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강원도지사가 27일로 취임 10년을 맞는다. 2011년 4·27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후 2014년, 2018년 두 번의 지선에서도 내리 승리하면서 강원도정을 이끌어 온 지 어느새 10년째가 된 것이다. '강산도 변한다'는 그 10년 동안 강원도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중심에서 도정을 이끌어 온 그는 스스로에게 어떤 평가하고 있을까. 지난 22일 통상상담실에서 최 지사를 만났다. 관심이 되고 있는 대선 도전에 대해서는 아직도 고민하고 있는 듯했고 한중문화복합단지 조성 논란에 대해서는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평창올림픽 개최 분단의 상징서 평화 중심지로 도약하는 계기
레고랜드 내년 상반기 개장…알펜시아 인수 기업 적극 물색 중
대선 후보 거론은 소외됐던 강원도민들 바람이 담겼다는 의미
■10년 재임 기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주력했던 일이 있다면 무엇입니까=강원도가 분단의 상징에서 평화와 번영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해 온 것을 먼저 꼽을 수 있습니다. 그중 평창올림픽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견인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지난해 유치한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의 남북 공동개최를 성사시키면 강원도 발전과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계기가 될 것입니다. 도민들의 숙원인 대형 SOC사업도 이미 이뤄졌거나 계획에 반영되면서 완성 단계에 진입했지요. 이러한 부분들에서 성과가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SOC사업과 관련해서는 여러가지로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그렇습니다. 경춘선 ITX, 서울~강릉 KTX에 이어 지난해 여주~원주 철도 복선화, 동해북부선 기본계획이 확정됐고, 올 들어 원주~제천 복선전철이 개통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오늘(22일) 4개 신규 사업이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됐고, 3개 노선이 추가검토사업에 포함됐다는 좋은 소식도 도민들에게 전하게 돼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제천~영월 고속도로 예타 통과 등 도로망 확충 및 사업 반영도 활발하게 이뤄졌어요. 새로운 철도와 도로를 따라 사람, 기술, 자본이 유입돼 강원도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겁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한 가지를 꼽으라면 어떤 걸 말씀하시겠습니까=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왔을 때죠. 그에 앞서 올림픽 개막 두어 달 전인 2017년 11월29일은 날짜도 잊히지 않는 날로, 가장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날 새벽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완성했다고 발표했어요. 한창 평창올림픽 붐업이 필요한 시기였는데 '올림픽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하루 종일 노심초사했어요. 대통령이 NSC를 소집했던 과정까지도 상세하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레고랜드 사업, 알펜시아 매각 등 해결되지 않은 현안도 있습니다=니다=니다=최근 중도를 찾으신 분들은 변화된 모습에 깜짝 놀라셨을 겁니다. 현재 레고랜드 테마파크 공정률은 82%로, 건물 56개동 대부분이 외부 공사를 끝냈습니다, 호텔 공사도 올 2월 착공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 6월 말 테마파크가 준공되고 올 하반기 6개월간 철저한 안전점검을 실시한 후 내년 상반기 개장할 예정입니다. 문화재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대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알펜시아리조트는 지난해 10월부터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매각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요. 비록 유찰됐지만 코로나19의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여러 기업이 인수의향서를 내고 매수 의사를 밝혀 와 향후 매각 진행에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도 인수 기업을 적극 물색 중입니다.
■최근에는 수소산업, 바이오산업 등 강원도형 미래 먹거리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요=도내 바이오 기업들은 코로나19 관련 백신, 치료제, 진단키트 개발 등에 큰 성과를 보이면서 강원 수출을 이끄는 효자 종목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이오 기업들에 대해 종합적이고 신속한 지원을 하기 위해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내에 강원바이오통합솔루션센터를 개소했어요. 또 액화수소산업을 강원도형 특화산업으로 집중 육성해 동북아시아 수소에너지 혁신 허브로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을 다각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역 현안들도 많은데, 민주당 대선 후보로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강원도는 분단의 현장으로, 인구 3%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운 여건을 지니고 있습니다. (제가) 대선 후보로 거론된다는 것은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소외돼 왔던 강원도민들의 바람이 담겼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내년 대선이 강원도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대선 구도는 그동안 지역 간 연대로 이어져 왔는데 이제는 가치 연대로 방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지역 연대 구도에서는 강원도 인구가 너무 적어 어려웠지만 가치 연대를 통해 명실상부한 보수와 진보의 구도가 이뤄지면 강원도에도 기회가 있을 겁니다.
■강원도에 기회가 있다면, 출마하시는 건가요? 일각에서는 대선 캠프가 운영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고)대선 캠프가 구성됐고 그 안에서 움직인다고 거론되는 인물들이 우리 정무직들인데 아직까지는 뭐….
■요즘 '뜨거운 감자'죠. 한중문화복합단지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일단 송구하고 안타까울 뿐입니다. 중국인 집단거주지도 아니고 강원도의 예산 투입은 전혀 없다고 이미 말씀 드렸습니다. 한국과 중국 문화를 테마로 IT 기술을 접목한 한류 볼거리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고용 창출과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정치적·군사적 갈등과 혐오, 증오의 감정이 있을 때에는 문화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 완충 작용을 할 수 있고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수출과 관광을 통해 먹고 살아야 하는 강원도 입장에서는 왜곡된 정보로 인해 기업의 투자활동, 관광산업이 위축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어요.
■앞으로 남은 기간 최문순 도정의 최대 과제는 무엇인지요=남은 임기 동안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도정 목표는 코로나19를 퇴치해 도민들께 일상을 돌려드리는 것입니다. 자율방역시스템을 조기에 정착시키고 예방접종을 신속하고 차질 없이 진행시켜 나갈 겁니다. 일자리 확충과 고용안정을 위한 '강원형 취직 사회 책임제'를 통해 코로나로 심각해진 빈부격차와 실업 문제가 다소나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남북교류의 불씨를 살리도록 노력하고 알펜시아 매각, 영월~삼척 및 춘천~철원 고속도로의 국가계획 반영에도 힘쓰겠습니다.
■말씀하신 '강원형 취직 사회책임제'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고용 불안, 실업으로 인한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회성 지원이나 단기적인 일자리 정책에서 탈피해 고용 실업대책 중심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그래서 강원형 취직 사회책임제 2종 세트를 전국 최초로 시행하게 됐습니다. 정규직 일자리 취직 지원사업과 고용 창출·유지 자금 지원사업 두 가지인데, 도내 기업들이 '투자→수익→재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강원도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해주시죠=코로나19로 인해 도민들의 일상생활과 지역경제 전 분야에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안타깝고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특히 코로나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큰 어려움을 겪고 계신 소상공인, 전통시장 상인, 자영업자, 관광업계 종사자분들께 위로와 힘내시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올해 안에 코로나가 종식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남은 임기 동안 코로나로부터 도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일에 도정의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인터뷰=심은석 취재담당부국장 겸 정치부장
정리=최기영기자 answer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