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영화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믿어요. 좀 더 나은 현실을 만들 수 있다고 말이에요.” 신작 ‘멍뭉이’로 돌아온 김주환 감독의 말이다. 감독의 이런 믿음은 새 영화를 준비하며 고뇌하고 흔들릴 때마다 그를 다시 서게 했다. 덕분에 이번 작품의 외피는 전작 ‘청년경찰’ ‘사자’와 달라도 영화의 결이 서로 맞닿아 있는 느낌을 준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 감독은 “우리 영화가 선한 영향력의 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사촌 형제 민수와 진국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새 반려인을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김 감독은 개인적인 경험과 유기견 관련 조사를 더해 영화를 완성했다. 그는 “저도 강아지를 오래 키웠다”며 “영화에 나오는 ‘루니’와 ‘레이’는 예전에 제가 키웠던 반려견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했다. 그는 “유기견 센터에서 일하시는 분을 만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그 이야기들은 최대한 원형으로 가져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려고 발톱을 모두 뽑아놓고 유기한 사례도 있더라고요. 무언가를 직접 가르치려는 영화는 아니에요. 다만 이런 것도 있다고 알려주면서 생각해볼 수 있
자연과 인간을 위협하는 기후범죄, 캐나다 이누이트족의 예술, 우크라이나의 자유. 올해 광주비엔날레에서는 세계의 다양한 이슈를 예술로 풀어낸 다양한 전시를 만날 수 있다.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soft and weak like water)를 주제로 열리는 본 전시와 함께 광주 곳곳의 예술공간에서 관람객을 만나는 파빌리온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21일 제14회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프로젝트와 관련한 전시 주제, 참여작가, 큐레이터 등 진행상황을 발표했다. 파빌리온 프로젝트는 세계적인 미술축제 베니스비엔날레가 운영하는 국가관처럼 세계 각국의 문화예술기관이 직접 예산을 투입해 자국의 큐레이터, 예술가 등과 함께 전시를 꾸리는 기획으로, 광주의 다양한 예술공간과 지역 큐레이터 등이 협업을 진행한다. 첫해였던 지난 2018년에는 필리핀 등 3개 국가가, 2021년에는 스위스와 대만 2개국이 참여했었다. 올해는 네덜란드, 이스라엘, 이탈리아 등 역대 최대 규모인 9개국이 참여하며 지역 협력기관으로는 광주시립미술관, 이이남 스튜디오 등이 함께 한다. 각 국가별 파빌리온은 동시대 화두인 기후 문제와 자국 전통, 소수민족 문화 등을 아우르면서 본전시와 호
대구의 대표 근대화가인 전선택(스테파노) 화백(사진)이 21일 별세했다. 향년 101세. 전 화백은 1922년 평북 정주에서 출생해 이중섭의 후배로 오산학교를 졸업했으며, 일본 가와바타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수학했다. 1946년 월남해 1954년 대구에 정착, 대륜중과 영남대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 1980년대부터 전업 작가의 길을 걸으며 이상회(以象會), 한국신구상회 창립에 참여하는 등 대구 미술의 토대 형성과 전개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40여 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2019년 대구미술관 지역작가 회고전, 2021년 대구미술협회 주최 특별회고전을 갖기도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대구미술관, 대구문화예술회관 등에 다수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그는 섬세하고 감각적인 색채와 독창적 조형미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을 화폭에 담아왔다. 고단하고 절박했던 삶을 예술로 승화시켜, 그만의 자유로운 작업세계로 표출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인복 씨와 딸 전경자 씨가 있다. 빈소는 수성구 천주성삼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3일 오전 9시다. 장지는 경산 갑제묘원. 053-792-1024.
