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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경북 뉴 관광지] <2> 포항 스페이스워크·스카이워크

환호공원 꼭대기에서 여남해변까지 도보로 걷는 아찔한 경험
누적관광객 50만명…핫플레이스 등극

 

바다는 참 신비롭다. 포스코 등 철강공단의 삐죽한 굴뚝들도 해안선에 묻히면 특색있는 풍경으로 변모하고 만다.

한반도 호랑이의 꼬리에 위치한 포항은 특유의 모양 탓에 너른 해안선이 일품이다.

총 길이 204㎞, 경북지역 해안선의 약 절반에 달하는 천혜의 해안 절경이 포항의 남북으로 길게 펼쳐져 있다.

 

북으로는 화진·월포·칠포, 남으로는 구룡포‧도구 등 많은 해수욕장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명해진 '사진 맛집'들이 알알이 보석처럼 포항 해안가를 수놓는다.

그 중에서도 영일대해수욕장은 부산의 광안리와 함께 도심형 해수욕장으로 유명하다. 영일대해수욕장 일대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포스코의 휘황찬란한 불빛들과 함께 왠지 모를 젊음의 열기마저 느끼게 한다.

이곳에 지난해부터 설치된 스페이스워크와 스카이워크 등 색다른 도보형 체험시설은 이런 포항의 정체성을 무척 잘 보여준다.

차가운 철탑으로 하늘 높이 쏟아난 트랙은 탁 트인 포항 바닷가를 배경으로 기이한 위용을 자랑한다.

수십m 높이의 무서운 하늘길을 내려오면 이번에는 바다 위로 뻗은 투명다리가 또 한 번 다리를 후들거리게 한다.

 

차가우면서 동시에 따뜻한, 무서우면서 또 신비로운 이 시설들은 철강산업도시이면서 해양자연도시인 포항의 이미지와 꼭 닮아 있다.

 

 

◆롤러코스터를 닮은 웅장한 트랙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 안에 설치된 '스페이스워크'는 최근 전국적인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한 국내 최초·최대의 체험형 조형물이다.

총 길이 333m의 트랙이 최대 높이 57m까지 뒤엉킨 철제 계단이다. 롤러코스터의 트랙을 직접 두발로 걸어서 지나간다고 생각하면 딱 정확하다.

포스코가 약 117억원을 들여 건설해서 포항시에 기부 채납했다.

마치 우주를 걷는 기분이라는 이름처럼 가파른 경사의 철제 계단을 오르다보면 금새 지상과는 작별 인사를 나눠야 할 것 같다.

메쉬 형태의 바닥이다보니 멀찍한 땅이 고스란히 보이고, 인근 바닷바람이 불어 꼭대기에서는 몸이 휘청일 만큼 아찔하다. 철제 구조물이 흔들거리는 기분에 계단을 오르며 흘린 땀은 어느새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식어버리고 만다.

그렇다고 오해는 금물. 한국안전관리사협회 등에서 정기 진단을 받는 안전한 시설물이다.

일반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 트랙처럼 360도 경사가 진 구간도 있지만, 물론 사람이 걸어서 지나갈 수는 없다. 경사 끝 부분까지 걸어와서 다시 시작점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포항시에 따르면 스페이스워크는 지난해 11월 개장 이후 벌써 누적 관광객이 50만 명을 훌쩍 넘겼다.

안전문제로 1회 최대 150명까지 동시 체험할 수 있지만, 푸른 동해 바다를 한 눈에 보고 직접 느낄 수 있다는 장점에 하루 평균 3천명 이상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평일에는 그나마 낫지만 주말이면 어느 정도의 기다림은 감내해야 한다.

이용료는 공짜이며 평일 오전 10시~오후 8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9시까지 운영한다. 안전을 위해 키 110㎝ 이하는 이용할 수 없다.

 

 

◆투명한 바닥으로 느끼는 오감체험 동해바다

 

스페이스워크를 지나 환호공원 반대편으로 내려오면 바로 영일대해수욕장과 이어지는 여남해변이다.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이 '하얀색 해변이 마치 눈 내린 머리결 같다'고 감탄했다고 해서 '눈 설(雪)'을 붙인 '설머리'라는 애칭이 지역민들에게 더 익숙한 곳이다.

해안가를 따라 쭉뻗은 도로가 드라이브나 자전거 코스로도 그만이지만, 잠시 내려 걷는 느긋함을 더 추천한다. 스페이스워크에서 느꼈던 짜릿함이 이곳에서 다시 한 번 이어지기 때문이다.

여남해변에서 그냥 바다로 뛰어들듯 놓여진 해상다리 '스카이워크'는 총 길이 463m, 평균 높이 7m로 전국에서 가장 큰 해상보도교이다. 스페이스워크와는 약 3km 떨어져 있다.

빨간색 바탕에 동그랗게 이어진 해상다리는 여남해변을 따라 바다 가운데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땅으로 돌아오는 다소 단조로운 코스이다.

대신 스카이워크의 반전은 투명한 바닥이다. 특수유리로 제작된 바닥 아래로 동해의 푸른 물이 출렁이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물고기가 노닐거나 해초가 넘실거리는 바다 위로 걷는 기분이 뭔가 야릇하면서도 적당히 두근거린다. 겁쟁이라 놀려도 할 수 없으나 길 가운데로 놓여진 투명바닥을 따라 걷는 일도 나름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하늘을 걷는다는 이름처럼 스카이워크에 올라서면 마치 바다 위 공중에 뜬 듯 아름다운 영일만 바다가 한 눈에 담긴다. 옆으로 난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깊이 1.2m의 해수풀도 즐길 수 있다.

지난 4월 임시개장 이후 평일 1천500명, 주말 3천명의 관광객이 몰리며 최근 급속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특히, 이달부터는 야간 운영을 시작해서 밤바다의 정취를 만끽하는 기쁨도 누리게 됐다.

◆철강산업도시에서 해양문화관광도시로

이처럼 해변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며 포항시는 매력적인 해양도시로서의 시원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영일대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정상에서 바라보는 해안 경관이 아름다운 환호공원, 그리고 포항시립미술관, 송도해수욕장과 포항운하 등을 포함한 환호동~중앙동~송도동 2.41㎢ 구간이 지난 2019년 영일만관광특구로 지정됐다.

그 일환으로 환호공원에서 영일대해수욕장을 지나 여객선터미널을 가로지르는 길이 1.8㎞의 해상케이블카를 조성 중이다. 여기에 더해 국제전시컨벤션센터 건립과 500실 규모의 특급호텔 유치도 진행되고 있다. 포항의 매력적인 해양 명소를 활용해 체험·관광 자원을 늘리는 계획이다.

아울러 단순히 둘러보는 관광지를 벗어나 해양레저 중심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이다.

이를 위해 '전국 3대 서핑의 성지'로 불리며 전국에서 온 서핑객들로 넘쳐나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한리 해변에 최근 '용한서퍼비치'를 조성했다.

장비보관실, 탈의실, 샤워실 등 각종 편의시설과 포토존도 마련해 더욱 편리하게 서핑을 즐길 수 있어 서핑객들의 방문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포항시는 각종 전국대회와 국제대회 유치까지 준비해 명실상부한 최고의 서핑의 중심지로 만들 계획이다.

또한, 영일대해수욕장에서는 페달보트, 카약, 딩기요트 등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교육받으며 즐길 수 있고, 포항운하에서는 포항 비치 맨발걷기, 야간 카약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수시로 진행돼 시민들에게 친숙한 해양 레포츠를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