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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영수회담 요청…민생 해법 만들겠다”

민주당 전당대회 77.77% 압도적 득표 … “재집권 위한 토대 구축”
최고위원에 정청래·고민정·박찬대·서영교·장경태 …친명체제로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대표로 이재명 후보가 선출됐다. 이재명 신임 대표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77.77%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된 데다 최고위원들도 친명계 주자들이 사실상 독식하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확고한 친명(친 이재명) 친정 체제로 구축됐다는 평가다. 호남 단일 최고위원 주자였던 송갑석 후보는 친명 진영의 벽을 넘지 못하고 지도부 진입에 실패했다.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권 주자인 이재명 후보는 대의원 투표(30%), 권리당원 투표(40%), 국민여론조사(25%), 일반당원 여론조사(5%) 등을 종합한 결과, 77.77%의 압도적 득표율로 대표에 당선됐다. 이 대표는 대의원 투표 72.03%, 권리당원 투표 78.22%, 일반 당원 여론조사 86.25% , 국민 여론조사 82.26%를 득표했다. 이 대표의 득표율은 지금까지 최고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난 1997년 새정치국민회의 대선 후보 선출 전당대회에서 얻은 77.5%를 넘어서는 수치라는 점에서 당 장악력에 힘을 실릴 전망이다. 이 대표가 불과 2년여 전까지만 해도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았던 점을 반영하면 ‘이재명의 민주당’은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신임 대표는 이날 대표직 수락 연설에서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저를 여러분이 다시 세워주셨다”며 “재집권을 위한 토대 구축이라는 이 막중한 임무에 실패하면 저 이재명의 시대적 소명도 끝난다는 사즉생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마지막도 민생”이라며 “영수회담을 요청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민생과 경제, 민주주의와 평화의 가치를 훼손하고 역사를 되돌리는 퇴행과 독주에는 결연히 맞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후보와 맞섰던 박용진 후보는 마지막까지 분투했지만 22.23%의 지지율에 그쳤다.
 
 
최고위원은 정청래 후보가 25.20%의 득표율로 1위로 당선됐고 고민정 후보가 19.33% 2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박찬대 후보가 14.20%의 득표율로 3위를, 서영교 후보와 장경태 후보가 각각 14.19%, 12.39%의 득표율을 기록, 5위까지 진입하는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송 후보는 대의원 투표에서 17.89%의 득표율로 분전했으나 권리당원 투표에서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5위와 1.58%포인트 차이인 10.81%의 득표율로 6위에 그치며 석패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지도부는 사실상 친명 체제로 구축됐다는 평가다. 민주당 지도부인 최고위원회의(9명)에는 이재명 대표를 정점으로 친명 최고위원이 무려 6명(지명직 2명 포함)이나 포진하게 된다. 비명(비 이재명)계 최고위원은 고민정 의원 단 한명에 불과하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지난 대선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 비서실장을 맡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친명 성향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친명 일색의 지도부는 오히려 이재명 대표 체제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이나 당내 요직에 호남 국회의원들을 중용할 것인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 대표의 과제는 일단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친명과 비명 진영의 갈등을 통합의 리더십으로 풀어내는 것이 꼽힌다. 당장, 이 대표는 임기 첫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내 통합’의 첫걸음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 등 여권과의 관계 설정도 관건이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새로운 지도부에 강경파가 많다는 점에서 각종 현안을 둘러싸고 여야가 해법을 모색하기보다 정면충돌하면서 정쟁이 확대되지 않느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또 사법 리스크를 둘러싸고 정국이 급랭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이재명 대표가 과연 어떠한 리더십으로 정국을 헤쳐 나갈 것인지 주목된다.

한편, 호남 단일주자였던 송갑석 의원이 지도부 진입에 실패하면서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21대 국회 들어 전북의 한병도 의원, 전남의 서삼석 의원에 이어 세 차례 연속으로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호남 민심은 지난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 전대에서도 낮은 투표율로 민주당과 지역 정치권에 대해 깊은 실망감을 표출했다는 점에서 차기 총선을 앞두고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다. 호남 정치권의 지각 변동은 물론 민주당이 제1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강한 정치적 역풍에 직면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