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강릉 1.3℃
  • 서울 3.2℃
  • 인천 2.1℃
  • 흐림원주 3.7℃
  • 흐림수원 3.7℃
  • 청주 3.0℃
  • 대전 3.3℃
  • 포항 7.8℃
  • 대구 6.8℃
  • 전주 6.9℃
  • 울산 6.6℃
  • 창원 7.8℃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순천 6.7℃
  • 홍성(예) 3.6℃
  • 흐림제주 10.7℃
  • 흐림김해시 7.1℃
  • 흐림구미 5.8℃
기상청 제공
메뉴

(광주일보) 광주·전남 경제 ‘경험 못한 위기’ 온다

파산 접수 22건, 전년의 두 배
올해 50개 기업 파산 할 수도
‘위니아전자’ 생산직 구조조정
폐업 종합건설사 40% 급증

 

 광주·전남지역 경제가 역대급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몰고 온 경기침체 여파에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 등 ‘3고’ 위기에 내몰리면서 지역 기업들의 파산이 급증하고 있어서이다.

올해 지역기업들의 파산사례가 최근 10년간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면서 지역 경제에 닥칠 위기감도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건설업계의 부진이 문제다. 한때 잘나가던 지역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침체 속에 심각한 위기에 직면, 폐업 사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자금난에 빠진 지역 기업들의 줄도산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최악의 위기’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의 목소리도 나온다.
 

 

6일 법원통계월보 자료를 분석한 결과, 광주지방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사건 접수 건수는 올해 1월부터 5월 말까지 22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0건)의 두 배(120%)를 뛰어넘는 것이다.

광주지방법원의 법인 파산사건 접수는 2019년 19건에서 코로나 사태가 촉발한 2020년 37건으로 94.74% 급증한 뒤 2021년 29건, 지난해 32건을 기록했다. 코로나 이후 매년 30건 안팎의 지역 기업들이 파산하고 있는데, 문제는 코로나로 인한 경기불황 여파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최근 고물가, 고금리, 소비침체까지 겹쳐 올해 지역 기업들의 경영난이 더 심화됐다는 점이다.
 

 

현재 5월까지 매달 4.4개의 기업이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다는 것을 감안하고,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파산 신청 기업은 50개사를 뛰어넘어 최근 10년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실제 지역 산업 현장에서는 짙은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광주의 한 산업단지 입주 기업은 3개월 전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는데, 지난 20여 년간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해왔다는 점에서 경제계의 충격도 컸다.

이밖에 위니아전자 광주사업장은 생산직 사원의 50% 상당에 달하는 130여 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할 정도로 경영이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소비침체로 가전제품 수요가 크게 줄면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의 생산물량이 감소함에 따라 지역 협력업체의 수주 물량도 덩달아 줄어들어 지역 가전업계도 타격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한때 잘나가던 지역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침체 속에 심각한 위기에 직면, 자금력이 부족한 지역 건설업체들의 부도가 속출할 수 있다는 불안도 확산하고 있다.

이날 국토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통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6월 말까지 광주·전남에 폐업을 신고한 종합건설사는 21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15개사)보다 무려 40% 급증했다.

또 폐업한 전문건설사는 총 140개사로, 전년(113개사) 대비 23.9%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2020년 기준 광주·전남의 건설업 사업체는 3만8946개(종사자 19만3995명) 수준에 달할 정도로 지역 산업계에서 건설업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큰 데다, 건설현장이 멈춰 서면 건설업체 직원과 일용직 근로자들의 일자리마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큰 상황이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 중소 건설사들의 한계기업과 부실위험기업 비중이 수도권보다 더 크게 상승할 수 있고, 이에 따라 폐업 사례도 많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기중앙회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최근 광주·전남 중소기업, 제조업계의 경기전망이 계속해 하락 추세다”며 “경제성장률 저하, 고물가·고금리 지속에 따른 소비위축, 수요산업 부진 등으로 지역 제조업계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