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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부산 수돗물, 지난여름 6등급 폐수까지 걸러 썼다

물금·매리 취수장 수질 분석 결과
6월 17일~8월 18일 63일 동안
닷새 빼고 대부분 4~6등급 공급
박재호 의원 국감 자료서 확인
가뭄·고온 현상에 부영양화 심각
수질 악화 피해 하류 지역에 집중

올여름 부산의 주요 취수장에 두 달 가까이 지속적으로 4등급 이하 수질의 원수가 공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4등급 물은 공업용수로 쓰기에도 부적절한 수준이다. 폐수 수준인 6등급의 원수가 공급된 날도 10일에 이른다.

3일 박재호 의원실이 공개한 ‘물금·매리 취수장의 일자별 공급 원수 수질 등급’ 국감 자료에 따르면, 올 6월 17일부터 8월 18일까지 63일 중 두 정수장 모두에 TOC(총 유기 탄소량) 기준 3등급 이상의 물이 공급된 날은 단 5일에 불과했다. 나머지 58일은 최소 1곳에, 이중 대부분은 두 취수장 모두에 4~6등급의 원수가 공급됐다. 이는 두 달간 부산 시민 상당수가 거의 매일 4~6등급의 물을 정수해 씻고 마셨다는 의미이다.

구체적으론 물금 취수장의 원수 수질 등급별 일수가 △4등급 24일 △5등급 22일 △6등급 7일이었다. 매리 취수장은 △4등급 23일 △5등급 22일 △6등급 4일이었다. 7월 10일의 경우 두 취수장 모두 6등급 원수가 공급됐다.

원칙적으론 3등급 원수도 식수로 쓰기엔 부적절하기 때문에, 4등급 이하의 물이 장기간 공급된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4등급 물은 오염물질이 많아 농업용수로 쓰거나 고도 정수처리 뒤 공업용수로 쓰는 것이 원칙이다. 5등급은 특수 정수 처리를 해야 공업용수로 쓸 수 있는 수준이다.

가장 낮은 6등급은 용존산소가 거의 없어 어떤 물고기도 살기 어려운 폐수에 가깝다. 특히 총 유기 탄소량이 8mg/L를 넘으면 6등급이 되는데, 8월 9일 물금 취수장 공급 원수의 총 유기 탄소량은 14.6mg/L까지 치솟았다. 이날 공급된 원수는 오염 물질 덩어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통상 서울의 취수원 팔당호의 경우 연간 1등급을 유지하는 등 다른 지역 취수원에는 대부분 1, 2등급의 원수가 공급된다. 반면 부산 물금·매리 취수장은 연간 평균 3등급 원수가 들어오고, 여름엔 4등급 이하의 물이 공급되는 날이 잦아지는 경향이 있다. 올여름의 경우 가뭄과 고온 현상으로 낙동강의 부영양화가 심각해져 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대구의 매곡·문산 취수장 공급 원수는 올여름 5등급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는 만큼, 낙동강 수질 악화의 피해는 하류에 더 집중됐다는 게 박재호 의원의 설명이다.

장기간 4~6등급 원수가 들어왔지만, 부산시는 고도정수 처리를 통해 일단 식수 허용 기준치를 통과하는 수돗물을 생산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도 현재 인프라로는 정수 처리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올여름 수돗물 내 소독부산물이자 발암물질인 총트리할로메탄이 0.05mg/L까지 올라가는 등 원수 수질 악화가 가정의 수돗물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재호 의원은 “4등급 이하 물도 식수로 써야 하는 부산 시민의 고통은 시급한 민생 과제”라며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정책 계속 추진과 낙동강 내 대응 시설 관련 국비 편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