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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신춘문예에도 명함 내밀까… 주류 문예양식 된 '디카시'

디지털카메라 사진 + 詩… 사진 기술 익힌 문인들도 도전
지자체 문학제, 문예지 공모… 새로운 문예 형태로 확산

 

'디카시(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 + 詩)'가 새로운 문예 양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디카시 공모전이 곳곳에서 개최되는 등 저변도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와 글의 융합은 빠르게 진행중이다. 기술적으로는 고화질 스마트폰 보급이 일등공신이다. 웬만한 사진 촬영 기술은 스마트폰이 알아서 해 준다. 접사, 아웃포커스, 조명 이용 방식이 자동이다. 움직이는 순간을 잡아채는 셔터스피드 조절, 움직이는 물체를 따라가며 촬영하는 패닝 등 감성사진 촬영 기술 습득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디카시의 진입 문턱이 낮은 또 다른 이유로 구성이 꼽힌다. 시가 다섯 행을 넘지 않는다. 일본의 전통시 하이쿠(俳句)와 비슷하다. 3구(행), 17자 틀의 하이쿠는 짧아도 여운이 길다는 묘미가 있다.

디카시도 사진의 시각적 이미지가 시어와 결합돼 시상을 전달한다는 것이다. 시집도 텍스트 중심에서 벗어난다. 사진의 비중이 큰 '사진시집' 형태로 출간된다.

 

기시감이 드는 결합이다. 수채화나 정물화가 시와 결합했던 시화(詩畫)와 결이 비슷하다. 다만 디카시는 즉각적인 해석과 감상으로 이어진다. 자신의 내면을 표출하고 싶은 작가의 문학적 욕망에 사진 기술이 더해지며 디카시 붐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을 일부 문예지와 지자체가 알아챘다. 디카시 공모전으로 예비작가들의 열망을 수용하고 있다. 지난해 구미가 처음으로 디카시 공모전을 연 것을 비롯해 경남 하동의 '이병주 하동 국제문학제', 경기 양평의 '황순원문학제' 등은 일찌감치 디카시를 주요 부문에 포함시켰다. 경남 고성은 아예 '국제 디카시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신춘문예 시, 동시 등에서 등단한 작가들도 디카시 저변에 발을 딛고 있을 정도다.

 

윤일현 대구시인협회 회장은 "기존 시들이 독자에게 의미를 강요한 측면이 있는 것과 달리 짧은 시구로 청량감을 준다. 디지털에 익숙한 시대가 호응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디카시를 가볍고 얕다고 폄하해서도 안 된다. 둘은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공존할 것이고, 또 공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비교-디카시와 하이쿠

 

古池や蛙飛びこむ水の音 (오래된 연못 개구리 뛰어드는 물소리)

 

-일본 에도시대 하이쿠 작가 마츠오 바쇼(松尾芭蕉)가 1686년 쓴 하이쿠

 

 

 

 

김태진 기자 novel@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