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역 나눔 온기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대표적 모금활동인 사랑의 열매의 '희망2026나눔캠페인'부터 적십자사 모금, 구세군 자선 냄비, 연탄은행 기부에다 헌혈에 이르기까지 녹록지 않은 겨울을 맞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 대한 지원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충청지역 4개 시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중 가장 많은 모금액 목표인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내년 1월 31일까지 '희망2026 나눔캠페인'을 통해 모금할 목표액은 210억 4000만 원이다. 매년 목표액을 초과달성할 만큼 열성적으로 모금활동을 했지만 초반 흐름은 분위기가 밝지 않다.
17일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16일 기준 목표액 210억 4000만 원 중 64억 600만 원을 모금해 사랑의 온도 30.4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66억 3100만 원(31.5도)에 비해 약 2억 원 감소한 수치다. 눈에 띄는 것은 용지를 통한 기부가 크게 줄었다는 것. 올해 충남지역 지로 모금액은 6억 42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8억 9100만 원보다 약 2억 4900만 원 감소했다. 참여 건수 역시 전년의 72%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물 기부 접수와 문의 또한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는 게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분석이다. 충청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가장 많은 모금을 해왔던 충남의 모금이 저조할 경우 전체 목표액 달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캠페인 초반에는 도내 기업과 단체의 참여로 전년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지만,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모금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지사도 비슷한 상황이다. 대전·세종지사 연말 성금 모금액은 16일 기준 목표액 10억 2000만 원 가운데 4억 6700만 원으로, 전년 동기(4억 2700만 원)보다 4000만 원(8.7%) 정도 감소했다.
거리모금의 상징인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액도 예년만 못하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거리모금의 경우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경기 상황에 따라 모금액의 규모가 달라질 수 있는 구조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 질수록 모금액이 늘어나는 경향이지만 현재 모금 손길은 체감적으로 적다.
수십 년간 거리 모금에 참여해 온 한 구세군 관계자는 "최근 몇 년과 비교하면 체감되는 모금 규모가 줄었다"며 "구세군 거리모금의 경우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까워 질수록 모금액이 늘어나 이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전연탄은행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올해 누적 연탄 전달량은 약 2만 1000여 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대전연탄은행은 연탄을 수급하는 대로 순차적으로 대기 가구에 전달하고 있지만 지원이 필요한 가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데다 연탄 수급도 쉽지 않아 어렵다는 설명이다.
대전연탄은행 관계자는 "정부나 지자체 예산 없이 민간 후원으로만 운영되다 보니 기부가 줄면 활동 자체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며 "각 가정에 연탄을 나르는 노력 봉사를 하고 싶다는 문의는 많이 오지만 나를 연탄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연말 헌혈 수급도 걱정거리다.
대전·세종·충남 혈액원에 따르면 15일 기준 충청권 혈액 보유량은 평균 4.8일분으로 집계됐다. 혈액 보유량이 5일 미만이면 '관심 단계'로 분류되며 충청권은 두 달 가까이 관심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단체 헌혈 증가로 전체 수치는 유지됐으나 개인 헌혈의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혈액원의 설명이다.
연말연시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십시일반 기부 문화 확산이 필요한 시점이다.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우리 주변에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많은 이웃들이 있다"며 "내년 1월 31일까지 진행되는 희망나눔캠페인 기간 나눔의 열기가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