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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한 지역구에 국회의원 사무실 3곳… 전주을 국회의원 풍년(?)

전국적으로 사례 전무
국민의힘 정운천·민주당 양경숙·무소속 이상직 한곳에 진풍경
정 의원 비례 당선·이상직 탈당 등 여러 사태가 현 지형 만들어
지역 내 입지 100% 차지하지 못하는 형국, 묘한 경쟁 구도

 

지난해 총선 결과와 21대 국회의원 재임기간 중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맞물리면서 전주을 지역구에만 국회의원 세 명이 공존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전주을에는 지역구 의원인 무소속 이상직 의원과 지난 20대 지역구 의원이던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 이번에 전주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낙점된 양경숙 의원이 활동하고 있다.

한 지역구에 국회의원 3명이 사무실을 연 곳은 전국적으로도 그 사례가 전무하다.

특히 전북은 인구가 적은 만큼 국회의원 수가 부족한 지역이다. 실제 도내에선 보통 2~4개의 시·군을 한 개의 지역구로 묶어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실정임을 감안하면 한 지역구에 현직 국회의원 3명이 사무실을 열고, 경쟁을 벌이는 모습은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 이들 3명은 내년도 국가예산이 확정되자 전주지역 예산 확보활동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전주을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 명 의원 모두 일반적인 상황이라고 보긴 어려운 상황으로 각자 완전한 입지를 구축하는 데 서로 다른 한계에 봉착해있다.

전주을 지역구 국회의원은 민주당 후보로 62.54%의 득표를 받고 당선된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다. 전주을은 19대에서도 이상직 의원의 지역구였다.

그러나 이 의원은 의정 초기 이스타항공 문제 등 여러 송사에 휘말리면서 더불어민주당을 자진 탈당하게 됐고, 전주을 지역을 둘러싼 정치지형이 복잡해졌다. 그가 맡았던 민주당 전주을 지역위원장 자리 역시 장기간 공석으로 남은 상태다. 아울러 그가 구속되자 지역구 의정 활동에도 공백이 불가피했다. 최근 이 의원은 출소 후 자신이 상임위를 맡고 있는 국방위원회나 국회 본회의장에 꾸준히 출석하는 등 의정활동을 재개한 상황이다. 다만 그는 재판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혐의를 벗고, 재기를 노려야하는 입장에 놓였다.

민주당은 최근 조강특위를 열고 전주을 문제를 봉합하고자 했으나 여러 논란을 우려해 대선 후로 결정을 미룬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21대 총선에서 전주을 예비후보로 경선을 치렀던 이덕춘 변호사와 지역 내 도의원들이 지역위원장 발탁을 노렸지만, 공모도 진행되지 않았다. 대신 현직 의원인 양경숙 의원은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해 최소한의 공백을 메우고자 했다. 양 의원은 올 상반기 효천지구 인근에 사무실을 열고, 지역 활동을 개시했다.

그는 민주당 소속이지만, 일부 지역 내 정치권의 반발 등을 해소해야 한다. 그리고 여전히 지역구 내 현직의원의 존재도 그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전주을 소속 당원들의 신임을 얻는 과정도 필요한데다 자신의 개인적 정치적 입지가 아닌 지역을 위한 선택임을 입증하는 일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정운천 의원의 경우 20대 총선에서 37.53%의 득표율로 전주을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당시엔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치열하게 경쟁한데다 보수외길로 지역발전에 노력한 정 의원의 활동이 좋은 평가를 얻으면서 당선의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여파 이후 그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을 잠시 떠났다. 정 의원은 김무성, 유승민 전 의원 등과 바른정당을 만드는데 일조했고, 이후 바른미래당을 거쳐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그가 가까스로 만들었던 전주을의 보수바람이 약해졌고, 여러 지역 활동 실적에도 비례대표로 전략을 선회, 미래한국당 16번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정 의원은 비록 비례대표지만 서진정책의 교두보로 전주을을 삼고 있으며, 여전히 전북 등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집중하고 있다. 정 의원의 딜레마는 당 지지도를 올리기가 어렵고, 보수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두 세배 이상의 일을 해내야 겨우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향방과 전략은 향후 대선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아울러 이상직 의원의 재판 결과에 따라 전주을은 물론 전북 정치지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전주을 지역위원회 소속인 이덕춘 변호사는“결과적으로 우리지역에 2명의 의원이 더해진 것이나 다름없다”면서“상당히 독특한 구도지만, 이분들이 선의의 경쟁을 벌여서 지역 내 숙원사업이나 시민들의 민원해결이 한 결 수월할 것 같다는 기대도 있다”고 평가했다.

김윤정 kking152@jj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