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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포대 몇개로 장마 버티라니… 수해지역 '땜질 처방' 방치

 

"여기 사람 죽은 곳이에요. 장마 멀지 않았는데, 또 덮칠까 봐 걱정이네요."

3일 찾은 광주시 목현동 모개미천은 지난해 8월 누적 강수량 398㎜라는 기록적인 폭우로 불어난 물에 버스정류장 지반이 무너지면서 여성 1명이 사망한 하천이다.

당시 인근 다세대주택과 상가, 사업장들도 모두 물에 잠기며 수십억원 이상의 재산 피해를 내면서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후 개선복구 사업이 추진됐다.

그러나 이날 현장은 범람으로 무너진 안전 펜스 대신 드럼통 20여 개가 아슬아슬하게 하천과 도로의 경계에 걸쳐 있고, 제방은 시멘트 둑이나 구조물이 아닌 돌과 모래로 채워진 포대들이 받치고 있었다. 하천 내부 곳곳엔 지반이 무너지며 떨어진 도로 구조물들이 치워지지 않고 녹슨 채 나뒹굴고 있는 상태다.

 

광주 모개미천 등 7곳 준공 미뤄져
범람으로 무너진 펜스 대신 드럼통
돌·모래 채워진 자루들로 임시방편

 

복구사업이 절차 등의 문제로 늦어지자 응급 복구만 진행한 것인데, 인명피해까지 발생한 곳인 만큼 인근 주민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하천 인근에서 사업장을 운영하는 황모(60)씨는 "(지난해 수해 당시)사람 떠내려 가고, 집과 상가에 물이 차고 난리도 아니었다. 수해복구한다고 얘기는 들었지만, 내년에 완성된다고 저렇게 드럼통이랑 포대 몇 개만 올려 놓고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난해 수해 피해가 심각해 장기복구사업이 추진되는 도내 하천들이 응급조치만 가해진 채 이번 장마철을 버텨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전체 재해복구사업 예산의 30% 가까이가 투입되는 대형 사업으로 설계 및 행정 절차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천 대부분이 수해피해가 큰 지역인 만큼,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발생한 호우 피해에 대한 재해복구사업 1천925건 중 이달 기준으로 절반인 950건을 준공했다. 908건(47%)은 공사 진행, 67건(3%)은 준비 중인데 우기 전인 6월까지 7건의 복구사업을 제외하고 모두 준공한다는 목표다.

문제는 내년으로 준공이 미뤄진 7건의 복구 사업 대다수가 인명 사고와 대규모 재산 피해가 발생한 곳들이라는 점이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양평군의 세월천, 대석천, 성덕천과 여주시 주어천, 안두렁천 그리고 광주시 우산천과 모개미천 등 7곳이다.

전체 국도비 포함 2천956억원의 도 재해복구사업 예산 중 30%인 1천8억원(국비 789억, 도비 172억, 시군비 47억)이 7건에 투입될 정도로 대규모 사업이다. 반면 설계 발주에 들어간 우산천을 제외하고 모두 30% 이하의 설계율을 보이고 있으며 모개미천은 내년 1월, 나머지는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부분 인명사고·재산피해 컸던 곳
작년보다 비 많이 온다는데… 걱정


도는 다가오는 올해 장마와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해 앞선 모개미천과 같이 모래를 채운 포대 등을 쌓는 등의 응급복구를 진행했지만, 땜질식 처방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미 한번 폭우로 하천과 교량이 무너진 곳들이라 집중호우에 속수무책이란 우려가 나온다.

최근 기상청은 올해 7월 저기압 영향으로 남풍이 유입되면서 지난해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 이번 어린이날 연휴에도 집중호우가 예정돼 있다.

도 관계자는 "정부와 함께 최대한 6월 우기 전에 복구 사업을 완료하려 했지만, 지난해 피해가 컸던 장기 개선 사업 대상지들은 하천 폭을 넓히기 위한 설계의 사전심의, 환경영향평가, 보상 협의 등의 절차로 추진이 늦어졌다. 응급 복구 후에도 해당 하천들을 지속 점검하며 이번 우기에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