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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어머니, 이제 한열이 옆에서 편히 쉬세요”

이한열 열사 모친 배은심 여사 별세
아들 이어 민주투사로 한평생
문재인 대통령·이재명 후보 등
정치·사회 등 각계 애도 물결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 빈소
11일 광주 망월동 8묘역 안치

1987년 6·10 민주항쟁에 불을 붙였던 고(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9일 오전 5시 조선대병원에서 82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아들의 죽음 이후, 평생을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던 배은심 여사의 별세 소식에 시민사회와 정치권을 넘어 각계각층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특히, “다시는 민주주의를 위해 삶을 희생하고 고통받는 가족들이 생기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는 배 여사의 평소 바람은 3월 대선을 앞둔 우리 모두에게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통해 한 단계 진전된 민주주의 사회 구현이라는 과제를 남기고 있다.
 

지난 1987년 6월9일 민주화 투쟁 중에 경찰이 쏜 최류탄 맞아 희생된 이한열 열사의 죽음은 6월 민주항쟁의 불길이 돼 전국으로 퍼져나갔고 평범한 주부였던 한 어머니의 인생을 통째로 바꿔놓았다. 같은 해 7월 9일 연세대학교에서 서울시청으로 이어진 장례식 길에는 100만이 넘는 인파가 몰렸고, ‘한열이를 살려내라’는 구호가 대한민국을 뒤덮었다. 배 여사는 장례식에서 “이제 다 풀고 가거라. 엄마가 갚을란다. 한열아! 한열아! 가자, 광주로!”라고 절규했고 “아들 대신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6월의 어머니’, ‘거리의 민주투사‘가 됐고 아들의 못 다 이룬 꿈을 위해 온 몸을 던져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다.

배 여사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에 참여, 전태일 열사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와 박종철 열사 아버지 고 박정기씨 등과 함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시위와 집회가 열리는 현장이면 전국 어느 곳이든 달려가 힘을 보탰다. 또 유가협 회장을 맡아 1998년부터 422일 동안 국회 앞 천막 농성을 벌여 민주화운동보상법과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끌어내기도 했다. 배 여사는 민주화와 인권 운동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6·10민주항쟁 33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배 여사는 훈장을 받는 자리에서 “다시는 민주주의를 위해 삶을 희생하고 고통받는 가족들이 생기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는 간절한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평생을 민주주의 운동에 헌신했던 배 여사의 별세 소식에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대선 후보들과 정당을 비롯한 정치권과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고(故)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여사의 빈소를 방문, 고인의 넋을 기리고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6월 민주항쟁의 상징인 이한열 열사와 아들의 못다 이룬 꿈을 이어간 배은심 여사의 희생과 헌신이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만들었다”며 “고인의 평화와 안식을 기원한다”고 애도했다. 문 대통령은 인권변호사로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부산 지역에서 1987년 당시 6월 항쟁을 이끌었다.

대선 주자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저녁 빈소를 직접 방문해 “6월과 민주주의의 어머님, 배은심 여사님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애도하며,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반드시 지켜가겠다”라고 다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도 “민주주의 발전으로 보답하겠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도 이날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한 발걸음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고 추모했다. 주요 정당들도 논평 등을 통해 배 여사를 추모했다.

배 여사의 빈소는 광주 조선대병원 장례식장 1분향소에 마련됐고 장례는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10일 오후 7시 광주와 서울에서 ‘추도의 밤’ 행사가 열린다. 11일 발인 이후, 5·18민주광장에서 노제를 진행하고 망월동 8묘역에 안치될 예정이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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