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사형을 구형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최후진술에서 "비상계엄은 '망국적 패악'에 대해 국민들이 감시와 견제를 해달라는 호소였는데, 이리떼들의 내란몰이 먹이가 됐다"고 주장하며 격양된 모습을 보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 심리로 13일 오전 9시 30분 시작된 내란 사건 결심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14일 오전 0시 11분부터 최후 진술 기회를 얻어 1시간 29분 간 발언을 이어나갔다.
그는 "이 사건 공소장은 객관적인 사실과 기본적인 법 상식에 맞지 않는 망상과 소설"이라며 "저 역시 과거 26년간 수사와 공판을 담당해봤지만 이렇게 지휘체계도 없이 중구난방으로 여러 기관들이 미친듯이 달려들어 수사하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조건 내란이라는 목표로 수사가 아닌 조작과 왜곡을 해왔다"며 특검팀 수사 결론이 사전에 정해져 있었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은 초반에 차분하게 최후 진술을 시작했지만 국회 이야기가 나오면서 점점 얼굴이 빨개지고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발언하던 도중 헛웃음을 짓고 방청석 쪽을 바라보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발언을 강조하는 부분에선 오른손으로 주먹을 쥔 채 흔들거나 책상을 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반국가세력, 체제 전복세력, 외부 주권 침탈세력과 연계하여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거짓선동으로 여론 조작하고 국민과 정부 사이를 이간질했다"며 "반헌법적인 국회 독재를 벌이고 헌정을 붕괴시키고 국정을 마비시켜 나라가 망국 위기에 처하도록 했다"고 했다.
여당과 특검을 엮어 동일한 정치 공동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특검에 대해선 "우리나라를 오래전부터 지배해온 어둠의 세력들과 국회에서 절대다수 의석을 가지고 잇는 민주당의 호루라기에 맹목적으로 달려들어 물어뜯는 이리떼들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각을 세웠다.
앞서 특검은 구형 이유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장기독재를 위해 비상계엄을 준비했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해선 "과거 쿠테타성 장기독재 내지는 권력장악에서 개헌이라는 것은 국회를 해산시키고 국민투표를 밀어붙여 (개헌을) 했지만, 오늘날 국민들이 이런 국민투표에 (순순히) 응하겠느냐"며 "거기에 관한 정무적인 시나리오를 좀 제시해보라"고 반문했다.
부정선거 음모론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국가정보원의 보안점검 결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가기관이 갖춰야할 기준에 현저히 미달하고 외부해킹에 무방비한 심각한 상황이 드러났다"며 "(계엄 당시) 선거관리 중요성과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점검하도록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예산 삭감, 입법 거부, 줄탄핵 등 민주당의 폭거 사례를 나열하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함께 기소돼 재판받고 있는 군·경 수뇌부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선포한 계엄에 의해 일한 사람들"이라며 "함께 재판정에 있는 분들은 아무 죄가 없다"고 말했다. 말미에는 "모두 제 부덕함의 소치"라며 "제가 너무 순진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날 재판은 17시간 만인 오전 2시 25분 종료됐다. 선고는 다음 달 19일 오후 3시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