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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타임머신 여행 '라떼는 말이야~']가부장적 사회에 당당·담담하게 맞선 여성들

사진으로 읽는 근현대 강원여성

 

 

뿌리 깊은 남성중심적 현실 속 노동현장서 자신 영역 넓혀 가
코로나19 이후 세계 여러나라서 성불평등 악화 보고서 줄이어


3월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8일 공황에 의한 경기침체로 생활고에 허덕이던 미국 여성섬유노동자들이 참정권을 요구하며 가두시위를 벌인 것으로 시작된다. 여성들은 정치에 참여할 권리조차도 없었던 시절, 여성의 정치적 권리를 인정할 것을 당당히 요구했다.

그보다도 앞선 1898년 조선의 이 소사(결혼한 여성을 부르는 존칭)와 김 소사가 발표한 여권통문(女權通文)은 여성도 남성과 같은 인간이라는 선언에 어어 독립운동가, 인권운동가, 우리나라 첫 여성 서양화가로 불리는 나혜석(1896~1949년)도 '이혼고백서'를 통해 가부장적인 사회에 반기를 들었다.

조선시대 강원의 여성으로 신사임당, 허난설헌, 전계심, 청심, 김금원 등은 기록으로 남아 행적을 추적할 수 있는 인물이다. 아들을 대학자로 키워낸 신사임당(1504~1551년)은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질서를 유지하던 조선 사회에서 자기 정체성을 잃고 남성의 보조적인 존재로 살아가야 했다. 철저한 남성 중심의 사회였던 조선에서 간혹 진흙 속 진주처럼 신사임당이나 허난설헌 같은 몇몇 여성은 뛰어난 재능을 발휘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신사임당은 자기계발을 통해 이룩한 예술적 성취 외에도 남편에 대한 적극적인 내조, 올곧은 자녀 교육을 통해 진보적인 자신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드러낸 인물이다.

철저한 남존여비의 사회 속에서도 봉건사회 틀을 농락하며 한 세상을 살아간 황진이 같은 여인도 있었지만 허난설헌(1563~1589년)은 규방에서 한숨을 토하며 한에 젖어 살았다. 그의 아버지는 당시 명망이 높았던 초당(草堂) 허엽(許曄)이었다. 그녀는 위로 오빠 허성, 허봉을 두었다. 두 오빠도 중요한 벼슬자리에 있으면서 상당한 명망을 얻고 있었고, 동생 허균도 어릴 적부터 뛰어난 문사의 기질을 보여 촉망을 받았다. 그리하여 3허(三許)니 4허(四許)니 일컬으며 형제 시인으로 칭송되기도 했다

전계심과 청심은 각각 춘천과 강릉에서 살았던 조선시대 관기로 신분사회의 부조리를 목숨으로 저항한 여성들이다. 신분의 한계를 넘지 못하게 만든 시대에 목숨으로 항거한 여성이다.

또 다른 진취적 여성은 김금원(1817~?)이다. '산천을 유람하며 즐기는 아녀자는 곤장 100대에 처한다'는 당시 법(경국대전)을 무시하며 금강산 여행을 강행한 인물이다. 집안일과 시부모, 지아비, 자식들의 뒷바라지에 전념해야 할 조선의 여인들에게 여행은 사치에 불과한 시절, 대단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광복 이후 근현대를 맞은 강원 여성들의 기록은 글과 사진으로 남아 있다. 여성들은 뿌리 깊은 가부장적인 사회 안에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 나갔다. 강원 여성을 기록한 사진은 표정과 행동 그리고 옷차림에서 그 시대의 정서를 읽어낸다. 사진을 통해 가사노동의 현장의 변화도 읽을 수 있다.

얼마 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성불평등이 심해졌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유럽연합이 분석한 2021 성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가사노동은 한 주 평균 62시간이며 남성은 36시간이었다. 19세기부터 주장돼 온 성평등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인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사진을 통해 여성들은 그 시대에 당당하게 맞선 자신들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21세기에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성평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김남덕·오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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