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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배달대행업계, 청소년 범죄 온상 우려 높다

광주 12곳 라이더 중 청소년이 32%…금은방 절도 등 범죄 유혹도
무면허 운전에 부대비용 등 맞추려 과속·사고 잦아 대책 마련 필요

 

배달대행업계가 청소년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청소년들이 접근성이 낮고 최저시급 제한이 없는 배달대행업에 뛰어들고 있는데, 하루 6만원이 넘는 높은 부대 비용과 사고 처리 비용 등을 감당하려다 범죄 유혹에 쉽게 빠져들고 있다.

지난 2일 광주시 동구 충장로의 한 금은방에 침입해 4000여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초등학생 등 10대<광주일보 12월 5일자 6면>들은 배달대행 아르바이트 중 빌린 오토바이 수리비를 마련하려다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광주동부경찰에 따르면 범행을 공모한 10대 세 명 중 한 명인 고교 중퇴자 A(16)군은 평소 가출을 빈번하게 하면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배달대행 아르바이트를 해 왔다.

A군은 앞서 또 다른 배달기사 B(19)씨에게 오토바이를 빌렸다가 교통사고를 냈다. B씨는 A씨에게 수리비 150여만원을 청구했으며, “돈이 없으면 금은방을 털어 오라. 장물 처리를 해 주겠다”고 범죄를 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혹에 넘어간 A군은 아르바이트를 통해 알게 된 다른 10대 두 명을 포섭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지역 청소년들의 배달업계 종사율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20년 광주청소년노동인권센터와 광주시교육청이 발표한 ‘청소년 노동 인권의식 및 노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광주지역 청소년들의 노동 참가율은 지난 2017년 14.9%에서 2020년 6.8%로 줄었으나, 음식배달 노동 참가율은 0.6%에서 3.8%로 5배 이상 증가했다.
 

또 광주청소년노동인권센터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2022 광주 배달라이더 실태조사 보고서’에서는 올해 기준 광주 12곳의 배달업체가 청소년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별 배달기사 총 인원수는 평균은 567명 수준이었으며, 이 중 청소년은 184.7명으로 32.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배달대행업이 금전적 여유가 없는 청소년들이 감당하기에 부대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오토바이 임대료와 보험료, 배달 수수료, 기름값, 밥값 등 하루에 최소 6만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 청소년노동인권센터 조사 결과다.

건당 배달비는 3000~3500원을 받는 경우가 60.9%로 가장 높았는데, 이 경우 수익을 내려면 하루에 최소 20건 이상을 배달해야 하는 것이다. 급한 마음에 과속·신호위반을 하다 경찰 단속에 걸려 과태료를 낼 경우 하루 할당량이 30건으로 뛰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는 구조다.

건수 압박뿐 아니라 운전 미숙, 경험 부족 등으로 사고도 잦다. 사고를 경험한 청소년 비율이 50%로 2명 중 1명은 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유상운송 종합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치료비, 차량 수리비를 자부담하는 청소년도 57.7%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무면허 청소년에게도 배달기사 일을 맡기는 사례가 많아 업계가 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A군은 배달대행 일을 하면서 무면허 운전을 했다고 경찰에 시인했다. 또 지난 10월 27일 새벽에는 광주역 일대를 질주하던 10대 ‘폭주족’ 7명이 경찰에 붙잡혔는데, 모두 배달대행 일을 하던 이들로 7명 중 6명이 무면허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청소년노동인권센터 실태조사에 응한 한 학생은 “(배달업체 사장이) 면허증 있냐고 물어보긴 했는데, 없다고 하니까 괜찮다고 했다. 네가 조금만 조심히 타면 의미가 없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광주경찰 관계자는 “최근에는 가출 청소년들이 배달대행업계를 과거 보도방, 롤러스케이트장처럼 하나의 집결지로 활용하는 추세다”며 “배달업체를 통해 서로를 알고 범죄 모의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더러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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