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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일상·취업 시장 파고 드는 ‘MBTI 열풍’

외향-내향(E·I)·직감-현실(S·N) 등 4가지 알파벳 조합 16가지 성격 유형 구분
“다른 사람 빠른 이해 매력” “사람 성향 수천가진데…과몰입 안돼” 부정 시각도

 

 

전국적인 ‘MBTI 열풍’이 세대를 거슬러 인기를 끌고 있다.

10~30대 젊은 층에서 소통·공감대를 만들며 인기를 끈 데 이어 최근에는 50~60대 사이에서도 MBTI를 아는 이들이 느는 추세다.

MBTI는 마이어스(Myers)와 브릭스(Briggs)가 정신분석학자 카를 융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만든 성격유형검사 도구다.

이 검사는 피검사자가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E·I), 직감·가능성을 중시하는지 경험·현실을 중시하는지(S·N), 상황을 받아들일 때 논리에 집중하는지 사람과 관계에 집중하는지(T·F), 계획·목적을 중시하는지 상황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는지(J·P) 등을 구분한다. 검사 결과로 나온 4가지 알파벳을 조합해 총 16가지 성격 유형 중 한 유형으로 피검사자를 구분한다.
 

 

예컨대 검사 결과 내향적이고, 경험·현실을 중시하면서 상황을 논리적으로 이해하려 하고, 상황 변화를 잘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면 ‘INTP’ 유형이 나오는 식이다.

MBTI 검사 자체는 1944년 개발됐으며, 국내에 도입된 시점은 지난 1990년 전후로 추정된다.

오늘날 MBTI 유행은 지난 2020년 안팎으로 10여분만에 할 수 있는 ‘무료 성격유형검사’ 웹 사이트가 알려지면서 급물살을 탔다. 자신의 성격을 쉽게 알리고, 다른 사람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게 매력 포인트로 작용했다. 또 이전에 혈액형, 별자리 등으로 성격 유형을 구분하는 것과 달리 ‘설문지로 분석한 결과’라는 사실이 믿음을 더했다.
 

 

최근에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 만화 캐릭터, 정치인까지 자기소개 삼아 MBTI 유형을 공개하곤 한다.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MBTI별 특징, 궁합, 직장생활 등을 분석한 콘텐츠가 매일같이 올라오고 있다.

MBTI는 일상 생활에도 파고들었다. 일상 대화부터 소개팅 등 첫만남 자리, 회식 자리 등에서도 MBTI는 ‘단골 주제’로 등장하고 있다.

광주시 동구 충장로의 한 운세뽑기 가게는 아예 ‘MBTI별 운세 뽑기’를 간판에 내걸었고, 광주신세계, 홈플러스 등 유통업체는 ‘MBTI별 나에게 맞는 선물 찾기’, ‘나를 이해하는 MBTI 치유 프로그램’ 등 콘텐츠를 잇따라 내놓기도 했다. 전남대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는 오는 19일부터 ‘MBTI를 활용한 자기이해와 진로의사결정’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취업 상담에도 활용되고 있다.

취직 시장에도 MBTI가 등장했다. 광주의 한 기업은 채용 공고에 영업직을 채용하면서 우대 조건에 “재기발랄한 ENFP, 만능 재주꾼 ISTP, 숫자에 밝고 상냥한 ESTP 환영한다”는 문구를 싣기도 했다.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MBTI 유형을 소개하라거나,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장단점을 소개하라는 채용 공고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MBTI에 부정적인 반응도 나온다. 가벼운 대화 주제로서는 괜찮으나, ‘과몰입’을 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MBTI 검사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스로를 평가하는 ‘자기 보고식’ 검사인 만큼 왜곡 가능성이 큰데다, 16가지 유형으로 성격을 못박아버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려는 시도를 막는다는 것이다.

박상윤(30·광주시 동구 용산동)씨는 “사람 성향이 수천가지인데, 고작 16가지로 낙인찍는게 말이 안된다”며 “사람을 간단히 알고자 하는 건 좋지만, 오히려 깊게 알려고 하는 생각을 막고 ‘이런 성격인가 보다’라고 몰아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채준호(24·광주시 남구 진월동)씨는 “상대방과 말 문 열기 좋고, 대화나 행동을 이끌어가기 좋다. 과학적인 근거를 떠나 활용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며 “MBTI 성향에 따라 상대 대화 성격을 맞춰갈 수 있어 편하다. MBTI가 없었을 때보다 사람 만나기가 훨씬 편해졌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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