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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부산영화 미래보고서 2] 지적 재산권(IP) 확보 통한 콘텐츠 경쟁력 강화가 관건

(4) 부산 콘텐츠산업이 갈 길은

 

문화체육관광부의 ‘2019 콘텐츠산업 통계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부산의 영화산업 매출액은 서울(3조 2682억 원·55.5%), 경기도(1조 1284억 원·19.2%)에 이어 2344억 원(4.0%)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쏠림 현상이 영화산업에도 두드러지지만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 중에서는 부산이 가장 많은 매출액을 올렸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산업의 발달로 앞으로 이 숫자는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부산에도 기회가 왔다는 뜻이다.

 

최근 크로스오버 콘텐츠 부상

OTT 경쟁력은 IP 확보가 중요

지역콘텐츠 개발과 연계해야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 기업 입주

기획·촬영·후반작업 모두 가능

IP 활용으로 제작 활성화해야


 

 

 

■기획, 제작, 후반작업 ‘원스톱’ 부산

 

올 6월,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영상특구에 위치한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의 기업 입주가 마무리됐다. 지난해 11월 1층 사운드 스테이션이 개관했고, 이후 2~3층은 입주 기업이, 4층에는 ‘한·아세안 ICT 융합빌리지’가 들어서며 부산은 명실상부 영화·영상 기획과 제작, 촬영, 사운드와 색 보정(DI) 등 후반작업까지 모두 가능한 도시가 됐다. 2009년 2월 시설 설립 이후, 지난 10년 동안 여러 차례 유치한 역외기업이 떠나면서 생긴 부산시의 오랜 골칫거리가 해소된 셈이다.

 

특히, 올해 부산영상위원회가 위탁 운영사로 선정되고, 민간 기업 입주가 완료되면서 부산에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실제로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에서 만난 업체들은 모두 성장하는 기업으로 최근 OTT 산업 발달과 시설 입주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었다.

 

입주 기업인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 ‘스튜디오 봉’의 배봉진 대표는 “코로나19 초반 잠깐 휘청하긴 했지만 OTT 산업의 발달로 애니메이션의 수요가 부쩍 많아졌다”면서 “OTT 플랫폼이 워낙 좋은 퀄리티를 요구하기 때문에 퀄리티에도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강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렉플’의 윤인규 대표는 “시설 입주 이후 1층 사운드 스테이션이나 4층 ICT 빌리지의 AR 스튜디오를 이용해 메타버스로 강의를 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영상 장비 대여와 영상을 제작하는 ‘㈜카메디아스퀘어’, 영상분야 음원을 제작하는 ‘그로우포뮤직’,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부일기획’, 광고·디자인 업체인 ‘공감’ 등이 입주해 새로운 꿈을 키우고 있다.

 

부산에서 기획하고 제작 및 촬영을 거쳐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에서 후반 작업을 마무리한 첫 작품도 나왔다. 부산 독립영화사 ‘시네마루’가 제작중인 부산 출신 정지혜 감독의 ‘정순’이다. 2020 영화진흥위원회 장편독립영화 제작지원작, 2019 부산영상위 부산신진작가 영화기획개발 멘토링 지원사업 선정작이자 사운드, 색 보정, 효과음(foley) 작업까지 후반작업시설에서 마쳤다. 한 마디로 부산에서 영화·영상을 제작하는 여건은 모두 갖춰졌고, 앞으로 부산에서 제작 활성화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만 남았다.

 

 

■IP 확보 없이 영화·영상산업 미래 없다

 

OTT의 발달로 새로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이야기가 영상이 되는 일방향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부산 웹드라마 ‘심아카페’가 웹툰화 되는 사례처럼 IP(지적 재산권) 다방향의 시대가 됐다.

 

콘텐츠 업계만 살펴봐도 이같은 흐름은 대세다. 콘텐츠 시장이 미래 산업의 기대주로 떠오른 데다 IP 중심으로 업계의 판이 새롭게 짜이면서 콘텐츠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은 IP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IP는 웹툰, 웹소설, 드라마, 영화 등 장르를 넘나들며 ‘크로스 오버’ 콘텐츠를 탄생시킬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인기 웹툰 ‘마음의 소리’와 ‘유미의 세포들’이 드라마로 제작된 데 이어 추후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 재가공되는 게 IP 활용의 대표적인 사례다.

 

코로나19로 업계의 지각변동이 빨라지자 기업들은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IP 밸류 체인’ 확대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 3월 자회사인 카카오M과 카카오페이지를 합병해 ‘콘텐츠 공룡’으로 거듭났다. 또 다음 달 1일에는 분사시켰던 멜론컴퍼니를 다시 합병한다. 멜론의 음악 IP 역량까지 한 곳에 모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들어갔다. 앞으로 카카오엔터는 웹툰, 웹소설, 영화, 음악 등 전방위의 IP를 연계해 활용할 수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OTT 같은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한 상황에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IP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라며 “재미있고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선점할수록 플랫폼의 경쟁력도 올라간다”고 말했다

 

OTT '티빙'은 IP 확보를 위해 CJ ENM의 채널인 tvN과 Mnet,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 JTBC 스튜디오와 각각 전략적인 제휴를 맺으며 밑바탕을 탄탄히 닦고 있다. 브이에이 스튜디오 하남을 운영하는 VA코퍼레이션 역시 제작사인 에이스메이커와 연예기획사인 사람엔터테인먼트 등의 역량을 한데 모아 경쟁력 증진에 나선 상황이다.

 

이 같은 선택의 결과는 기업 매출에서도 드러난다. 웹툰과 웹소설을 확장 중인 네이버의 매출은 올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0.4% 증가한 1조 6635억 원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로는 사상 최대인데, 웹툰 부문이 지난해 대비 53% 뛰면서 깜짝 실적을 견인했다.

 

부산의 한 영화·영상 전문가는 “지속 가능한 산업 확장과 영향력 확대를 위해 지역 콘텐츠 개발과 IP 활용을 연계할 방안을 폭넓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이 진정 ‘영화·영상 도시’로 거듭나려면 IP 확보와 콘텐츠 제작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기 위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준다. -끝-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