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년째 전쟁 같은 삶' 91세 변애자 씨…아직 '6·25 피란민촌'에 산다
70년 세월이 흘렀지만, 대구에 6·25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피란민 수용소' 건물이 있다. 아직 이곳에는 '피란민 할머니'가 살고 있다. 대구 북구 칠성동 북부교회 인근 낡고 허름한 건물. 동네 사람들은 이곳을 '피란민 수용소'라고 부른다. 20여 명의 사람들이 월세 5만원짜리 9.9~26.4㎡(3~8평) 공간에서 '피란 생활'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악취가 코를 찌르는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니 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모여 살았던 건물 4동이 나왔다. 건물을 떠받치는 나무는 썩고, 흙으로 만든 벽은 군데군데 헐어서 무너질 지경이었다. 전쟁이 끝나고도 두 세대가 바뀌었지만, 변애자(91) 씨는 여전히 이곳에서 힘겹게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다.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난 변 씨는 해방 전 부모 손을 잡고 서울 용산까지 3일이 걸려서 이 내려왔다. 이후 남편을 만났고 경북 안동에서 가정을 꾸렸다. 하지만 남편과의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변 씨는 전쟁 중이던 1952년 남편과 불화로 큰아들을 등에 업은 채 부모가 있는 칠성동 피란민수용소로 돌아왔다. 그렇게 이 동네와 인연이 이어졌다. 변 씨에 따르면 이곳은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관리했던 '뽕나무
- 임재환 기자
- 2021-06-23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