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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육지 가뭄에 병드는 전남 바다

민물 유입 안 돼 짜디 짠 바다
플랑크톤 등 먹잇감도 줄어
낙지·김·꼬막 등 생산량 급감
생태계 ‘흔들’…어민 소득 감소

극심한 가뭄이 바다 생태계마저 흔들고 있다. 바다로 유입되는 강이나 호수, 지하수와 같은 민물과 빗물이 급감하면서 연근해의 해수 염도가 높아진데다 미네랄·플랑크톤 등의 먹이가 사라진 탓이다. 이로 인해 천혜의 수산물 보고인 전남의 갯벌과 바다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낙지, 꼬막 등 주로 갯벌에서 나는 두족류, 패류와 함께 염도의 영향을 받는 김까지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어민들은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몰리고 있다.

19일 강진군 수협, 보성군 수협 등에 따르면 올 들어 갯벌에서 낙지가 사라져 낙지 위판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강진군 수협의 경우 낙지 위판고가 지난 2021년 3월부터 1년간 105만 마리였으나 2022년 3월부터 1년간은 66만 마리로 반토막이 났다. 특히 가뭄이 본격화된 올 2월부터 낙지가 바다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 어민들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지역민의 식탁에 오르는 낙지(대) 한 마리의 소매 가격은 평년에는 6000~7000원선이었지만 올해는무려 1만2000~1만4000원까지 오른 실정이다. 최성철 강진 사초마을 이장은 “6월 금어기까지 낙지 조업을 해야 하는데 배를 띄워봤자 인건비, 기름값도 안 나와 아예 운항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계속 놀다가는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할 듯하다”고 토로했다. 마을공동어장에 낙지목장을 조성한 보성 석간마을에서도 갑자기 낙지가 안 잡혀 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세계로 수출되고 있는 전남 수산물인 김 역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남도는 지난해 43만t에서 올해는 55만t으로 12만t을 더 생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장기화된 가뭄으로 인해 해수 염도가 높아지면서 김이 성장하지 못한 바람에, 지난 10일 현재 26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1만t)에 비해 오히려 15%가 감소하고 말았다. 전남 해역에서는 주로 잇바디돌김, 모무늬돌김, 일반김 등이 생산되고 있는데, 해안가에 붙어 자라는 돌김류는 생산량이 조금 줄었으나 가장 생산 규모가 큰 일반김 생산량은 한층 더 감소했다. 2022년 3월 10일에는 일반김 생산량이 38만t을 넘었으나 올해는 21만t에 그치고 있다. 가뭄이 계속될 경우 물김 생산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전남 득량만, 여자만에서 나는 꼬막은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면서 크기가 줄어 어민들이 울상이다. 다 큰 성체가 1.5cm에도 미치지 못해 제대로 된 가격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알맹이가 비어있는 상태도 부지기수다. 여수 안포마을은 올해 피꼬막 작업을 아예 포기했다. 이희한 어촌계장은 “한 번 작업을 하면 10여 명의 어민이 참여하는데, 인건비도 건지고 못하고 매번 손해만 난다”며 “이제 수산물 생산보다는 가공이나 관광 등 다른 방식의 생산이나 이윤 창출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남의 가뭄은 지난해 2월부터 시작했는데, 지난해 남부지방 기상가뭄 발생일은 227.3일로 1973년 이후 최장이다. 지난해 6~8월 남부지방 강수량은 483.3㎜로 평년 같은 기간 강수량(704.0㎜)을 크게 밑돌아 전남 해역으로 들어오는 민물의 양 역시 그만큼 적었다.

전남도 관계자는 “이번 가뭄은 기후변화에 따른 현상으로, 민물의 유입이 줄어들면서 바닷물의 영양분이 충분하지 못해 수산물 생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올 하반기는 돼야 가뭄에 의한 전남 수산물의 피해 여부가 집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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