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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청약 로또 옛말…부동산 찬바람에 너도나도 ‘청약통장’ 해지

1월 청약통장 가입자 광주 78만3162명…지난해 7월부터 감소세
지난해 정점 6, 8월 대비 광주 2만2351명, 전남 2만3433명 감소

 

직장인 정모(40)씨는 대학생 때부터 들어놨던 청약통장을 해지할 지 고민하고 있다. 20년째 유지하고 있는 그의 청약통장에는 3000만원의 목돈이 들어있다고 한다.

정씨는 “내 집 마련을 위해 필수적으로 청약통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청약을 20번 넘게 넣었어도 한 번도 당첨되질 않았다”며 “1인 가구라 청약 가점도 낮은 데다, 당첨되더라도 분양가도 비싸고 금리도 높아 부답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고금리 시대에 금리가 낮은 청약통장에 돈을 묶어두는 것이 손해일 것 같아 해지할 지 고민된다”고 털어놓았다.

부동산시장이 얼어붙고 분양시장이 깊은 침체를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집값 급등기 내 집 마련을 위해 ‘필수아이템’로 꼽혔던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광주·전남의 청약통장 예치금도 작년 정점을 찍었을 때보다 2200억원이 넘게 빠졌고, 가입자 수의 감소 폭도 확대되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광주지역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78만3162명으로, 전월(78만7197명) 대비 0.51%(4035명) 감소했다.

앞서 2010년 7월 기준 11만9909명이던 광주지역 청약저축 가입자는 10년 뒤인 2020년 76만4166명으로 급증했다. 이후 2021년에는 79만2417명으로 늘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달 1000명 이상씩 증가하면서 6월 80만5513명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7월부터 80만5513명으로 124명이 줄면서 2009년 청약예금·청약부금·청약저축 통장이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통합된 이후 처음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작년 가입자 수가 정점을 찍었던 6월과 비교하면 올해 1월 2.77%(2만2351명)이 줄어든 셈이다.

가입자 수가 빠지면서 청약통장 예치금도 쑥 빠졌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 달 광주 청약통장 예치금은 2조5222억원으로, 예치금 금액이 가장 많았던 작년 7월(2조6723억원)에 비해 1501억원(5.61%)이 감소했다.

이런 사정은 전남지역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지난 달 전남의 청약저축 가입자는 전달(67만8686명) 대비 0.71%(4814명) 감소한 67만3872명으로 집계됐다. 가입자 수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 8월(69만7305명)과 비교해서는 3.36%(2만3433명)가 감소했다.

또 청약통장 예치금도 가장 많았던 지난해 6월 2조1305억원에서 올해 1월 1조9590억원으로 1715억원(8.05%)이나 줄었다.

청약통장은 내 집 마련을 위한 필수 코스로 인식됐었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때 집값 상승 폭이 큰 탓에 청약에 당첨된 뒤 분양권을 되팔거나, 입주한 이후에도 곧장 주택을 매매해 차익을 얻으려는 심리가 더해진 것도 주택청약 인기에 한몫했다.

그러나 잇단 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된 데다, 신축 아파트의 분양가가 워낙 높아 주택을 처분해도 시세 차익이 크지 않아지면서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청약통장의 금리를 인상한다고 발표했지만 워낙 분양시장이 어려운 탓에 청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청약통장을 오래 유지해 가점이 높으면 당첨기회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보고 길게 유지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