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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회원가입, 본인인증, 금융인증서까지…고령층 기부 막는 고향사랑기부제

국민 기부의사 높지만 생소한 절차에 포기 속출
직접 해보니 개인정보 확인 금융인증 절차 복잡
행정안전부 "상황 모니터링 중 개선해나갈 계획"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부를 하려는 국민들이 늘고 있지만 복잡한 온라인 인증 절차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고향사랑기부제의 핵심인 중장년층 이상을 배려하지 않은 전자금융 시스템의 전면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홍천 출신으로 춘천에 터를 잡고있는 이보형(88)씨는 지난 6일 홍천에 온라인 기부를 시도하다가 포기했다. 간편인증, 거주지인증, 금융인증 등 생소한 절차가 줄줄이 이어지며 1시간 이상 걸렸기 때문이다. 이씨는 "주민번호만 몇 번을 입력했는지 모르겠다"며 "기부금 결제 단계까지 갔지만 금융인증서가 필요하다며 오류가 나길래 화가 나서 그만뒀다"고 불만을 표했다.

 

영월에 거주하는 이경숙(61)씨 역시 고향사랑기부제 소식을 듣고 고향인 충북 괴산군에 기부를 결심했지만, 결국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야 하는 회원가입, 본인인증 단계부터 막혔다. 이씨는 "기부 절차 안내를 여러 번 봤지만 휴대폰 인증 같은 단계는 사소한지 설명이 부실하다"면서 "자식 도움 없이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20대인 본보 기자가 직접 고향사랑기부제 온라인 홈페이지인 고향사랑e음에 접속해 기부를 시도했을때도 절차는 복잡하고 까다로웠다.

 

홈페이지 안내를 따라 간편인증 로그인을 위해 인증서 생성을 20여분간 진행했으나 '간편인증은 회원가입 또는 휴대폰 본인인증 후 사용 가능하다'는 문구가 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회원가입을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이 절차를 거쳐 들어간 기부금 납부 페이지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즉시납부 버튼을 클릭하니 위택스 인터넷 납부 시스템을 통해 계좌이체, 카드결제, 간편결제가 가능했지만 이중 계좌이체와 카드결제의 경우 금융인증서 또는 공동인증서(구 공인인증서)가 필요했다. 인증서가 없으면 납부가 불가능했다. 이같은 과정은 디지털 금융 시스템에 익숙치 않은 노년층에게는 상당한 불편을 초래할 것으로 보였다. 기부를 하고 싶어도 절차가 이를 막고 있는 셈이다.

 

강원도민회중앙회 관계자는 “고향에 대한 애뜻함이 많은 고령층들이 고향사랑기부를 하고 싶어도 절차와 과정이 너무 어렵다는 말들이 많다”며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게 이뤄져야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는 이같은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라는 입장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기부지에 대한 주소 제한, 금융거래 등을 감안 보안을 위해 개인정보 인증을 강화할 수밖에 없었다"며 "온라인 취약층을 위해 오프라인 기부도 가능하도록 했지만, 아직 제도 시행 초기이다 보니 미흡한 점이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불편이 없도록 개선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