[아산]"날아가는 새들 바라보면 나도 따라 날아 가고 싶어. 파란하늘 아래서 자유롭게 나도 따라 가고 싶어." 변진섭이 부른 '새들처럼'의 가사다. 새들처럼 날진 못하지만 나는 새, 쉬는 새를 사진에 담고 아픈 새를 구조해 돌보는 이가 있다. 김상섭(70·아산시 도고면) 한국조류보호협회 아산시지회장이다. 김 지회장은 독극물에 중독돼 죽은 새들을 보고 충격을 받아 1997년 조류보호 봉사활동에 뛰어 들었다. 지회 결성을 주도해 초대 회장으로 26년째 조류 구조 및 생태 모니터링에 앞장서고 있다. 맹금류 야생 조류를 돌보며 아찔한 경험도 했다. 2010년 타지에서 탈진한 천연기념물인 흰꼬리수리를 구조했다. 사흘간 집에서 직접 돌본 뒤 방사하던 날 흰꼬리수리가 김 지회장의 입술 부위를 부리로 찍었다. 열일곱 바늘이나 꿰맨 자리는 흉터로 남았다. 그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구조활동에 복귀했다. 보람을 느낀 순간도 여러 번. 2000년대 광덕산에서 청설모가 기승을 부리며 호두농가가 수확량 감소로 울상이라는 소식을 듣고 민간과 손잡고 수리부엉이를 방사해 효과를 보았다. 5년 전 아산시 인주 들판에서는 독수리 20여 마리를 구조했다. 김 지회장은 요즘도 매일 아산과 천안
2021년 큰 호응을 얻었던 이건희컬렉션 전시가 대구에서 다시 열린다. 대구미술관은 21일부터 5월 28일까지 이건희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 '웰컴 홈: 개화(開花)'를 연다. 이 전시는 한국 문화·예술의 지형도를 바꾼 고(故) 이건희 회장의 기증의 의미를 되새기고, 192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의 한 세기를 아우르는 한국 근현대미술 수작(秀作)들의 가치를 조명해 보고자 기획됐다. 대구미술관은 2021년 여름, 이건희 회장의 유족이 21점의 작품을 미술관에 기증한 것을 기념해 기증작품과 소장작품을 중심으로 특별기획전 '웰컴 홈: 향연(饗宴)'을 개최한 바 있다. 올해는 국립현대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과 대구미술관이 기증받아 소장하고 있는 이건희 컬렉션 가운데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44명 작가의 작품 81점을 모아 한자리에 소개함으로써, 규모와 내용면에서 한층 확장된 형태의 전시를 선보인다. 예술의 꽃을 피운다는 의미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웰컴 홈:개화'는 81점의 출품작을 한국 근현대미술의 흐름을 관통하는 ▷전통미술과 신흥미술의 공존 ▷격동기, 새로운 시작 ▷미술의 확장과 변용 등 3개의 주제로 나눠 소개한다. 첫 번째 섹션
인도는 4대 문명 중 하나인 인더스 강을 거느린 국가다. 불교가 발생했으며 18세기부터는 영국의 지배를 받았고 세습적 계급 제도인 카스트가 존속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은 인도에 대한 단편적인 내용일 뿐이다. 오늘날 인도는 전통과 종교의 나라를 뛰어넘어 세계 질서 속에 경제와 정치적인 힘을 지닌 거대한 존재로 부상했다. 많은 이들에게 예술적 문화적 영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인도를 모티브로 한 박물관대학이 개설돼 눈길을 끈다.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이애령)은 인문적 상상력과 예술적 감성을 일깨우는 제33기 광주박물관대학을 개설해 눈길을 끈다. 강좌는 오는 3월 22일부터 6월 14일까지(오후 2시) 박물관 대강당에서 총 12회 진행된다. 이번 강의는 (사)국립광주박물관회(회장 이병희)와 함께 개설했으며 지역 최초 진행되는 인도학 강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2일 첫 강좌는 이광수 부산외국어대 인도어과 학과장이 ‘인도 고대 문명사의 흐름’을 주제로 시민들을 만난다. 29일에는 김용준 고려대 문화유산융합학부 강사가 ‘인더스의 고대 도시와 고고학’을, 4월 5일에는 강희정 서강대 동남아학 협동과정 교수가 ‘신들의 세계: 굽타시대와 그 이후의 인도미술’을 강연
