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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부산의 이야기 ‘40계단’으로 춤추다

부산시립무용단 85회 정기공연 ‘부산, 40계단’
바다처럼 부산·사람 이야기 배인 장소 모티브로
피란민·정착민과 지역 역사 이야기 춤에 담아
“부산이 품은 이야기 하나씩 꺼내 보려는 작업”

 

부산의 역사와 사람 이야기가 춤의 바다로 찾아온다.

 

부산시립무용단은 제85회 정기공연 ‘부산, 40계단-바다 곁에 오래였으나, 바다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를 20일과 21일 양일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부산 중구 중앙동에 위치한 40계단은 인근에 한국전쟁 피란민들이 판자촌을 이뤄 밀집해 살았던 장소이다. 이곳에는 구호물자 판매 장터가 펼쳐지는 등 계단을 오르내린 사람들의 애환의 역사가 새겨져 있다.

 

‘부산, 40계단’은 부산시립무용단이 야심 차게 준비한 신작 공연이다. 늘 시민의 곁을 지킨 바다와 같이, 부산과 부산 사람의 이야기가 짙게 배인 장소들이 모티브가 됐다. 작품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바다 곁에 살면서 바다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살았던 것처럼 우리가 잊고 있었던 시간과 지역의 이야기를 춤으로 풀어낸다.

 

부산시립무용단원들은 피란민과 정착민, 보고 싶은 사람들과 잃어버린 사람들, 계속해서 부산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몸의 예술로 표현한다. 가족과 헤어진 아버지, 애인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참전용사, 피란 시절 예술의 동반자를 잃어버린 작곡가 등을 표현한 작품에는 만남과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도 담긴다.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고 마무리되지 않은 채 우리 곁에 남아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 무대는 ‘부산으로 드는 시간’ ‘생과 사의 춤’ ‘40계단’ ‘We Are Here(아직 여기에 있어요)’로 구성된다. 굴곡진 세월을 살아낸 사람들의 애절한 사연이 춤의 내용을 이끌어가고, 마지막에는 전체 단원이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듯 춤추는 군무가 등장한다. 부산시립무용단은 드라마틱한 움직임과 음악, 설치미술과 영상을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무대를 만들어낼 예정이다.

 

‘부산, 40계단’은 부산시립무용단 이정윤 예술감독이 연출과 안무를 맡았다. 이 예술감독은 이번 작품에 대해 “부산이라는 도시가 지금까지 발전해오고 흘러오면서 품고 있던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 보려는 작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코로나로 어렵게 보낸 긴 시간을 이야기하면서 “저희 무용단이 건강한 모습으로, 새로운 작품으로, 또 새로운 시대에 맞춰 정성껏 준비한 공연을 꼭 한 번 지켜봐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산시립무용단 정기공연 ‘부산, 40계단’은 20일 오후 8시, 21일 오후 4시와 8시 총 3회 공연한다. 관람료는 R석 3만 원, S석 2만 원이며 초등학생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