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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깜깜이 선거구 속타는 후보들

경선 일정 돌입했는데 선거구 획정은 아직 논의 조차 안 해
정치 신인들 “당원 정보 없고 선거운동 지역 불확실해 답답”

4·10 총선을 70여 일 앞두고 여야가 본격적인 후보 공천을 위한 경선 일정에 돌입했지만, 아직까지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지 않아 예비후보들이 ‘깜깜이’ 선거로 애를 태우고 있다.

공천 경쟁의 첫 관문인 적합도 여론조사와 중앙당의 현장 실사가 24일부터 진행되고 있는데도, 선거구에 대한 윤곽조차 나오지 않으면서 중앙선관위가 국회에 제출한 선거구 획정안에 포함됐던 전남지역 분구·통합 선거구 예비후보들은 답답함에 발만 동동구르고 있다.
상당수 후보들의 경우 가뜩이나 넓은 ‘시골’ 지역구를 돌며 명함을 돌리기도 힘든 상황에서 중앙 정치권의 선거구 획정 논의가 제 자리를 걷다 보니 새롭게 편입될지 모르는 선거구에 관심을 가져야 할지 회의적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특히 현역 국회의원들과 달리 선거구 권리당원 현황은커녕 연락처도 모르는 예비후보들의 경우 사실상 선거구 획정 전까지 기존 선거구 중심으로만 민심 잡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선거구획정 지연 되풀이=23일 민주당 전남도당 등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지난달 지역구 선거 수를 현행 253개로 하는 내용의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여·야 간 합의는 고사하고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언제 확정될지조차 미지수다.

민주당의 경우 오는 25일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비례대표제에 대한 논의로 인해 선거구 획정은 자칫 2000년 21대 총선(선거일 39일 전), 2016년 20대 총선(42일 전)보다 더 늦어질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전남의 경우 여수갑·을(통합 여부), 순천(분구 여부) , 무안 지역 등의 선거구 획정 여부를 놓고 현역 의원 간 입장 차가 큰 만큼 내부 균열을 막기 위해서라도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결정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여야가 중앙선관위의 선거구획정안 자체를 받지 않고 기존 안을 유지하는 형태로 선거를 치르지 않겠냐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이처럼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 정치 신인들만 애꿎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지난해 12월 5일 제22대 총선에 적용될 선거구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획정안에는 전남의 경우 ‘순천·광양·곡성·구례’ 갑과 을 선거구가 순천시 갑과 을 선거구로, 광양·곡성·구례 선거구로 나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목포시와 나주·화순, 해남·완도·진도, 영암·무안·신안군 선거구가 ▲목포·신안 ▲나주·화순·무안 ▲해남·영암·완도·진도 선거구로 통합 조정했다.

◇정치신인들 선거운동 ‘혼란’=현재 예비후보들은 국회만 바라보면서 선거운동에 애를 태우고 있다. 예비후보들의 경우 여·야가 선거구 획정보다 비례대표제에 대한 논의에 집중하는 데다 국회 정개특위 상황을 고려하면 선거법 개정은 막판 기존 선거구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선거구 획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시한 선거구가 아니라, 기존 선거구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후보들이 대부분이다.

나주·화순 출마를 선언한 최용선 예비후보는 “현재 지역구도 새벽부터 밤까지 돌아다녀도 워낙 넓어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은데, 선거구조차 제대로 결정되지 않다 보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민주당의 시민 대상 후보 적합도 조사가 25일부터 진행되지만,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아 무안 지역민들에 대한 홍보에는 미흡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 나주·화순 선거구의 경우 무안까지 포함하는 선거구획정위원회 안이 제시된 상태다.

최 후보는 “그나마 현역 의원들은 권리당원 명단이라도 가지고 있어 경선 여론조사 등에 대비하는데 우리 정치신인들은 아무런 정보도 없어 그저 참신한 일꾼을 뽑아달라는 호소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푸념했다.

영암·무안·신안 출마를 선언한 김태성 예비후보도 “여·야 간 논의 상황을 고려하면 기존 선거구 그대로 갈 가능성이 높아보여 기존 선거구 중심으로 지역발전 공약을 준비하고 대중 밀집 장소를 찾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목포 출마를 선언한 배종호 예비후보도 “후보 입장에서는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지 않으니 내 선거구가 선거운동 대상 지역인지 불확실성을 가질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정치신인인 예비후보자들은 이 같은 점 등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할 수 있도록 소속 정당 주도로 합동연설회와 합동토론회 등을 통해 후보별 정치 비전 등을 권리당원과 유권자들에게 평가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현역 의원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서삼석 의원(영암·무안·신안)은 “지역구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며 “다음달께 선거구 획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데 구애받지않고 지역 활동을 성실히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