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을 놓고 후보 3명이 강원도에서 처음으로 격돌했다. 8·28 전당대회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린 첫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은 서로를 탐색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썼다. 2일 G1방송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에서 이재명·박용진·강훈식(기호순)후보는 지구당 부활 등 정당법 개정, 친어르신 정당, 지역균형발전 등 당 비전에 대해 공감대를 이루면서도, 이재명 후보를 견제하는 질문이 집중되며 후반부로 갈수록 열기가 뜨거워졌다.
■독주하는 이재명 견제=전체적인 토론 분위기는 현재 지지율이 가장 높은 이재명 후보를 견제하는 방향으로 흘렀다. 박용진 후보는 최근 이재명 후보의 발언한 '저학력·저소득자들이 국민의힘을 더 많이 지지한다'는 것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며 "남 탓노선으로는 혁신할 수 없다. 남 탓이 아닌 혁신해서 달라져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틀린 말은 아니다. 객관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남 탓이라고 단정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또 박 후보는 강 후보에게 '욕하는 플랫폼'에 대한 입장을 물었고, 강 후보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해 두 후보간의 연대 모습도 보였다. 이에 이 후보는 "플랫폼을 만들 때 비판의 기능도 갖자는 말이었다. 정치인은 국민으로부터 욕먹는 것을 피하면 안된다"고 해명했다.
'셀프공천'논란이 일었던 이재명 후보에게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과 통과가 실제로 있었느냐는 질문도 있었다. 이에 이 후보는 "당원의 한사람에 불과하다. 시스템을 무력화하거나 권한을 행사하지 않았다. 셀프공천이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3인3색 당 비전 제시=이재명 후보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당은 정권획득을 통해 국민들롭터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이기기 위해서는 신뢰와 기대,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되찾아야한다"며 "유능하고 강하고, 소통하고 혁신과 통합으로 국민들의 기대를 모으는 정당, 선거에서 이겨 국민들을 위해 권력을 온전히 쓸 수 있는 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젊은 수권정당'을 내세운 강훈식 후보는 "새판을 짜야한다. 계파와 세대 상관없이 많은 분들의 지지로 예선을 넘었다.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 더많은 대선후보들이 만들어질 수있는 대선후보들의 슈퍼리그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상대당인 국민의힘이 가장 두려워하는 당대표 후보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용진 후보는 "유치원 3법, 재벌개혁, 현대자동차 리콜 등 국민들의 삶을 1cm라도 개선시켜왔다"며 "'어대명' 어제까지는 대세가 이재명이지만 오늘부터 대표는 박용진이다. '어대명'과 '오대박' 1대1 구도 기대해달라"고 호소했다.
■강원특별자치도 완성 공감대=다음달 6월 출범을 앞둔 강원특별자치도의 완성을 위해 세명의 후보 모두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공통된 답변을 내놨다. 박용진 후보는 "23개 조항으로 구성된 강원특별자치도법은 뼈대만 갖춰져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법은 481개 조항"이라며 "교육, 경제,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실효성을 검토해 행정·재정적인 이양, 국무총리실의 지원위원회 설치 등을 살피겠다"고 말했다. 강훈식 후보도 "심기준 전 의원과 허영 의원, 이광재·최문순 전 지사가 노력해온 성과다. 이제는 구체화시키는게 필요하다"며 "지난 대선 당시 오색케이블카 때문에 도민들께 많은 상심을 줬다. 국제학교, 기업유치 등 특별자치도를 바탕으로 강원도 발전을 이끌겠다"고 했다.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던 이재명 후보는 "국무총리실 산하의 지원위원회가 반드시 만들어져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했다. 3명의 후보 모두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으나, '어떻게'라는 방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서울=이하늘기자 2sky@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