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의대 졸업생 15%만 경남 취업
환자 원정진료도 10년 새 36% 증가
수도권 쏠림에 지역 의료격차 심화
국립대 의대 신설·지역의사제 도입
중증질환 치료 병원 지원·육성해야
의대 졸업생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취업하는 등 수도권 선호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남지역 의대를 졸업한 졸업생 중 15.1%만이 경남지역 병원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서울 5대 상급병원으로 원정진료를 가는 경남지역 환자는 10년 사이 36%가 늘었고, 진료비도 126.1%가 늘어 2022년 한 해 2365억원을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이 같은 의료 인력과 수요의 수도권 쏠림이 지방 의료격차를 더욱 심화시키고 결국 지방소멸을 가속화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남 소재 의대 졸업생 15.1%만 경남 취업=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이 최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전국의 의대 졸업생 취업 현황에 따르면 분석대상자 8501명 중 절반이 넘는 4901명(57.7%)이 수도권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지역 취업자는 절반에 가까운 3906명(45.9%)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국 의대 졸업생 중 서울 소재 대학 졸업생이 29.1%, 수도권 졸업생이 31.8%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수도권 의과대학 출신 졸업생들의 상당수가 수도권 병원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기간 경남지역 의대에서는 총 254명이 졸업했고, 직장인 건강보험에 가입된 239명 중 103명(43.1%)이 수도권에, 136명(56.9%)이 비수도권 병원에 취업했다.
여기에 자신이 졸업한 대학 소재지 병원에 취업한 경우가 절반 이하에 그쳐 지역 의료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지역 의대에 정원을 배치한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의대 졸업생 분석 대상 8501명 중 자신이 졸업한 지역의 병원에 취업한 경우는 49.6%인 4215명으로 절반에 그쳤고, 45.9%인 3906명이 서울 소재 병원에 취업했다.
경남지역 의대 졸업생은 15.1%에 해당하는 36명만이 졸업 후 경남지역 병원에 취업했다. 경남의 경우 56.9%가 비수도권 병원에 취업했음에도 그중 경남 내 취업은 15.1%에 그쳐 지역내 취업 수치가 경북(3.2%), 울산(7%) 다음으로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동용 의원은 “의대 정원을 늘리더라도 지역에 의사가 남을 수 있도록 의대 없는 지역의 경우 국립대에 의대 신설과 지역의사제 도입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 상급병원 경남환자 10년 새 36% 증가= 의대 졸업생들의 수도권 쏠림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지방환자들의 원정 진료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 거주하는 국민 중 이른바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아산병원)에서 진료받은 인원은 지난 2013년 50만245명에서 2022년 71만3284명으로 42.5% 늘었다.
경남의 경우 2022년 한 해 동안 6만7802명의 환자가 빅5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이는 전국 지자체 중 5번째로 많은 수치이며, 지난 2013년 기준 4만9859명보다 36%가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경남도민 사망원인 1위인 암 치료를 위해 수도권을 찾은 경남 환자도 지난 5년 동안 평균 1만9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2만4000여명이 수도권을 찾은 경북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경남의 원정 암치료 환자는 2018년 2만2447명에서 2022년 2만5531명으로 늘었다.
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빅5 병원 원정진료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2018~2022년) 동안 비수도권에 거주하는 100만명 이상의 암환자가 소위 서울 빅5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원이 의원은 “의료격차가 심해질수록 지방소멸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광역시가 아닌 지방 중소도시에도 중증질환을 치료하는 거점 대학병원을 지원·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