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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막 내린 '조선화의 거장전' 성과와 의미는

민족미술 '공백' 채우고… 남북교류 활성화 '단비' 뿌렸다

 

조선화의 틀을 구축한 김용준, 리석호, 정종여 등의 거장과 정현웅, 배운성, 리건영, 림홍은, 최도렬, 강정님, 길진섭, 박제일, 이쾌대, 한상익, 림군홍, 최재덕, 문학수, 김주경, 정온녀, 김만형, 홍종원, 변옥림 등 북으로 간 미술가들, 또 이들을 잇는 다음 세대의 북한 미술가인 정관철, 선우담, 김석룡, 정영만, 김성민, 김성근, 리창, 고수진, 최창호, 선우영, 정창모, 김춘전, 김승희, 문화춘, 박경희, 류정봉, 정영화, 홍천성, 문운길.

열거한 40명의 북한 미술가의 작품 200여 점을 소개한 '조선화의 거장展-인천, 평화의 길을 열다' 첫 전시가 10일 마무리됐다.

지난달 23일 인천문화예술회관 대전시실에서 막을 올린 이번 전시는 남북 교류가 잠시 주춤한 현시점에서, 교류 활성화를 도모하는 매우 시의적절한 시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전시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예술가들과 시민들의 바람도 확인시켜줬다. 이번 전시회를 주최한 경인일보는 다른 지역에서도 북한 미술가 작품의 전시가 이어질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 남북교류의 밀알

 

조선화의 거장전은 남북 교류가 중단된 상황에서 우리 민족의 과제인 통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소중한 기회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일 의미 다시 생각해볼 기회
북한미술 알기 반복 경험 중요

 

인천민족미술인협회 회장을 역임한 김정렬 인천민예총 이사장은 "남북 관계가 좋았던 시기 진행된 남북 교류사업의 상당수가 중단된 상태에서 이번 전시가 마련돼 반가웠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번 전시가 미술사의 공백을 채워가는 의미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은 우리나라의 미술을 이야기할 때 일종의 공백이고 비어있는 상태로 우리 민족의 미술을 논하기보다 빈 부분을 채워 미술의 역사를 완성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북한 미술 만나는 경험 축적해야

 

북한 작품을 만나는 기회가 더 자주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도 이번 전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북한미술 전문가인 홍지석 단국대 예술대 초빙교수는 북한 미술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반복된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남북교류 시작되면
인천 자연스럽게 주도권 쥘 것"

 

홍 교수는 "북한 미술의 시대적 변화나 작가별 차이를 볼 수 있는 안목은 하루아침에 쌓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다양한 작가와 장르의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기회를 축적해가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인천시민은 이 소중한 경험을 먼저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본격적인 남북 미술 교류가 진행될 시기에 경험이 있는 인천이 자연스럽게 우선권을 쥐게 될 것이며 남북 미술 교류를 주도하는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월북 작가의 아들 전시장 찾기도

 

전시 중인 북한 미술가의 가족이 전시장을 찾기도 했다. 조선화의 거장전에는 '만추의 구월산'(1973년), '어촌마을'(1970년), '고향의 어머니'(1950년대) 등 유화 작품 3점과 인물화 3점 등 림군홍(1912~1979)의 여섯 작품이 전시됐다.

이 소식을 들은 림군홍의 아들 임덕진(73)씨가 지난달 30일 전시장을 방문했다.

기억으로만 남아있는 부친의 작품 앞에서 오래도록 머물렀던 임씨는 "아버님의 작품을 볼 때마다 매번 말할 수 없이 큰 감회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전시장에 걸린 아버님의 작품을 보니 마음이 좋다"면서 "부친의 작품을 더 자주 더 많은 이가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