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활동이 잦아지는 여름철 주취 관련 신고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취자들이 술에 취했다는 이유만으로 경찰관과 소방관에게 폭언과 폭행을 서슴지 않는 등 주취폭력으로 인해 공권력이 멍들고 있다.
20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12에 접수된 제주지역 주취자 관련 신고는 1만961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제주지역 112 주취자 관련 신고는 7월이 2789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8월 2563건, 6월 2187건, 9월 2024건 등이 이었다. 7~8월에만 전체 27.3%에 해당하는 5352건의 신고가 접수, 주취자 관련 신고가 여름철에 집중되고 있었다.
112에 접수된 제주지역 주취자 관련 신고는 2019년 2만1232건, 2020년 1만9487건, 2021년 1만4547건이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5월까지 5484건이 접수됐다.
이와 함께 일선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경찰관과 소방관들이 주취자의 폭언과 폭행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11일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A씨가 구속됐다. 당시 택시 안에서 술에 취해 자고 있던 A씨는 자신을 깨웠다는 이유로 출동 경찰관의 얼굴과 손등 등을 이빨로 깨물고 폭행했다.
지난해 경찰에 적발된 제주지역 공무집행사범 중 술에 취해 범행을 저지른 사람은 227명으로 전년 185명보다 22.7% 증가했다.
2019년부터 지난달까지 제주지역에서 구급대원을 폭행해 적발된 사람은 26명이다. 이들 중 25명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구급대원을 폭행했다.
경찰관과 소방관은 주취자를 보호하거나 인계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 등의 문제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기도 하다.
현직 경찰관 김모씨는 “주취자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주취자가 다치는 등 잘못되기라도 하면 과잉진압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송사에 휘말릴 수도 있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백 번 양보해서 욕을 하는 것은 참고 넘어가려 하고 있지만 출동한 경찰관 향해 ‘짭새’등 비속어를 사용하는 것만큼은 자제해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