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강릉 15.0℃
  • 맑음서울 20.9℃
  • 맑음인천 17.3℃
  • 맑음원주 21.9℃
  • 맑음수원 16.9℃
  • 맑음청주 21.3℃
  • 맑음대전 19.9℃
  • 구름조금포항 14.8℃
  • 구름조금대구 15.7℃
  • 구름조금전주 18.2℃
  • 구름조금울산 13.3℃
  • 구름조금창원 16.9℃
  • 구름조금광주 20.5℃
  • 구름조금부산 16.4℃
  • 구름많음순천 15.9℃
  • 맑음홍성(예) 18.0℃
  • 흐림제주 18.5℃
  • 구름조금김해시 16.9℃
  • 구름조금구미 17.7℃
기상청 제공
메뉴

(부산일보) ‘조종국 뒷배’ 본색 드러낸 BIFF 이용관

직무대행이 총회 소집 요청하며
조종국 거취 결정 안건 포함하자
되레 자격 운운 비판 메시지 발송
영화계 “황당·분노” 대응책 부심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용관 이사장이 올해 집행위원장을 대행할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 압박에 나섰다. BIFF 내홍을 초래한 조종국 운영위원장 해촉에 대해 묵묵부답하던 이 이사장이 조 위원장 사퇴 안건 등 영화계의 정당한 요구를 반영해 임시총회 소집을 요청한 남 프로그래머를 압박한 것은 적반하장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BIFF 사태를 수습한 후 퇴진하겠다고 밝힌 이 이사장이 최측근인 조 위원장 사퇴를 내부에서 거론하자 본색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지난 13일 밤 BIFF 이사와 집행위원 전원에게 메시지를 보내 ‘남동철 프로그래머가 (집행위원장)직무대행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보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남 프로그래머가)집행부 회의에서의 약속을 저버리고 총회 소집을 요청한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며 ‘이사장으로서 간과하기 어려운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남 프로그래머는 지난 2일 BIFF 이사회가 사실상 집행위원장 대행 역할을 맡긴 인물이다. 이 이사장 최측근인 조 위원장이 지난달 9일 신설된 ‘공동 위원장’ 자리에 임명되자 허문영 전 집행위원장이 같은 달 11일 BIFF를 떠났다. 영화제 사유화 논란에 휩싸인 이 이사장은 결국 나흘 뒤 사태를 수습한 후 퇴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이사장의 경고성 메시지는 남 프로그래머가 BIFF 임시총회 소집을 요청한 후 발송됐다. 남 프로그래머는 지난 12일 이사와 집행위원 전원에게 ‘집행위원장 대행 권한 명문화’와 ‘조 위원장 거취에 대한 결정’을 안건으로 다뤄달라는 글을 보냈다. 그는 ‘현재 규정에는 운영위원장이 법인 운영, 영화제와 마켓 등 일반 사무, 행정, 예산 등을 총괄하게 돼 있다’며 대행으로 원활히 일하려면 두 가지 부분에서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셈이다.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이 애매한 상태에서 업무에 혼선이 있는 현실을 토로한 셈이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절차상 문제에 집중하며 오히려 남 프로그래머 비판에 나섰다. 그는 이번 메시지에서 ‘지난 12일 진행된 집행부 회의에서 총회를 열겠다고 약속했다’며 ‘(출범을 준비하는)혁신위원회가 이사회와 총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 만큼 두 가지를 같이 다룰 일정을 잡겠다고 했다’고 화살을 돌렸다. 이어 ‘그게 여의치 않으면 집행위원장 직무 대행 건을 먼저 다루는 총회를 개최하겠다고 답변했다’면서 집행위원인 남 프로그래머의 제안이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남 프로그래머는 “12일 회의에서 혁신위원회와 함께 총회를 열 것이라는 이사장의 이야기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조 위원장 거취 문제는 얘기를 안 하려고 해서 그것을 포함해 총회 소집을 요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조 위원장 사퇴 문제를 총회 안건으로 다뤄야 한다는 의견을 지난주 이사장에게 전달했으나 거절 당했다”며 “앞으로 총회가 열리면 조 위원장 거취 문제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했다.

영화계에서는 분노를 넘어 황당하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부산 영화인 A 씨는 “퇴진을 약속한 이 이사장이 사태를 수습하거나 조용히 끝낼 생각이 없단 걸 보여주고 있다”며 “영화계가 더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며 이사와 집행위원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그동안 소극적 대응에 나섰다고 비판받은 BIFF 이사회는 우선 15일 임시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