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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윤여정, 55년 파격적 연기 여정… 부일영화상 ‘트리플 크라운’ 기록도

세계 사로잡은 윤여정의 신선한 연기·입담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한국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그가 걸어 온 연기 인생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해로 배우로 활동한 지 55년째이자 스크린 데뷔로는 50년째를 맞는 대배우의 이력을 살펴봤다.

 

부일영화상 유일 신인·조연·주연상 수상

‘화녀’ 스페인 시체스영화제 여우주연상

‘돈의 맛’으로 칸 레드카펫 밟기도

시상식마다 위트 있는 소감으로 인기


 

 

■부일영화상 역사상 유일 ‘트리플 크라운’

 

윤여정은 1958년 시작된 국내 최초의 영화 시상식으로 부산일보사가 주최하는 부일영화상과 그 누구보다 인연이 깊다. 스크린 데뷔작 ‘화녀’(1971)로 1972년 제15회 부일영화상 우수신인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3번이나 연기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2010년 ‘하녀’(임상수 감독)로 여우조연상, 2017년 ‘죽여주는 여자’(이재용 감독)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부일영화상 역사상 한 배우가 신인상, 조연상, 주연상을 모두 받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사람은 윤여정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스크린 데뷔작 ‘화녀’로 부일영화상 신인상을 거머쥘 정도로 윤여정은 신선한 연기를 선보였고, 일약 충무로 기대주로 떠올랐다. 1972년 3월 15일 자 〈부산일보〉 기사를 보면 “‘화녀’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보인 윤여정이 전원일치로 결정됐다”는 대목이 나온다.

 

당시 윤여정은 ‘화녀’에서의 연기로 1971년 열린 스페인 시체스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하지만 트로피는 임상수 감독이 리메이크한 ‘하녀’(2010)에 조연으로 출연한 직후 39년 만에 받을 수 있었다. 당시 국제영화제 수상을 위해 외국에 나가는 경우가 드물었던 탓에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임상수 감독의 ‘하녀’가 시체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면서 영화제 측에 이런 사실이 알려졌고 새로 제작한 트로피를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받을 수 있었다.

 

2010년 ‘하녀’로 부일영화상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은 “한 영화로 국제영화제에서는 여우주연상, 국내영화제에서는 여우조연상을 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임 감독의 ‘하녀’가 김기영 감독의 ‘화녀’의 연장선상인 데다가 윤여정은 이 두 작품에 모두 출연했고, 상도 받았다.

 

윤여정은 재벌가 사모님을 연기한 ‘돈의 맛’(2012)으로 칸 영화제 레드카펫도 밟았다. 재벌가에서 일하는 젊은 남자 직원을 유혹하는 파격적인 베드신이 등장해 당시 큰 화제가 됐다.

 

이재용 감독의 ‘죽여주는 여자’(2017)로는 소위 ‘박카스 할머니’로 불리는 성매매 노인 연기로 호평을 받으면서 부일영화상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보통 특정 연령 이상이 되면 ‘한국의 어머니’를 연기하는 동시대 배우들과 달리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시상식마다 입담으로 화제

 

‘미나리’에서 전형적이지 않은 할머니 ‘순자’ 연기로 아카데미상을 비롯해 각종 연기상을 휩쓴 윤여정은 시상식마다 위트 있는 소감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국 아카데미상에서는 ‘콧대 높은’ 영국인에게 상을 받아 기쁘다고 표현해 큰 웃음을 줬고, 미국 아카데미상 수상 소감으로도 재치 있는 입담을 과시하며 인기를 끌었다.

 

대중이 덜 주목했을 뿐이지 예전에도 윤여정은 시상식장에서 ‘센 입담’을 자랑했다. ‘돈의 맛’으로 칸 영화제에 갔을 때는 “오래 연기하다 보니 이런 영광을 맛본다”고 했고,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홍상수, 임상수, 이재용 같은 유명 감독들이 자주 찾는 이유를 묻는 말에 “싼값에 일을 잘한다”고 말해 현장참석자들이 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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