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강원지역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가 급감하고, 청년층 고용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관세정책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제조업 등 수출 주력산업 고용시장의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강원지역 제조업·건설업 취업 5개월 연속 동반하락=원주지역의 한 제조업체는 지난해 생산 및 출하량이 2023년 보다 25% 줄었다. 업체 측은 코로나 때보다도 생산량 감소율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업체 대표는 “내수가 워낙 침체돼 올해 초에도 생산이 부진했다. 여기에 미국이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제조업계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9일 강원지방통계지청이 발표한 ‘3월 강원특별자치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15세 이상 취업자는 전년대비 1.5% 늘어난 82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 위축은 심화됐다. 제조업 취업자는 5만7,000명으로 1년 새 3,000명(-5.0%) 가량 줄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2020년 3월 (6만2,000명)보다도 적었다. 이는 내수 부진이 장화되면서 제조업 경기가 위축된 탓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올 2월 기준 도내 비금속 광물제품, 산업용 기
13일 점심시간 찾은 춘천 명동 일원 식당가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점심시간이었지만 손님이 없거나 1~2개의 테이블만 손님이 있는 식당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과거 손님이 줄을 섰던 일식집, 레스토랑 등은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 중인 50대 A씨는 “요즘 하루에 받는 손님이 다섯 팀도 안되는 날이 다반사”라며 “안 그래도 장사가 안되고 있는데 채소, 해산물 등 식재료값은 줄줄이 올라 버텨내는 것도 힘겹다”고 호소했다. 대학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음식점이 즐비한 강원대 후문 인근도 ‘임대’ 공고가 붙은 업소가 한 건물당 1곳 이상이었다. 입학 시즌인 3월이지만 식당을 찾는 학생들이 많지 않았다. 식당가는 한산한 반면 편의점에는 점심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발걸음을 한 학생들로 붐비고 있었다. 양식집 사장 B씨(43)는 “식자재값이 너무 뛰어 최근 메뉴 가격을 1,000원씩 올렸다”며 “요즘 외식비를 아끼려는 학생들이 늘어 매출도 30%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내수 부진이 길어지고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강원지역 외식업 자영업자들의 줄폐업이 이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일반음식점업 3,176곳이 문을 닫은 것으
원주에 거주 중인 이모(28)씨는 공무원 준비를 포기하고 2년째 아르바이트 생활 중이다. 이씨는 진로를 정하지 못한 채 취업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이씨는 “문과 계열을 전공했는데 취업이 쉽지 않아 고민”이라며 “주변에도 취업을 못한 친구들이 많다. 최근 부모님 권유로 조리사 자격증을 준비할까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강릉에서 9개월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권모(25)씨는 전공을 살려 취업하기 위해 데이터 개발 멘토링을 받았다. 권씨는 멘토링을 위해 모아놓은 돈의 절반 이상을 썼지만 구직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권씨는 “이력서, 면접 준비와 각종 비용 등 취직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취업시장에 찬 바람이 불면서 올 상반기 구직을 포기한 강원지역 고학력자 수가 역대 상반기 중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강원지역 비경제활동인구 중 대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보다 6,000명 늘어난 10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사상 처음 대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취업준비생도 역대 상반기 중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 중’이라고 응답한 수는 전년대비 38.3%
원주에서 배달음식점을 운영하던 A(49)씨는 최근 2년 간 코로나 때도 체감하지 못했던 불황으로 경영난에 시달렸다. 빚을 갚기 위해 대출, 카드 등으로 돌려막기로 버티던 A씨는 결국 올 2월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A씨는 “고금리에 인건비 상승까지 겹쳐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며 “더 이상 버티지 못해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경제위기로 올해 강원지역 상반기 개인회생 신청과 법인파산 신청이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강원지역 개인회생 신청은 1,865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접수된 1,672건보다 200건 가까이 증가했다. 코로나가 급격하게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상반기 1,200건보다 55.4% 늘어났다. 실제 춘천지역의 한 법률사무소도 최근 개인회생, 파산신청 관련 상담 건수가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증가했다. 강원지역 법인 파산 신청 건수도 6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1건보다 6배 늘었다. 지난 한해 동안 접수된 7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2020년 법인 파산 신청 총 건수 5건보다도 많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