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제의 버팀복 역할을 해왔던 건설업계가 예산감액, 금리인상, 자재값 상승이라는 삼중고를 겪으며 성장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종합건설업계의 기성액은 4년 만에 꺾였고, 전문건설업계에서는 지난해 단 한 건의 공사도 수주하지 못한 무실적 업체가 100개 넘게 쏟아졌다. 강원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9%에 달하는 만큼, 건설업의 위기가 지역경제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발표된 대한건설협회 도회와 대한전문건설협회 도회의 '2022 실적신고 결과'를 보면 지난해 건설협회 도회 회원사의 전체 기성액(공사 실적)은 2018년 이후 4년 만에 줄어든 3조2,372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3조3,533억원)보다 3.46% 감소한 액수다.
공종별로 토목 분야 기성액이 1조2,174억원으로 전년(1조3,805억원)대비 1,631억원(11.8%) 이나 줄어 전반적인 실적 위축을 가져왔다.
전문건설업계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해 전문건설협회 도회 회원사는 1조6,746억원의 기성실적을 세웠으나 2021년(1조6,906억원)보다 0.95% 줄었다. 이번 실적 신고에 2,684개의 회원사가 참여했음을 감안하면, 업체 1개당 평균 기성액은 6억2,300만원 수준이다. 전년대비 2,800만원 감소한 액수다.
1년 동안 단 한 건의 공사도 수주하지 못한 무실적 업체도 132개나 됐다. 2020년 101개, 2021년 102개에서 지난해에만 30개가 늘었다.
한국전기공사협회 도회가 취합한 실적신고액 역시 지난해 8,737억원을 기록, 2021년(9,181억원)대비 5.1% 감소했다.
문제는 침체된 건설업이 지역경제를 수렁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22 지역건설산업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도내 건설업 생산액은 4조4,000억원으로 지역내총생산(GRDP·48조7,000억원)의 9.0%를 차지했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10.4%)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이다.
또 건설업의 위기는 취업률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2021년 말 기준 도내 건설업 취업자는 전 산업 취업자(84만1,000명)의 9.9%에 해당하는 8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도내 건설업 취업자 비중은 전국에서 제주(10.6%) 다음으로 컸다.
오인철 대한건설협회 도회장은 "건설업이 무너지면 고용이 줄고, 소비가 감소하며 결국 지역경제가 활력을 잃는 악순환이 나타날 것"이라며 "건설업 침체 극복을 위한 SOC예산 확대가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