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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전시리뷰]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갤러리 소소 '먼 사람, 사람, 가까운 사람'展

조형성·거리감·실루엣… '담백하게' 바라보기

 

 

저마다의 거리에서 대상을 바라보는 전시가 열린다.

강석호·노충현·서동욱 작가는 지난 7일부터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갤러리 소소에서 '먼 사람, 사람, 가까운 사람' 전을 진행하고 있다. 

 

 

강석호, 사람 일부분 확대 정체성 멀어지기
서동욱, 선택한 거리서 익숙하면서 낯설게
노충현, 감상자 시선 풍경서 인물로 옮겨가
 

 

다음 달 19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에서 강 작가는 대상에 대한 세밀한 묘사보다는 화면 안에서의 조형적 형태를 우선시한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확대한 사람의 일부분만을 그렸다. 누군가의 배가 화면 전면에 드러난 작품 '무제'에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작품 속 인물을 생각하게 하면서 대상에 대한 심리적 반응을 강하게 만든다. 작품 속 대상은 인물로서의 정체성에서 멀어지며 화면 안의 균형과 조화를 위한 조형요소가 된다.

 

 

이어 서 작가는 '선택한 거리'에서 바라본 인물들을 중심으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완성했다. 그는 "우리가 가장 가깝게 느끼는 내 앞에 있는 그 사람과의 거리가 '선택한 거리'"라고 설명했다.

가만히 서서 정면을 바라보는 인물을 표현한 작품 'JK'와 잠들어 있는 인물을 표현한 작품 '여름-아침Ⅱ' 등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서 작가를 만나 익숙하면서도 낯선 존재로 거듭난다. 이불 속에 얼굴을 파묻은 뒤통수, 정면을 응시하는 회색 눈빛은 아는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지만 실상은 모르는 인물이다.

 

 

 

노 작가는 가장 멀리 있는 사람을 작품 속에 담았다. 작품 속 인물들은 풍경 속에서 실루엣만으로 표현되는데 조화로운 구도와 색채로 이루어진 작품을 보는 감상자의 시선은 먼저 전체 풍경을 향하게 되고 이후 자연스럽게 인물로 옮겨간다.

여기서 사람에 대한 감흥은 주변 환경에 의해 일어난다. 작품 '밤눈'에서는 차분하게 가라앉은 겨울 풍경 속 바퀴 자국이 난 길 위의 인물에서 알 수 없는 쓸쓸함이 보이고, 작품 '장마'에선 화창하게 비치는 햇살과 푸른 생기를 담은 풍경 속 인물을 통해 노동의 생기와 고단함을 전한다.

갤러리 소소 관계자는 "감정의 발생은 사람에 대한 작가의 해석 때문일 수도 있고 작품을 바라 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투사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며 "이들 작품은 가슴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형태를 담백하게 볼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