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을 20일 앞두고 텃밭인 광주를 찾아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호남의 지지를 호소했다. <관련기사 3면>

이 대표는 이날 이해찬·김부겸 상임선대위원장과 함께 광주를 찾아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 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현장 합동 선거대책위원회의 개최, 전남대 후문 거리 유세 등 강행군을 통해 전통적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이 대표는 21일 광주 북구 전남대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이 부여한 권력으로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국민의 삶을 망치고 나라 망신을 시키고 있는 반(反) 국민 세력을 심판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 들어 민생과 경제가 파탄 난 점 등을 들고 이번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을 부각하며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결이 아니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과 나라를 망치고 주권을 부정하는 윤석열 정권과의 대결이다. 윤석열 정권 심판과 국민 승리를 위해 민주당이 국민들의 유용한 도구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은 광주가 지켜낸 민주주의 역사를 끝도 없이 무너뜨리고 있다. 대통령 심기를 거스르면 ‘입틀막’하고 언론을 상대로 ‘칼틀막’ 협박까지 서슴지 않는다”며 “민주주의 선도 국가였던 대한민국은 단 2년 만에 독재화가 진행 중인 나라로 국제적인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고 맹공했다.

이 대표는 또 “윤석열 정권이 무너뜨린 것은 민주주의만이 아니다. 요즘 마트나 시장 가기가 겁나지 않나. 내 호주머니는 그대로인데 1만원으로 밥 한끼는커녕 사과 한 알 겨우 살 수 있다”며 “국민은 하루하루 버티는 것조차 버거운데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은 아무 대책이 없고 관심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시간, 심판의 시간이 다가왔다”며 “민생을 파탄에 빠뜨리고 경제를 폭망시키고 평화의 위기를 몰고 온 구제불능 민생 노답 정권을 국민이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정권 심판론을 강조하면서도 지역 공약도 언급했다. 그는 “광주를 모빌리티, AI(인공지능) 반도체 융합 실증 도시로 조성하겠다”며 “광주 서남권에 대한민국 최고의 창업 클러스터를 만들고 광주도시역사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분원 등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대표는 앞서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합동 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에 대한 임명 철회와 출국 금지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이종섭 대사가 ‘도둑 입국’을 했다. 이 대사는 국기문란 사건의 명백한 핵심 피의자다”며 “핵심 피의자를 대사로 임명해 빼돌리는 등 헌정 질서를 문란케 하는 명백한 국기문란이다. 대통령은 즉각 이 대사를 해임하고 출국 금지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민의힘은 이 대사가 행사 때문에 귀국했는데 국민 뜻을 존중해서 귀국한 것처럼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총선 전 본회의에 의원 전원이 참석해 채 상병 국정조사, 이 대사 도주 사태와 채 상병 특검 등 ‘쌍특검·1국조’를 처리할 것을 알린다. 국민의힘은 손톱만큼이라도 국민을 존중하고 진심을 가지고 있다면 쌍특검·1국조에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윤영덕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지난 20일 민주당과 민주연합 선대위가 첫 합동 회의를 열고 가장 먼저 광주를 찾았다”며 “광주시민의 윤석열 정부 2년 실정과 패악에 대한 분노는 이미 한계치에 이르렀고 정권 심판의 의지 또한 확고하다. 압도적 승리로 보답해야 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회의에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중앙당 선대위원 등과 함께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4·10 총선을 앞두고 5·18묘역을 찾게 됐는데 만감이 교차한다”며 “개인의 알량한 권력욕, 그 특정 집단의 권력욕 때문에 수백명의 무고한 국민을 칼로 찌르고 쇠심 박힌 몽둥이로 때리고 총으로 쏴 죽이는 그런 일들이 실제로 있었다”고 말했다.이 대표는 “5·18은 여전히 살아있는 우리의 현실이다”며 “국민이 맡긴 권력을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배반하는 용도로 사용한 처참한 역사의 현장에서 이번 4·10총선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