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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광주 대표 상권 충장로 옛 영화 사라지나

㎡당 1590만원 가장 비싼 땅 … 공실률 30% 넘어
곳곳 빈 가게 창문엔 ‘권리금 없음·임대 문의’ 메모

 

 

지난 31일 오후 광주시 동구 충장로 2가 광주우체국 일대. 한때 광주의 대표 상권으로, 주말이면 발디딜틈 없었던 곳이지만 곳곳에는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광주우체국 앞은 지금도 광주에서 땅값이 가장 비싸다. 올해도 ㎡당 개별공시지가는 1590만원을 기록했다. 3.3㎡를 기준으로 하면 5256만원에 달한다.

그런데도 광주우체국을 중심으로 300m도 못되는 거리에 10곳 가까운 가게가 현재 폐업 상태다. 빈 가게 창문에는 ‘권리금 없음. 임대문의’라고 적힌 메모도 곳곳에 붙어 있었다.

광주 충장로 상권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임대료는 3분의 1 토막이 났고, 권리금은 사라진 지 오래됐다. 임대 기간이 남아있는데도 문을 열고 있는 게 손해라며 문을 닫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상인들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입을 모은다.

구도심 공동화, 인구 감소로 유동인구가 급감하면서 휘청하더니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그로기’ 상태에 내몰린 것이다.

광주시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광주시 동구 충장로 상가의 전체 공실률은 30%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상가 건물 2층 이상의 공실률은 기존보다 확대되면서 40% 가까이 치솟았고, 공실이 거의 없던 1층 상가들의 공실률마저 15~20%에 이른다는 게 지역 부동산업계 설명이다.

이러다보니 2~3년 전만 해도 1억~5억원에 달했던 충장로 1~2가 핵심 상권의 권리금은 아예 사라졌다. 그래도 1층 상가 입점은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들었다는 게 상인들 전언이다.

충장로에서 40년째 공인중개사를 하고 있는 정일상씨는 “2017~2018년 충장로 1~5가까지 1층 상가 기준 권리금이 1~5억 수준인데도 가게 구하기가 힘들었다”면서 “지난해부터 충장로 상가에서 권리금은 거의 없어졌고 기존 상가들조차 계약기간이 끝나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입점 업체들은 버티기 힘들다며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데도 철시하는 경우도 빚어지고 있다.

충장로 입구에서 손님을 맞았던 대형 화장품매장의 경우 남아있는 계약 기간 월세를 한꺼번에 내놓고 매장을 비웠다.

또 도심 번화가인 점을 감안, 대형 프랜차이즈 등 브랜드업체들이 홍보를 위해 운영하는 이른바 ‘직영 매장’들도 계약 기간이 끝나면 철수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건물주들이 기존에 비해 임대료를 크게 낮췄지만, 수지를 맞추기 힘든 세입자들에겐 여전히 임대료가 버거운 형편이라 공실률을 낮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충장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평균 월세가 10~30%가량 줄었지만 계약을 연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충장로의 한 상가 건물주는 한시적으로 3000만원의 월세를 1000만원까지 내렸지만 상가에 들어오려고 하는 업체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충현 충장로 상인회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충장로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상가를 살리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광주 동구청 관계자는 “충장로 일대 빈 점포를 채우기 위한 간판정비·전신주 지중화사업 등 환경 개선 사업으로 유인책을 찾고 있지만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광주시와 함께 충장로·금남로 일원 패션·뷰티 전문 쇼핑거리 조성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