였다. 엄마 손을 잡고 공연장을 찾은 이사벨(7)은 BTS의 인기곡 ‘버터’를 수줍게 불렀고,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온 에이프릴(48)은 “BTS는 내 삶을 사랑할 수 있게 한다”며 “이번 공연이 정말 기대된다”고 들뜬 모습을 보였다.

 

 

 

필리핀에서 오느라 비행시간만 15시간 걸렸다는 첼시(23)는 “오로지 BTS 콘서트를 보려고 라스베이거스에 왔다”며 웃었다. 그는 “티켓을 구하기 정말 힘들었다”며 “BTS는 내 삶을 다채롭게 만든다”고 했다. 첼시와 함께 온 친구 샬롯은 “BTS의 음악과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 움직임 하나하나가 모두 좋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폐지한 첫 공연

 

 

공연 시작 전 취재진과 만난 BTS는 “라스베이거스란 도시가 주는 놀이동산 같은 설렘이 있다”며 “우리도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ON)으로 이날 무대를 연 BTS는 “소리질러! 라스베이거스 BTS PTD에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들은 ‘불타오르네’ ‘쩔어’ ‘DNA’ ‘블루&그레이’ ‘블랙 스완’ ‘피 땀 눈물’ ‘러브’ ‘라이프 고즈 온’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다이너마이트’ ‘버터’ ‘잠시’ ‘윙즈’ ‘아이돌’ ‘홈’ 등 20여 곡을 선보였다. 특히 ‘불타오르네’ 무대에선 강렬한 붉은 폭죽과 선명한 레이저를 쏘아 올려 흥을 한껏 끌어올렸고, 인기곡 ‘피 땀 눈물’과 ‘페이크러브’ ‘아우트로’를 새롭게 편곡해 관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현재 공연장 거리두기 지침을 모두 폐지한 상태다. 이날 관객들은 응원봉인 ‘아미봉’을 앞뒤 좌우로 흔들고 함성을 지르거나 떼창을 하며 공연을 즐겼다. 또 아미봉의 불빛을 바꿔가며 파도타기를 하거나 ‘2022♥BTS♥’를 만들어 공연장을 보랏빛으로 물들였다. 일부 팬들은 큰 소리로 ‘비티에스’나 한국어로 ‘사랑해’라고 외치기도 했다.

 

 

■도시 곳곳에 분수쇼·카페·사진전

 

 

공연과 콘텐츠, 도시를 하나로 이은 ‘더 시티’(THE CITY) 행사도 열리고 있다. 대표적인 건 라스베이거스의 대표 이벤트인 ‘벨라지오 분수쇼’다. 지난 8일에도 벨라지오 호텔 앞에선 BTS의 히트곡인 ‘버터’와 ‘다이너마이트’ 노래에 맞춰 분수쇼가 펼쳐졌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거대한 물줄기가 리듬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감탄사를 거듭 내뱉었다. 해가 진 뒤에는 라스베이거스와 화려한 불빛과 분수쇼가 어우러져 더욱 이목을 사로잡았다.

 

 

 

에어리어15(AREA15)에 마련된 팝업 스토어도 전 세계에서 찾아온 아미들로 북적였다. 인파가 몰린 탓에 얼리전트 스타디움과 근처 고가도로 약 1.6km는 이날 종일 교통이 통제됐다.

 

미국 유타주에서 온 헬렌(21)은 “공연을 보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로 왔다"며 "지민 팬인데 얼른 입장해서 예쁜 굿즈를 사고 싶다”고 말했다. BT21 캐릭터 티셔츠를 입고 머리띠를 한 헤이즐도(28)도 "윤기를 제일 좋아한다"며 "미국 친구들도 BTS 팬이 많다. 이번 공연을 보고 가서 이야기해줄 것"이라며 들뜬 마음을 전했다.

 

 

 

 

 

사진전과 테마 객실, 한식 레스토랑 등도 도시 곳곳에서 진행된다. 다만 이 가운데 멤버들의 선호 음식을 한데 모아 선보인 ‘카페 인 더 시티’의 평은 엇갈린다. 떡볶이와 비빔국수·김치볶음밥·갈비찜 등을 퓨전화하면서 한식 고유의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비판과 김치·갈비찜 등으로 우리 문화를 전파하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는 평가가 함께 나온다. ‘카페 인 더 시티’는 이미 마지막 날 예약까지 모두 마감된 상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남유정 기자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