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글로벌 교류 허브’를 구축하기 위해 제주시 이도1동 소재 제주칼(KAL)호텔 매입을 추진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31일 JDC에 따르면 제주칼호텔 건물에 스페인 몬드라곤대학 아시아캠퍼스본부와 신남방·신북방 지역의 수출을 위한 무역사무소, 스타트업 육성 스페이스공간,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 센터 등이 입주하는 ‘글로벌 교류 허브 조성 사업’에 나섰다.
2031년까지 진행되는 이 사업에는 총 3098억원이 투입된다. JDC는 조만간 사업 타당성 용역을 발주한다.
JDC는 칼호텔 건물과 부지 매입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국토부의 도시혁신지구 공모에 참여한다. 이번 공모에 선정되면 국비 250억원 등 총 400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추가로 필요한 재원은 JDC 자체 사업비로 마련할 방침이다.
JDC 관계자는 “글로벌 교류 허브는 국제자유도시 인프라 구축과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3000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투입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원도심 6개 후보지 중 칼호텔도 포함됐다”며 “스페인 몬드라곤대학 아시아캠퍼스본부 유치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협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몬드라곤대학은 공과대학과 경영대학·인문대학·요리과학대학으로 유명하며, 캠퍼스 대신 세계 도시를 한 학기씩 돌아다니며 공부하고, 현지 기업 실습에 참여한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칼네트워크는 지난 3월 JDC와 면담을 갖고 칼호텔 매각 의향을 밝혔다.
칼네트워크 관계자는 “칼호텔 매각을 위해 양측이 제시한 감정평가액의 평균가격을 산정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며 “공공기관인 JDC가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보이면, 연말에는 매각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칼네트워크에 따르면 제주칼호텔은 2022년 4월 문을 닫았지만, 매달 5000만원의 관리·운영비가 나가고 있다.
1974년에 문을 연 제주칼호텔(19층·72m)은 2014년 제주롯데시티호텔(22층·89m)이 들어서기 전까지 도내 최고층 빌딩으로 과거 제주관광의 전성기를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한진그룹은 경영 개선을 위해 2년 전 호텔 건물과 부지에 대한 처분을 결정을 내렸다.
이 호텔은 2022년 부동산투자회사인 제주드림피에프브이(PFV)에 950억원에 팔렸지만, 매수자는 계약금 10%(95억원)를 납부한 후 잔금 855억원을 지불하지 못하자, 작년 6월 매매계약은 파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