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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부산 주택가격 양극화, 전국서 가장 심하다

 

전국 대도시 중 부산의 상·하위 주택가격 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산에선 고가 주택 위주로 가격이 급등하면서 하위 주택과의 가격 차가 6배 이상 벌어지는 등 자산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4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8월 기준 부산 주택가격 5분위 배율은 6.6으로 1년 전인 지난해 8월 5.2보다 격차가 훨씬 더 커졌다. 주택가격 5분위 배율은 상위 20% 주택의 평균을 가격 하위 20% 평균으로 나눈 값으로,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간 가격 격차를 나타낸다. 이 배율이 높을수록 고가와 저가 주택 간 가격 차가 심하다는 의미다.

 

상위 20%, 하위 20%의 6.6배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편차 커

규제정책 탓 똘똘한 한 채 선호

고가 아파트값 1년 새 40%↑

수도권은 하위 20%가 더 올라

 

 

 

5분위 배율 6.6은 KB국민은행이 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전국 특별·광역시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8월 기준으로 서울과 인천, 대구 등 전국 대도시 중 주택가격 5분위 배율이 6이 넘는 곳도 부산이 유일하다. 부산에 이어 울산이 5.9로 두 번째로 높고, 이어 대전(5.6), 광주(5.5) 순이었다. 서울(4.9)과 대구(4.7), 인천(4.6)은 5를 넘지 않았다.

 

이는 부산지역에서 고가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크게 뛴 영향이 크다. 실제로 KB부동산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부산의 5분위 주택가격 상승률은 40.6%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2위인 울산(27.6%)과의 격차도 상당하다. 인천(26.8%), 대구(22.3%), 대전(20%)도 20%대를 기록했고, 서울은 15.5%에 그쳤다.

 

지난 1년간 부산지역 평균 주택가격상승률(24.4%)을 고려하더라도 상위 20%인 5분위 주택가격 상승률은 두드러진다. 부산지역 상위 20% 주택 평균가격은 지난해 8월엔 5억 9183만 원이었지만, 1년 새 2억 4000여만 원이 훌쩍 뛴 8억 3249만 원을 기록했다. 4분위(39.8%)와 3분위(30.8%) 주택 가격 상승률도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그러나 2분위(16.9%)와 1분위(11.4%)의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1분위(11.4%)의 가격 상승률은 5분위(40.6%)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1분위 주택가격은 지난해 8월 1억 1366만 원에서 올 8월에는 1억 2661만 원으로 965만 원 오르는 데 그쳤다.

 

부산의 주택가격 5분위 배율은 2017~2019년만 하더라도 4.5~4.8 수준으로 전국 대도시 평균과 비슷했고, 서울이나 광주보다는 오히려 낮았다. 그러나 지난해 6월 5.0을 기록한 이후 가파르게 올라 12월엔 6.0을 돌파한 뒤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이는 ‘키 맞추기’로 오히려 하위 20%의 상승률이 더 두드러지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대도시의 대체적인 현실이기도 하다. 서울은 고가 주택인 5분위 상승폭이 15.5%에 그쳤지만 1분위는 이보다 높은 21.2%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역시 5분위가 28.1% 상승하는 동안 1분위는 37.8% 올랐다. 수도권 집중 현상이 가속화돼 수도권 전체 주택 가격 상승을 기대하면서 수요자들이 저가 주택 매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지방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에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상·하위 주택 간 가격 격차도 사상 유례없이 커진 것이다. 특히 부산은 전국구로 주목받는 해운대 수영 등 해안가의 인기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오른 반면, 산복도로와 공단 주변 등 주거환경이 열악한 주택들도 많아 타 지역에 비해 양극화가 보다 더 심화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2019년 15억 원 이상 거래된 부산지역 아파트 단지는 13곳이었으나, 지난해엔 34곳으로 늘었고, 올해는 9월 말까지 43곳에 달한다.

 

다만, 이러한 부산지역의 극심한 양극화 현상이 다소 누그러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동부산권의 고가 주택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최근엔 1억 원 안팎의 저가 주택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상·하위 주택 가격 차가 유례없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저평가된 서부산권 주택과 노후 주택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