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세대와 청년', '시각예술과 대중음악'. 서로 대비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완벽하게 조응하는 것도 아닌 두 키워드가 한 공간에서 만났다. 1세대 전위예술가 성능경과 싱어송라이터 이랑이 펼쳐낸 2인전이다. 서로 다른 듯 보이는 두 아티스트의 협업은 과연 어떤 풍경을 관람객에게 보여줄까.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의 개관 5주년을 맞아 열리고 있는 '2024 아워세트: 성능경x이랑'(포스터)은 세대 차이와 장르를 떠나, 두 작가의 공통된 문제의식에 주목하는 전시다. 언뜻 보기엔 비슷한 점이 없을 듯 보이나, 앞서 성능경과 이랑은 각각 자본과 권력·가난과 고통 등을 주요 화두로 삼아 작품 활동을 해왔다. 두 작가는 모두 시대의 부조리에 천착한다. 성능경은 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자로 꼽히는 작가로, 자본주의에 종속되지 않는 '비물질 예술'이라는 개념을 일관되게 고수한다. 특히 1970년대에 신문을 읽고 오리는 '신문: 1974.6.1 이후' 작업은 시대에 대한 저항을 보여주는 그의 대표작이다. 싱어송라이터 이랑은 삶의 부조리를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사회 구조에 의문을 품고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음악 외에도 글, 만화, 영상, 영화 등 여러 매체를 다루며 작품 활동을
테니스 여자 단식 대학부 랭킹 1위와 2위의 대결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오은지(22·명지대)는 1세트에선 문정(21·한국체대)에게 4-6으로 뒤처지는가 싶더니 2세트부터는 6-4로 기선을 제압, 3세트를 6-0 러브게임으로 화려하게 마무리 지었다. "제가 치렀던 대부분의 경기를 기억하는 편이에요. 잘 풀린 경기든, 안 풀린 경기든 시합마다 풀어가는 방법이 다 다른 게 굉장히 재밌죠." 그간의 경기를 문제 풀이하듯 복기해보는 오은지. 인터뷰에서 엿보였던 그만의 특성은 분석에 능한 강한 멘털, 그리고 승부욕이었다. 여자 단식 대학부 랭킹 1위를 굳건하게 유지하는 이유를 짐작게 했다. 라이벌 문정 제치고 작년이어 2연패 언니 따라 쥔 라켓, 대구·안양 유학길도 학업·운동 병행 'KUSF AWARDS' 우수상 최진영 감독 "흔들림 없는 경기 특장점" 지난 27일 강원도에서 치러진 제2회 대한테니스협회장배 전국테니스대회 여자대학부 단식 결승에서 오은지는 라이벌 문정을 2-1로 이겼다. 지난해에도 우승을 거머쥐었던 오은지는 2회 연속 1위라는 기염을 토하며, 입지를 더욱 단단히 굳혔다. 그는 "작년에도 우승했던 대회라 내심 2연패를 달성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기업이 없으면 노동자도 없다.' 기업 경영권 보장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 이 명제를 '한국와이퍼 사태'에 적용하면 오류에 빠진다. 기업이 '청산과 해고 통보'라는 경영권 행사에 앞서 담보했어야 할 신의성실의원칙을 저버렸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한국와이퍼 사태'에는 여러 맥락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기업 청산을 계획하던 중 맺은 단체협약, 이 단체협약을 무시한 채 시행한 대량 해고, 외국 자본이 투자 혜택만 받고 사회적 책임엔 소홀한 점 등등. 노동자들이 해고 통보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가동이 멈춘 기계 옆에서 숙식하며 농성을 벌이는 이유다. 최근 법원은 한국와이퍼의 해고 통보가 부당하다는 취지 판결을 냈다. 국회도 관련 법 개정 작업에 착수하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언뜻 봐서는 파악하기 어려운 '한국와이퍼 사태'를 그 시초인 2018년부터 올해까지 발단 과정을 톺아보며 쟁점과 전망을 짚었다. 발단①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한국와이퍼... 기업 청산 절차 들어가며 대량 해고 통보 지난해 7월 일본 자동차 부품 기업 덴소의 국내 사업 총괄회사인 덴소코리아는 자동차 와이퍼 사업을 정리하겠다고 발표한다. 덴소코리아는 누적된 적자와 전기차 등 신산업
'비대면 지시', '큰 사이즈 천 가방과 보조 배터리 필수'. 9일 M사의 보험영업직 상시 채용 공고에 올라온 채용 조건이다. 학력, 연령, 성별, 경험이 없어도 일당 15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국세청 사업자등록번호에도 조회가 되지 않는 이 '유령업체'는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의심된다. 실제 근무환경을 확인하려는 전화를 해보니 반나절 내내 무응답이었다. 이처럼 보험영업·채권추심 업체라고 속여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을 모집하는 조직이 성행하고 있다. 쉬운 업무로 돈을 벌 수 있다는데 혹한 2030세대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 범죄에 가담하다보니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절반 이상이 2030세대라는 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 M사 보험영업직 '무조건 일당 15만원' 전화해보니 반나절 내내 무응답 보험·채권추심 업체로 속이는 것에 더해 단순 포장 아르바이트나 식료품점 등 일반 자영업자로 위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보이스피싱 조직에 연루될 뻔한 한 취업 준비생은 휴대폰 케이스 택배 포장 업무에 지원하자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일도 같이 한다. 절세와 관련한 일인데 현금을 받아서 회사로 전달하면 된다"는 식으로 안내를 받았다. 지난 5일 화성시 팔탄면 한 식당 인근
1994년 도입된 산업연수생제도에서 지금의 고용허가제로 이어지기까지. 한국 사회 이주노동자 역사는 어느덧 30돌을 훌쩍 넘겼지만, 산업현장 곳곳에 주요 노동력을 제공하는 이들의 노동환경과 사회안전망 등 여건은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이주노동자 썸밧(가명·23)씨는 지난 2019년 고용허가제 E9 비자를 받고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건너왔다. 그는 비닐하우스 50개 동의 대규모 채소 농장에서 상추와 청경채가 잘 자라도록 가꾸는 일을 하고 있다. 반면 농장에서 일하는 3년 동안 정작 본인의 건강은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포천시 가산면의 한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만난 썸밧씨는 옆에 있던 얇은 덴탈 마스크를 손으로 짚었다. 덴탈 마스크는 그가 밀폐된 비닐하우스에서 농약을 살포할 때 쓰는 유일한 안전장치다. 그는 "방독 마스크는 받아본 적이 없고 써야 하는 줄도 몰랐다. 그냥 덴탈 마스크만 쓰고 스프레이로 농약을 뿌리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밀폐 비닐하우스내 '얇은 마스크' 방독마스크 지급 규정 안 지켜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유해물질을 사용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 사업주는 방독 마스크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최소한의 보호 장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