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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낙동강 ‘녹조라테’ 소독하느라 수돗물 더 위험해졌다['맑은 물' 부산의 염원]

발암물질 분류 총트리할로메탄
화명정수장서 대구보다 더 검출
녹조 대란으로 소독 강화한 탓
염소 소독 과정서 생긴 부산물
선진국 기준치 초과 사례도 확인
원수 개선 없는 정수처리 한계

 

 

올여름 부산과 경남 창원시 등 낙동강 하류의 각 가정에 공급된 수돗물에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소독부산물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규모 녹조 번식으로 소독 처리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일부 선진국의 수돗물 공급 기준을 초과한 사례도 나왔다. 이는 오염된 낙동강 원수를 정수처리하는 것만으론 안전한 물로 만들기 힘들다는 걸 의미한다.

 

12일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수돗물평가위원회 수질검사 결과에 따르면 올 7~8월 부산 화명·덕산 정수장에서 생산된 수돗물의 ‘총트리할로메탄’ 검출량은 L당 0.05mg 안팎을 기록했다. 7월 검출량은 △화명 0.055mg △덕산 0.043mg, 8월은 △화명 0.051mg △덕산 0.045mg이었다. 통상 총트리할로메탄은 소독 처리가 많아지는 7~8월 증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2016년 이래 최근 7년간 부산의 정수장에서 L당 0.05mg 안팎이 검출된 적은 없다. 지난해 7~8월 화명·덕산 정수장 검출량은 0.029~0.039mg이었다.

 

경남 지역 낙동강 하류도 비슷한 상황이다. 창원시 상수도사업소의 자체 수질조사에 따르면 올 7월 반송정수장의 L당 총트리할로메탄 검출량은 0.059mg이었다. 8월에도 칠서·반송·석동정수장이 각각 0.041mg, 0.046mg, 0.044mg을 기록했다. 이는 낙동강 상류인 대구 5개 정수장이 상수도사업본부 정기조사에서 올 7월 0.019~0.044mg, 8월 0.014~0.037mg을 기록한 것보다 높은 수준이다.

 

총트리할로메탄은 주로 오염된 원수를 염소로 정수하는 과정에 생기는 부산물로 일종의 ‘찌꺼기’로 볼 수 있다. 중추신경 계통과 간장, 신장의 작용에 영향을 주고 지속해서 노출되면 암을 유발한다. 정수를 마친 수돗물에 포함된 만큼, 원수의 오염보다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노출되면 노출될수록 암 유발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기준치 이하라서 무해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국가별로 허용치도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와 영국, 프랑스 등은 L당 총트리할로메탄 0.1mg을 먹는 물 기준으로 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0.08mg, 독일과 노르웨이는 0.05mg, 호주는 0.025mg이다. 독일 호주 등의 기준으로는 올여름 화명·덕산 정수장에서 생산된 수돗물은 가정에 공급하기 불안한 수준이었던 셈이다. 국내 대다수 지자체도 내부적으론 0.05mg을 총트리할로메탄 함량의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수질을 관리한다.

 

낙동강 원수 오염이 총트리할로메탄 증가의 근본적인 이유라는 데 별다른 이견은 없다. 오염이 늘면 정수 처리량이 증가해 소독부산물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부산시의 경우 2015년 총트리할로메탄 관리 강화 계획을 세워 활성탄 교체 시기 단축, 염소 대신 오존 소독 확대 등을 시행해 성과를 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염소 소독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고, 올여름 녹조 사태처럼 유기 오염물이 급증하면 염소 소독에 대한 의존성이 커져 수돗물 안전에 빨간불이 켜진다.

부산대 생명과학과 주기재 교수는 “정수처리로 오염물질이 사라지면 물이 깨끗해졌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총트리할로메탄이 늘면 안전한 물이라고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