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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비대면 문화 후유증 ‘청년 고립’ 심해졌다 [부산 고립청년 리포트]

팬데믹 후 고립 청년 61% 증가
대면 활동 ‘참여 기피’ 확산 추세
부산 비경제활동인구 31%가 청년
은둔형 외톨이, 최대 2만 명대
이대로 방치 땐 사회 시스템 붕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한 탓에 부산의 ‘고립청년’ 문제가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립청년은 외부와의 관계를 단절하고 사회생활을 거부하는 은둔형 외톨이, 그리고 교육 과정을 마쳤지만 진학이나 취업을 하지 않는 니트(NEET·구직 단념) 청년 등 사회와 연결되지 않고 고립된 청년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29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의 비경제활동인구는 120만 9000명이었다. 이 중 만 15~39세 청년은 38만 1000명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비경제활동인구 중 청년 비율은 31.5%로 10명 중 3명이 청년인 셈이다. 지난 5년간 비경제활동인구 중 청년 비율(34.8→31.5%)을 보면 겉으로는 개선된 듯하지만 여전히 상황은 심각하다. 부산의 고령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는 반면 수도권으로의 청년 인구 유출과 저출산이 가중되고 있어 통계적 착시를 일으키는 것이다. 실제 2021년 부산의 청년인구(만 15~39세)가 95만 1000명에서 지난해 92만 6000명으로 2만 5000명이 줄어드는 동안 60세 이상 노령 인구는 95만 9000명에서 99만 1000명으로 3만 2000명이 늘었다.

부산복지개발원은 지난해 9월 발표한 ‘부산시 은둔형 외톨이 실태조사’에서 부산의 은둔형 외톨이가 최소 7511명에서 최대 2만 2507명일 것이라고 봤다. 여기에다 대상을 니트 청년 등으로 확대하면 부산의 고립청년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립청년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이달 공개한 ‘고립·은둔 청년 현황과 지원 방안’을 보면 2021년 전국 19~34세 청년 중 고립·은둔 청년은 약 53만 8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약 33만 4000명에 비해 61%(20만 4000여 명) 늘어난 수치다.

부산 역시 이런 추세를 따른다. 구직 단념 청년의 사회 진출을 돕는 청년도전지원사업 ‘위닛캠퍼스’를 운영하는 부산경제진흥원의 설명도 다르지 않다. 부산경제진흥원 권재현 일자리기획팀장은 “청년이 비대면에 익숙해지다 보니 위닛캠퍼스 같은 대면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고립청년 문제는 일본의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와는 결이 조금 다르다. 히키코모리는 ‘8050 문제’(1990년대 일본의 취직 빙하기 등을 겪고 히키코모리가 된 50대가 80대 노부모의 연금에 기대 생활하는 현상)로 확대돼 또 다른 사회 문제를 낳고 있다.

〈부산일보〉와 ‘서일본신문’ 취재진이 일본 내각부 조사 내용을 확인한 결과, 히키코모리는 지난해 11월 만 15~39세 청년 중에서 약 62만 명, 15~64세로 넓히면 약 146만 명으로 추정된다. 2015년 조사에서 일본 전국의 15~39세 청년 히키코모리가 약 54만 1000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가 갈수록 히키코모리 문제가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비대면 수업으로 캠퍼스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코로나 대학생’이 사회에 진출하는 내년 이후 고립청년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면서 다각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산일보〉는 한국에 앞서 심각한 고립청년 문제를 겪는 일본의 사례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립청년을 이대로 방치하면 국가 경쟁력 저하는 물론 사회 시스템 붕괴까지 촉발시킬 수 있다는 적색 경고등이 이미 켜진 것을 확인했다. 이들의 고립 해소를 위한 사회적 논의와 대책이 시급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