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와 전남지역의 태양광발전 공급 과잉으로 제주시 삼양~전남 완도 간 제3연계선을 통한 전력 역송에 차질이 우려된다.
제주전력거래소와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2일부터 제3연계선에 대한 시운전에 들어간다.
제3연계선 사업비는 변환소 2600억원, 케이블 2100억원 등 총 4700억원에 이른다. 제주와 완도에 각각 200㎿(메가와트)의 전력 공급 능력을 갖춘 변환소와 96㎞의 해저전력선이 설치됐다.
200㎿ 규모는 약 60만 가구(2022년 가구 평균243㎾h/월)가 사용하는 전력과 비슷한 규모다.
이번 제3연계선에 앞서 제주와 내륙 간에는 이미 두 갈래의 초고압 해저 송전선로가 구축돼 있다.
지난 1998년과 2014년에 준공된 제1연계선과 제2연계선이다. 제3연계선은 ‘전류형’인 1·2연계선과 달리 ‘전압형’으로 송전 방향을 쉽게 바꿀 수 있다.
제주전력거래소는 지난해부터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잉여전력 가운데 제1연계선을 통해 제주에서 전남 해남으로 시간당 최대 70㎿(메가와트)를 역송하고 있다.
오는 9월부터 제3연계선으로 남아도는 전력 200㎿를 전남 완도로 역송할 예정이었만, 양 지역 모두 공급 과잉으로 차질을 빚게 됐다.
제주지역 태양광 설비용량은 1625개소, 538㎿인 반면, 전남지역은 2만3553개소, 5478㎿에 달한다.
전남은 신안군을 중심으로 대규모 태양광 발전시설을 들어서면서 전국 설비용량의 22%를 차지한다.
태양광발전은 날씨와 계절에 따라 발전량이 들쭉날쭉한데, 특히 일조량이 많은 봄과 가을에는 생산되는 전력이 남아돌면서 출력제어를 하고 있다. 제주는 지난해 태양광발전에 대해 64회의 출력제어를 했다.
전남에서는 1356개소의 태양광발전을 출력제어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처럼 제주와 전남 모두 봄과 가을에는 태양광 공급 과잉으로 제3연계선으로 남아도는 전력을 상대 지역으로 보내지 못하게 됐다.
다만, 제3연계선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시간당 80㎿를 서로 주고받아야 한다.
제주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자동차를 시동 걸려면 최소한의 기름이 필요한 것처럼 제3연계선도 기본 운용을 위해 시간당 최소 80㎿의 전력을 보내야 한다”며 “그나마 과잉 생산 시 시간당 80㎿는 전남으로 역송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더구나 제주지역 16곳의 변전소마저 과부화에 달해 오는 9월부터는 신규 태양광발전에 대한 허가도 제한된다. 변전소는 초고압(154㎸·킬로볼트) 전기를 22.9㎸로 낮춰주며, 이어 주상 변압기를 통해 각 가정에는 220볼트의 전압을 보내준다.
제주도에 따르면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와 표선면 가시리의 대규모 태양광발전은 제3연계선이 본격 운용되는 오는 9월부터 가동할 예정이지만, 정상 가동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태양광발전은 조건부로 허가를 해줬고, 오는 9월부터는 전력계통 안정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사실상 신규 태양광발전 허가는 어렵다”며 “실례로 일부 마을은 태양광발전 부지가 있어도 전력계통 연계는 허가해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