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에 가족들과 만나 함께 먹을 음식을 사러 왔습니다.”
지난달 30일 오전 8시께 전주시 완산구 남부시장 상인들은 손님맞이에 분주했다. 가게 셔터를 올린 상인들은 매장 진열을 점검하고 들어온 상품을 확인하는 등 오전 장사를 위한 준비에 열을 올렸다. 평일 오전 이른 시간대였지만 시장 내부에는 시민과 관광객 등 손님들이 하나둘 찾아왔고, 손님들은 상인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구매할 만한 상품이 있는지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날 시장에서 만난 서모(70대) 씨는 “명절 때 가족들과 먹을 겉절이를 담그려고 배추 가격을 좀 알아보러 왔다”며 “명절을 앞둬서 그런가 많이들 와서 물건을 사는 것 같다”고 웃었다.
박정철(64) 씨는 “평일인데도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왔다”며 “조만간 추석 때 제사상에 올릴 과일이나 음식을 사려고 하는데, 가격이 좀 괜찮은게 있는지 확인해 보려고 왔다”고 말했다.
김모(70대) 씨는 “내일부터 전통시장 환급 행사가 진행된다고 들었다”며 “사람이 좀 적을 때 미리 구매할 물건이 있는지 보러왔다”고 전했다.
같은 날 전주 중앙시장, 모래내시장 등 다른 전통시장도 명절을 준비하기 위해 찾아온 손님들로 북적였다. 매장에서 원하는 수산물과 농산물을 몇 소쿠리씩 산 시민들은 양손 가득 구매한 물건을 든 채 다른 가게를 둘러보기 위해 자리를 떠났다.
이처럼 오랜만에 찾아온 대목에 전통시장 상인들도 큰 기대를 나타냈다.
남부시장에서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는 조영주(71) 씨는 “최근 민생회복지원금도 지급되고 추석도 다가오고, 행사도 많이 열리니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신다”며 “명절 이외 기간에도 전통시장에서 여러 행사를 진행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축산물을 판매하는 길모(70대) 씨는 “10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전통시장 환급 행사가 시작되는데, 손님이 많이 오실 것 같다”며 “연휴가 너무 길다 보니 해외로 가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서 좀 걱정스럽긴 하지만 대목이니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콩나물과 두부를 판매하는 김혜영(58) 씨는 “얼마 전까지는 너무 덥다 보니 상인들도 힘들었고, 고객들도 잘 나오지 않으셔서 정말 쉽지 않았다”며 “날도 시원해지고 추석도 다가오니 손님도 많이 오시고 훨씬 상황이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통시장 상인회는 명절 기간 찾아오는 고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남부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간혹 전통시장 환급 행사 진행 중 고객들에게 갈 몫을 챙기려고 갑자기 가격을 올려서 파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당장의 이익을 위해 고객들을 저버리는 행위”라면서 “상인회는 이런 행위를 철저히 확인하고 방지해 시장을 찾은 시민들께서 좋은 기억만 가지고 돌아가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의 지원으로 진행되는 전통시장 환급 행사는 1일부터 오는 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행사 기간 동안 예산 소진 시까지 전통시장에서 농축산물·수산물을 6만 7000원 이상 구매했을 시 2만원, 3만 4000원 이상 구매했을 시 1만 원을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