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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 … 의료현장 혼란 가중

복귀 시한 지나도 ‘요지부동’
전대병원·조대병원·광주기독병원
단 한 명의 전공의도 복귀 안 해
교수·간호사 등 의료진 한계상황
의료계·정부 양보로 대안 모색해야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났던 전공의들이 20일로 복귀시한(D-day)을 맞았다. 하지만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은 물론 전국의 대학 병원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탈한 지 3개월이 되는 시점까지 복귀하지 않을 경우 전문의 자격 등 개인 진로에 불이익이 불가피한 만큼 전공의들에게 돌아와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특히 병가 등을 활용해 수련병원에서 수련기간을 조정받을 수 있다며 유화책을 쓰고 있으나 전공의들은 아직 요지부동이다.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의정 갈등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의료계와 정부가 한 발씩 양보하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공의들의 이탈 시기는 다르지만 대다수가 일주일 이내의 범위에 있기 때문에 이번 주말께에는 복귀자 총 수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복귀는 개인적으로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극소수에 한정될 것으로 대학병원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내년도 전문의 자격 취득을 앞둔 고연차 전공의들의 복귀 시한이 20일이다.

전공의들의 복귀가 사실상 요원한 상황에서 교수들과 간호사 등 의료진들은 한계 상황에 달하고 있다.

대학병원 교수들은 전공의 사태로 인해 내년 전임의 등 의사 부족은 차치하더라도 당장 진료와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급성 및 중환자와 암 환자들의 관리가 느슨해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려는 1000여 명에 달하는 환자들 상당수가 제때 진료나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학병원에서 보직을 맡고 있는 A교수는 “진료나 수술이 연기돼 ‘불안해 죽겠다’며 우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전화를 하루 몇 번씩 받고 있다”면서 “날짜를 당겨달라는 환자들의 민원성 요구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진료나 수술이 장기간 연기된 환자들이 불안을 호소함은 물론 대학병원에서 입원 및 치료중인 환자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진료중 대화를 나누던 의사가 깜빡 조는 것을 눈 앞에서 본 B씨는 “환자들이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과로한 업무로 의사가 변을 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광주기독병원 등 광주지역 수련병원 전공의들은 20일 오후 5시 현재 단 한명도 복귀하지 않았다. 서울지역 주요 상급종합병원인 ‘빅5’를 포함한 주요 수련병원에서도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일부 지역 병원에선 당장 복귀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교육 담당 부서에 조심스러운 문의를 한 전공의들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이날까지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전공의들은 수련 관련 법령에 따라 내년도 전문의 자격 취득을 위해 수련병원을 이탈한 지 3개월이 되는 시점까지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개인별 차이는 있지만, 2월 19일부터 이탈한 전공의는 3개월이 되는 오늘까지 복귀해야 한다”며 “병가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수련병원에 소명함으로써 추가 수련기간이 일부 조정될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개인의 진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병원으로 조속히 돌아와 수련에 임해달라”며 “의대생들도 소중한 배움의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학교로 돌아와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의대 정원 확정시 1주일 휴진하겠다고 예고한 의대 교수들에게는 “생명이 경각에 달린 환자들과 가족들의 애타는 심정을 헤아려 집단행동을 자제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이날도 대화에 나설 것을 의료계에 요청했다. 조 장관은 “의료계는 원점 재검토, 전면 백지화 등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현 불가능한 조건을 내세우지 말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정부는 그 형식과 의제에 제한 없이 언제든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임 회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에 관해 “전공의들 입장은 변함이 없고 같이 싸우는 학생들의 입장은 오히려 더 강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부분의 전공의는 지난 2월 19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했고, 다음날부터 병원을 떠난 후 여태껏 돌아오지 않고 있어 이날로 이탈한 지 3개월이 된다. 레지던트 4년차(3년제 과목은 3년차)는 수련병원을 이탈한 지 3개월이 지나기 전에 복귀해야 내년도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어 이날이 ‘복귀 디데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