지난해 12월25일 영면에 든 조세희(1942~2022) 작가의 연작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하 난쏘공). 1978년 출간돼 2017년 한국 문학사상 처음으로 300쇄를 찍었고, 지난달 기준 누적 발행 150만부에 가까울 정도로 여전히 널리 읽힌다. 난쏘공이 한국 문학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는 건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난쏘공의 중후반 주요 무대인 '기계도시 은강'이 바로 인천이고, 더 구체적으론 동구 만석동 공장지대를 형상화했으며, 소설 속 실제 배경이 45년이 흐른 지금도 남아있다는 건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난쏘공을 인천과 적극적으로 연결지으려는 움직임도 적다. 고전이 된 난쏘공이 인천에는 무엇을 남길 것인지 재조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배경인 만석동 공장지대 동일방직·도시산업선교회 등 숨겨왔던 어두운 도시 이미지 지난 11일 조세희 작가 49재를 맞아 인천 동구 일대에서 시민 60여명이 모인 가운데 노동단체 주관 추모 답사가 있었다. 장회숙 인천도시자원디자인연구소 대표는 "조세희 선생이 작고한 이후 모두가 선생과의 인연을 이야기하는데, 인천에서만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아 안타까웠다"며 답사를 기획한 취지를 설명
마산에서 활동하는 춤서리 아카데미가 오는 25일 오후 1시와 4시 3·15아트센터 대극장에서 ‘Art of Concert(예무제)’ 공연을 선보인다. 예무제는 올해로 12회째 열리는 청소년 실용무용 공연이다. 오후 1시 진행되는 1부 공연은 춤서리의 키즈전문반 ‘코코 마드모아젤’ 팀의 22편의 무대로 이뤄져 있다. 키즈 패션 모델 ‘COCO.F’의 첫 런칭 쇼를 시작으로 중등·고등유닛, 영재반 등의 무대가 이어진다. 오후 4시 진행되는 2부 공연은 실용입시반 ‘더 퀸즈’의 무대 65편이 펼쳐진다. 스트릿댄스, 코레오그라피, K-pop 댄스 등 구성도 다채롭다. 이현 대표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빛나는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고 싶은 책임감으로 지도했고 아이들도 수많은 땀을 흘리며 연습했다”며 “춤서리 예무제에 오르는 주인공인 학생들을 위해 진심 어린 박수로 응원하면서 무대를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1998년 창단한 춤서리는 현대무용, 재즈댄스, 스트릿댄스 등 다양한 춤을 선보이며 지금까지 수백회 이상의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예무제는 한양대 한국예술원, 명지대, 신라대, 한국예술사관학교, 동신대, 충청대, 우송정보대, 중국 남해 예술과학기술대학교,
강원도 대표 문화 프로그램들이 대규모 예산 삭감으로 인해 파행 운영이 우려되고 있다. 국내 최초로 3년마다 지역을 순회하며 개최되는 노마딕(nomadic·유랑하는) 시각예술축제인 ‘강원국제트리엔날레’는 지난해 예산 5분의 1수준으로 올해 축제를 치러야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도내 유휴 공간을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시도로 호평을 받은 이 행사는 도립미술관도 갖추지 못한 강원도에서 청소년들에게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예술가들을 발굴한 것은 물론 독특한 아이디어와 실험적인 시도로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예술감독조차 선임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으로 지원 방향이 결정되면서 일각에서는 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16년부터 매년 겨울 선보여 온 평창대관령음악제 ‘겨울음악제’의 경우 예산 항목 자체가 사라지면서 폐지됐다. 여름철에 열리는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정통 클래식 음악제를 표방했다면 겨울음악제는 다양성과 차별성을 테마로 한 무대로 클래식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며, 유튜브 중계도 큰 인기를 끌었지만 서슬퍼런 예산 삭감의 칼날을 피할 수는 없었다. 평창대관령음악제 사정도 녹록치
1세대 추상화가 고(故) 김택화(1940~2006) 도록 발간 출판기념회가 오는 25일 오후 2시 제주시 조천읍 김택화미술관 2층에서 열린다. 도록은 한국미술협회제주도지회가 2022 제주원로예술인 지원사업 대상으로 고(故) 김택화 작가를 선정해 김 작가의 작품 230여 점을 한 권에 실었다. 오승익 작가의 ‘김택화 작가론’, 전은자 작가의 ‘작품론’, 김유정 문화평론가의 총평도 담겼다. 김 작가는 홍익대 2학년 재학시절 제주인으로는 처음으로 1962년 국전 11회 추상화 특선을 받은 24명 가운데 한 사람이다. 특히 김환기로부터 장래가 촉망되는 작가로, 박서보로부터는 ‘사상계’가 주최한 선외선 심사에서 ‘작품7’이 극찬을 받기도 했다. ‘작품 7’은 화산암의 색깔과 갈옷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작품으로 한국 추상화의 여명기에 ‘뜨거운 추상화’로 평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