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심지이자 최대 번화가인 서면을 확 바꾸는 시도가 진행된다. 부산 부산진구청이 예산을 대대적으로 투입해 서면 일대를 4개 구획으로 나눠 각각의 분위기에 맞는 세대별 테마 거리를 조성하기로 했다. 부산진구청은 ‘부산진구 서면권 세대별 테마 거리 조성 사업’을 실시한다고 19일 밝혔다. 추정 예산은 약 269억 원으로 환경 정비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해 2026년 세대별 거리 조성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부산진구청은 일단 서면 각 거리를 구분해 특화하기로 했다. 구분 기준이 세대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서면 거리는 앞으로 △서면문화로 △서면 1번가 △젊음의 거리 △만취길 등 4개 구간으로 나뉜다. 만취길은 개성 살린 이자카야 등 술집이 대거 들어서면서 젊은층 사이에 통용되는 거리 이름이다. 도심을 정비하는 일을 넘어 서면으로 모든 세대가 유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부산진구청의 노림수다. ‘서면문화로’는 영광도서 일대를 말한다. 영광도서를 필두로 식당과 카페 등이 즐비해 중장년층이 많이 찾지만 곳곳에 도로 시설이나 상징물이 설치돼 있어 혼란스럽다는 인상이 짙었다. 서면역 9번 출구 앞은 노숙인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구청은 우선 시설물 정리를 진행한 뒤
노후 지하철 역사를 상업·문화 시설로 탈바꿈시키려던 부산대역 신축 복합역사 개발 사업이 끝내 무산됐다. 대학 상권과 도심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복합역사 개발이 좌초돼 부산 금정구 일대 대학가 대형 상권의 쇠락도 우려된다. 대학가 상권 침체가 장기화될수록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교통공사는 25일 ‘도시철도 1호선 부산대역 복합역사 개발’ 사업이 최종 무산됐다고 밝혔다. 교통공사에 따르면 4개 건설사로 구성된 사업시행자 (주)부산대역사개발이 실시계획 승인 재신청을 이행하지 않아 지난 3월 실시협약 해지가 통보됐다. 지난 1월 준공을 목표로 했지만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사업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교통공사는 수익 증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부산대역 복합역사 개발 사업을 2014년부터 본격 추진했다. 교통공사는 2020년 (주)부산대역사개발과 실시협약을 체결해 수익형 민자사업(BTO)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교통공사는 지상 1층에 상가 32곳을 입점시켜 복층에 문화·전시공간을 조성하면 시설사용부담금으로 연간 약 7억 원 수익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부산대역은 1985년 건립돼 지
부산 금정구 노포동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이 안팎의 악재 때문에 지역 대표 관문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적자 경영이 시작됐고 이중삼중 규제로 묶인 곳이다 보니 돌파구 마련도 쉽지 않다. 이대로라면 노포동 버스터미널은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애물단지 신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오전 금정구 노포동 버스터미널. 터미널 어디에서도 생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약 1344㎡(406평) 규모의 대합실에는 고작 20여 명만 오갔다. 1층 벽을 따라 10개의 점포가 늘어서 있지만 손님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고, 3곳은 아예 빈 점포였다. 창구 위에 게시된 낡은 버스 시간표를 보면 한적한 시골마을 터미널에 간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노포동 버스터미널을 이용하는 외지인에게는 낡고 생기를 잃은 이 공간이 부산의 첫 인상 또는 마지막 기억이 되기 때문에 부산의 이미지에 큰 타격이다. 경기도에 사는 유 모(27) 씨는 “8년 전에 왔을 때에도 ‘옛날 터미널’ 같은 느낌이었다. 지금도 딱히 달라진 게 없다”면서 “이 터미널이 제2 도시라고 하는 부산의 터미널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노포동 버스터미널의 위기는 이용객 감소로 극명하게 드러난다. 11일 (주)부산종합버스터미
지난 22일 낮 12시 항공기가 제주공항에 가까워지자 40대 여성 승객이 통로를 지나는 승무원에게 “우리가 먼저 내리는 거 맞죠”라고 묻는다. 질문이지만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는 말처럼 들렸다. 여기서 ‘우리’는 휠체어를 타고 온 뇌병변장애인과 보호자 30여 명을 제외한 비장애인 승객을 뜻했다. 같은 비행기에 탔지만 장애인 일행이 함께 움직이면 불편하고 늦어지기에 ‘우리’에서 배제됐다. 22~24일 부산의 30~60대 성인 뇌병변장애인 19명이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보호자, 사회복지사 등까지 합치면 일행은 총 42명. 휠체어는 총 15대였다. 이 중 비행기를 탈 수 없는 2명은 7시간에 걸쳐 배를 타고 제주에 도착했다. 직계 보호자는 평균 60~70대로 모두 여성이었다. 부산뇌병변복지관이 여행을 진행했고 KRX국민행복재단,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이 지원했다. 20~30대 성인과 아동 장애인은 29일 2차로 제주도 여행을 떠난다. 비장애인에겐 나들이 수준 일정이지만 총 88명의 장애인 단체 제주도 여행은 간절하지만 불가능해 보인 꿈이었다. 제주도에 새겨진 휠체어 자국은 그 자체로 선언적이었다. 비행기를 타고 내리는 일부터 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