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충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강원특별자치도 내 경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기업의 생산 비용 인상과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과도 직결돼 소비자물가에 막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당장 정부는 경제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제유가 4%대 급등=10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 소식에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34%(3.59달러) 오른 배럴당 86.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상업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 11월물 가격 역시 전 거래일 대비 4.23%(3.58달러) 상승한 배럴당 88.1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국내 유가도 요동치고 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도내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06.53원, 경유 가격은 1,713.32원을 나타냈다. 휘발유와 경유 모두 13주 연속 상승세로, 각각 지난해 8월16일(1,808.17원), 지난 1월10일(1,715.37원) 이후 최고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지난해 2,200원대까지 치솟았던 도내 기름값은 올들어 서서히 예년 수준을 되찾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감산 결정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정부는 지난 4월과 8월 유류세 인하조치를 연장하며 대응했으나, 국제유가 폭등 시 휘발유 가격이 다시 2,000원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물가 '빨간불'=문제는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소비자물과 상승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에서 휘발유에 부여되는 가중치는 20.8로, 전체 459개 품목 중 다섯번째로 높다. 그만큼 기름값의 등락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다는 의미다.
도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 3월(4.55%)까지만 해도 4%대로 높았으나, 서서히 둔화하며 7월(1.77%) 1%대까지 내려왔다. 그러다 국제유가의 영향을 받아 8월(3.12%) 3%대로 반등했고, 지난 달 더 올라 3.55%를 기록했다.
기름값은 전기, 가스 생산과도 연결되는 만큼, 이번 무력 충돌이 국내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더욱이 이달 중순께 정부와 여당은 4분기 전기요금 인상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이번 전쟁에 따른 국내 석유·가스 수급 현황과 국내외유가 영향 점검에 나섰다.
다만 분쟁 지역이 주요 원유 운반 경로와 동떨어져 있는 만큼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분쟁 지역이 국내 주요 원유·가스 도입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떨어져 있는 만큼국내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에는 차질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경제 리스크 관리 만전=곧바로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의 무력 충돌 사태를 언급하며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관계부처는 국내외 경제·금융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금융 불안정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들의 생활물가 안정 방안과 서민 금융 안전장치를 확실하게 마련하고, 동절기 대비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도 철저하게 챙겨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